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제적 타격을 입은 국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현금성 지원 대책으로 2차례에 걸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1차는 지난 5월(2/4분기), 1인가구 40만원~4인이상가구 100만원 수준의 전 국민에 보편적으로 지급한 반면, 2차는 지난 9월 22일(3/4분기) 4차 추가경정예산을 처리하여 9월 24일부터 코로나19 피해를 본 계층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지급하였다.

지난 11월 17일 300명대, 지난 15일부터 3일간 연속 5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며 3차 팬데믹 현상이 시작됐다. 이에 수도권에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이 되면서 3차 긴급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보편적 vs 선별적’ 지원방식에 대한 논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래서 1차·2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통계청 ‘2·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로 조사해보았다. 1차는 2분기(5월)에 보편적 방식, 2차는 3분기(9월)에 선별적 방식으로 지급되었다. 첫째, 1차 보편적 지원이 2차 선별적 지원에 비해 공적이전 소득의 시장소득(근로·사업소득 등) 감소 상쇄 효과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는 전년동분기대비 근로소득 18만원, 사업소득 45만원이 감소한 반면, 공적이전 소득이 43만 6천원이 증가하면서(약 78만원), 근로·사업 소득 감소분을 상쇄시켜 전년동분기대비 전체 소득이 오히려 상승(24만원)하는 데 견인했다.

이에 처분가능소득(총소득(시장소득+이전소득)에서 비소비지출(세금·4대보험료·이자)을 빼고 남은 돈, 개인 의사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소득)이 약 26만원 증가했다. 3분기는 전년동분기대비 근로소득 3.8만원, 사업소득 1만원 정도 감소에 그쳐 3분기의 시장소득 회복은 꽤 이루어진 반면, 공적이전은 11.5만원 상승(약 50만원)에 그치면서 시장소득 감소 상쇄효과는 분명 있었지만 전체 소득이 전년동분기대비 약 8만원 증가한 반면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처분가능소득의 증가효과도 2분기와 비교할 때 절반(약 13만원)에 불과했다.

둘째, 1차 보편적 지원이 2차 선별적 지원에 비해 어려운 계층에 오히려 더욱 두텁게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분기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에서 공적이전 정도를 비교해보면, 2분기에 1분위(소득하위20%)·2분위(소득하위40%)의 공적이전 소득은 각각 약 83만원, 80만원이었는데 반해 3분기에 약 59만원, 55만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셋째,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2분기가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3분기에 비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소득배분지표로 하위20%소득 대비 상위20%소득의 배율)을 크게 낮추면서, 소득배분 개선 혹은 소득격차 완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5분위 배율은 4.23배였던데 반해, 3분기에 4.88배로 소득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번 3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전 국민 보편적 방식의 1인당 30만원 수준을 제안한다. 가구당 지급 시 가구상황에 따라 실제 못 받는 가구원이 생길 수 있기에 가구별이 아닌 개별 지급(만18세 미만 자녀는 부모 수령)이 요구된다. 선별적 지원이 효과를 보려면, 국세청의 소득파악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야 한다. 아직 그 체계가 미흡한 상황에서는 보편적 지원이 선별적 지원에 비해 더욱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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