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격언이다. 웃고 사는 집에 많은 복이 문으로 들어온다는 우리 조상들이 많이 쓰는 말이다. 이 말을 우리말로 쉽게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다. 삶이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그 힘든 속에서도 웃음을 찾고 웃을 일이 없을지라도 억지로라도 웃고 살면 복이 들어온다는 긍정적인 우리나라 대표적 격언이다.

MBC 문화방송 개국 후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프로그램명이 17년 장수 인기프로그램으로 명성이 높았다. 아마 40대 이상 되는 사람들은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놀이거리도 지금보다 빈약하고 삶 자체가 고단했던 시절, 애환을 달래고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위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렇다면 웃으면 정말로 복이 오고, 또한 건강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웃음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정신과 의사인 윌리엄 프라이(William Fly)로부터 체계화된 이론이다. 그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하루에 300번이나 웃는데, 성인은 하루에 17회 정도 웃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것만 보더라도 삶의 활력과 건강은 웃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이탈리아 로마 린다 대학의 리 버크(Lee Burke)와 스탠리 탠(Stanley Tan)은 웃음 자체가 면역 기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입증했고 이를 계기로 웃음 치료라는 새로운 긍정적 치료방법이 본격화 되었다. 그 후 우리나라에서도 암 환자를 비롯한 만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웃음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웬만한 대형병원은 웃음 치료가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웃음이 좋다는 것을 알지만 한 결 같이 하는 말이 웃을 일이 있어야 웃을 것 아닙니까? 웃기지도 않는데 억지로 웃을 수도 없고, 설령 억지로 웃는다면 자신이 비참해 지지는 않을까요? 이런 쓴 웃음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요? 하며 반문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억지로라도 웃음을 웃을 수만 있다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19세기말에 활약했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감정이 먼저 있고 얼굴 표정을 짓게 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자극에 의해 표정이 반사적으로 나타나고 그 표정이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을 주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안면 피드백 가설’이라고 한다.

1988년 독일의 심리학자 프리츠 슈트라크, 레너드 마틴 그리고 자비네 스테퍼는 피험자들에게 한 그룹은 볼펜을 코와 윗입술 사이에 물게 하고, 나머지 그룹은 볼펜을 위아래 어금니 사이에 물게 했다. 말하자면 한 그룹은 찡그리게 하고 한 그룹은 얼굴을 펴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두 그룹 똑 같은 만화를 보여준 뒤 얼마나 흥미롭게 봤는지 평가해 보도록 했다.

이 실험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어금니에 볼펜을 물고 만화를 본 사람이 훨씬 더 재미있게 보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볼펜을 코와 입술 사이에 물게 되면 자연히 찡그리게 된다. 반면에 어금니에 물면 억지로라도 웃게 되므로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는 결론이다.

비슷한 다른 실험도 있었다. 헤드폰을 끼고 똑 같은 음악을 한 그룹은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이면서 듣게 하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듣게 했다.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이는 것은 세계 공통 언어로 긍정을 나타내며 좌우로 흔드는 몸짓은 부정을 나타낸다.

이 실험의 결과도 고개를 끄덕이며 들을 사람은 곡의 종류에 상관없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좌우로 흔들면서 들은 그룹은 부정적 평가를 더 많이 내렸다. 더 나아가 상품을 프리젠테이션(시청각 설명회) 할 때도 화면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 반응이 좋지 않게 나오고 화면이 좌우로 움직이면 고개도 좌우로 움직이므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는 것이다.

나이가 40이 넘으면 얼굴 모양도 자기 책임이라고 한다. 많이 웃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면 표정이 항상 즐거운 표정이고 웃음을 멀리 하는 사람은 표정이 항상 굳어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얼굴 근육이 굳어져 있어서 지나온 삶의 애환이 표정에 나타난다. 일생동안 얼마나 즐거운 일이 많았는지 미소가 얼굴에 굳어진 사람이 있고 근심 걱정에 시달려 찡그린 상태로 굳어진 사람도 있다.

위에서 나타난 실험에서처럼 억지로라도 웃고 살면 미소 자체가 몸에 배어들고 그 표정이 복을 불러들이고, 화가 얼굴에 나타나면 사람들도 싫어함은 물론이고 찡그리게 되므로 복은 멀리 달아날 것이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사는 것이 건강과 복이 함께 공존함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경일 회사원(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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