[小小堂 칼럼] 코로나19보다 불편한 ‘따따부따’

조일근 편집위원장

요즘 살아남기 위해 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살던 대로 살지 못한다.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닌 세월이다. 잠시라면 몰라도 너무 오래간다.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간다. 코로나19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세월이다. 우리 보통 사람들은 ‘쥐 죽은 듯’ 이렇게 어려운 세월을 나고 있다. 나도 살아야겠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물론 힘들다. 그런데 보통이 아닌 사람들의 행태를 보는 것은 그보다 훨씬 힘들다.

정치인들과 검찰이 대표적이다. 이상한 종교 집단과 노조, 편향적 정치 성향의 사람들도 있다. 그들만을 위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난리’다. 거기에 ‘논객’이라는 자들이 부채질을 해댄다. 국민 대다수는 그야말로 ‘죽은 듯’ 조심하며 살아간다. 가고 싶은 곳도 가지 않는다. 보고 싶고 만나고 싶어도 참는다. 웃고 떠들며 먹고 마시고 싶어도 참는다. 잘난 채는커녕 얼굴도 내지 못한다. 그런데 그들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다 하며 살아간다. 남들 속 뒤집고 제 잘난 채 하는 짓거리만 골라 한다.

그들에게서 어떻게든 정치적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코로나19에 주눅 든 판에 그들의 행태를 참고 봐주기가 너무 힘들다. 그들은 이름이 꽤 알려진 인물들이다. 마땅히 보통 사람들의 귀감이 돼야 한다. 위안과 희망을 안겨야 한다. 그들이 잘난 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보통 사람들이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우리에게 위안과 희망을 안겨야 옳지 않은가.

논쟁이 없는 세상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다 알겠으니 그만들 좀 하라는 것이다. 당신이 아는 것만큼 국민들도 알고 있으니 속 뒤집는 ‘따따부따’는 사양한다는 말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코로나19 이후 세상을 걱정하고 있다. 여야가 어떻고, 검찰 권력이 어떻든 별 관심이 없다. 권력보다 생존이 중하기 때문이다. 오직 코로나19 없는 세상을 원할 뿐이다. 능력이 있으면 SNS를 통해 따따부따 하지 말고 코로나19나 물러나게 해보길 권한다.

국민 속 뒤집는 데는 천재적인 당신들이 보통사람들의 고충을 아는가 묻는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도 다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성인들은 일상을 포기한지 오래다. 당신들이 해야 할 것은 코로나19 물리치는 것과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구상하라. 다시는 코로나19와 같은 병마가 오지 않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시라. 무슨 말로 국민 절반의 속 뒤집을 글을 SNS에 올릴 것인가만 열을 올리지 마시라.

법무장관과 검찰총장께서도 그만 좀 하시라. 장관은 장관으로서, 총장은 총장으로서 본분만 다하시라. 당신들 아니라도 국민들 속은 상할 만큼 상했다. 대통령 되시겠다는 생각들은 접으시라. 시쳇말로 택(턱)도 없다. 어려운 시기에 국론과 국민을 반으로 갈라놓은 죄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니 김칫국 마시지 마시라. 탄핵 당한 세력이 업어줄 생각도 없는 것 같으니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 취하지 마시길.

우리 고장 중학교 교사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는 소식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 내 코앞에 코로나19가 와 있는 상황이다. 명성 있는 병원이 감염원이 되고 있다니 당황스럽다. 위험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얘기다.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식당 문을 들어섰다. 젊은 주인이 ‘마스크!’를 외치며 질겁한다. 죄인 취급을 받은 듯 무안하다. 언짢지만 방심한 나를 나무랄 수밖에 없다. 나를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주인의 배려라고 생각을 바꿨다.

얼굴 없는 삶을 살아가기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우리는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마스크에 갇혀 사는 세상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 모두 내 앞만 보고 살다가 만난 재앙이다. 지구를 더 이상 오염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다. 가장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길이기도 하다. 국민들 속 뒤집는 ‘따따부따’도 코로나19 못잖은 ‘바이러스’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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