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아닌 남의 일이 되길 바랐습니다. 대구 신천지가 터지자 광주 신천지가 걱정으로 다가왔습니다. 광주도 대구 못지않게 신천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걱정은 걱정으로 끝날 것 같았습니다. 제까짓게…하던 생각은 시간과 함께 사라져갔습니다. 드디어 영광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남의일’은 저에게도 해당되는 ‘사건’으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영광의 식당에서 밥을 먹은 친지들이 단체로 검사 받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2차 유행이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 날로 커집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다가올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입니다. 때맞춰 조류독감 까지 스멀스멀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아직이지만 영광 인근 지역에 까지 왔다는 뉴스에 불안감이 더합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을 보고 있는듯합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이 들립니다. 우리 모두가 백신과 치료제 덕분에 코로나19를 비웃으며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날이 오길 기다리게 됐습니다. 물론, 나는 안 걸릴 것이라는 확신은 벌써 사라졌습니다. 불안하지만 안 그런 척 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상상해봅니다. 확진자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구체적 대처 방안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설마 내가 감염되겠는가 하는 막연한 기대뿐입니다.

모두가 마스크로 가리고 삽니다. 얼굴 없이 살아갑니다. 한 뼘 낯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있지요. 그런데 어쩝니까? 아예 얼굴을 가리고 살라하니 말입니다. 모두 얼굴 없이 살아가는데 TV와 신문에는 사람들이 매일 등장합니다. 특히 정치나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등장합니다. 마스크를 한 채 사진이 나오면 뭐합니까?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진을 실으면 또 뭐합니까?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핀잔 받는 세상이 지극히 싫습니다. 마스크를 한 채라도 언론에 사진이 나오길 바라는 사람들이 우습습니다. 원래 마스크 쓴 사진은 부끄러운 얼굴을 감추는 수법이었습니다. 누가 누구인지도 모를 그런 사진을 싣는 신문이나 방송이 웃깁니다. 그런 사진이라도 실리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더 웃기고요. 뒷날 우리는 코로나19가 연출한 세상이 어떤 코미디보다 더 웃기는 세상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불우이웃을 돕는 손길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거리엔 불을 밝힌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했습니다. 아무리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려도 우리의 삶은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소식이 잇달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살아도 우리들의 일상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도 유행병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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