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명이 지켜도 도둑 하나 못 막는다”고 하지요. 끼니 때우기도 어려운 시절, 남의 집 담을 넘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도둑이야!”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예사였던 시절입니다. “사흘 굶고 담 안 넘는 사람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당사자는 사흘씩이나 굶었으니 살기 위해서는 남의 것이라도 훔쳐 먹는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런 도둑을 비난할 수 있을까요? ‘생계형 도둑’은 당사자 아닌, 나라에 죄를 물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 남의 건강과 생명을 도둑질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의 즐거움을 위해 ‘거리두기’를 외면하는 사람들입니다. ‘생명을 걸고’ 거리두기와 마스크에 스스로 갇혀 사는 우리 모두를 비웃는 것 같아 몹시 언짢습니다. 일시적이고 사소한 만족을 위해 거리두기를 외면하는 사람들에 의해 우리 모두가 더 큰 고통, 나아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노동·종교 등의 집회가 가져온 파장은 또 얼마나 큽니까?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K방역)은 세계 공인 ‘모범’이었습니다. 그런데 체면을 구겼습니다. 1일 확진자가 1000명을 상회할 정도로 구멍이 뚫려버렸기 때문입니다. 보수언론들은 이 책임을 정부에 돌리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총체적 책임 주체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야당과 보수언론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도록 부추기는데 앞장섰기 때문입니다.

‘비대면’은 K방역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그들-야당과 보수 언론은 광화문 시위를 선동했습니다. 정치·노동·종교 집회가 잇달았습니다. 그 결과 ‘비대면’ 원칙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을 양산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물론 의사까지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풍조를 낳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국민들에게 방역 수칙을 어기도록 부추긴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고도 K방역이 무너진 책임을 정부에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야당과 보수언론은 이제 백신과 치료제 확보에 정부가 실패했다고 나무라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 경쟁을 하고 있는데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발 성공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덥석 계약을 했다가 덤터기 쓸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돈 쓸 일이 태산인 나라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소위 선진국들에 비해 그다지 늦지도 않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그렇게 크게 걱정한다면 국론 분열을 일으키며 국력 낭비를 부르고 있는 윤석열의 검찰에 따끔한 충고를 해야 맞는 것 아닐까요? 윤석열과 검찰이 문재인 정권을 무너뜨려 주길 기대하는 기사로 도배를 하면서 국민 건강 걱정을 하는 체 하는 모습이 얄밉습니다. 그들은 국민의 생명보다 탄핵 정파가 다시 정권을 잡는 나라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 하고 있을 뿐입니다. 국민을 바지저고리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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