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최근 한빛5호기 원자로 헤드 정비공사가 부실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의뢰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원전 가동 중단을 앞장서 막아왔던 원안위가 원전의 부실공사수사를 의뢰한 것은 의외다. 당연히 그 배후가 궁금하다.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수사를 의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금치 못한다. 원안위는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역민들의 항의에도 꿈쩍 않고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 해왔기 때문이다.

원안위의 4월부터 10월 까지 진행된 5호기 원자로의 부실공사에 대한 수사의뢰는 그래서 다분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울며 겨자먹기’식 처사라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 그간 원안위는 지역민들의 ‘부실’ 지적에 손사래를 치며 한수원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처럼 한수원이 부실공사를 했다고 수사를 의뢰하는 것은 그래서 그 배후 정황에 대해 의심을 사는 것이 당연하다.

원안위는 5호기 헤드 관통관 2개를 부실 용접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부실도 드러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용접에 참여했던 인력이 이같은 부실한 용접을 외부에 알리자 원안위가 부랴부랴 수사를 의뢰했다. 원안위가 원전측의 부실공사를 앞장서 밝혀낸 사례가 없다는 점에 비춰 마지못해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

원안위의 수사의뢰 과정이 어떻든 5호기 원자로 헤드 용접 부실은 자칫 핵분열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었다는 원안위의 발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만약 용접에 직접 참여한 인력이 스스로 위험을 감추고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은 영광 지역민에게 충격저으로 다가온다. 2년여에 걸친 보수공사를 마치고 최근 가동을 재개한 3호기의 공사 과정에 이같은 부실이 없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3호기 돔 건물의 콘크리트가 채워지지 않아 생긴 공극(빈 구멍)은 완벽하게 수리할 기술적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원안위를 비롯한 원전측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주장에 범군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가동 재개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동을 재개한 것이다. 3호기 가동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드러난 부실 용접 사건은 그래서 충격적이다. 3호기 재가동이 과연 올바른 결정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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