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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의 법칙(法則) 이야기] 자기 충족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136>
이경일 회사원(대한시멘트) | 승인 2021.02.23 19:11 |
이경일 회사원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말이 씨가 되니 나쁜 말을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하지 말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말이 반대로 좋게 쓰일 때도 있다. 어렸을 때 예쁘게만 보이는 손자 손녀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이놈 장군감” 이라거나 “커서 큰일 할 놈”이라고 자주 말하는 식이다. 좋은 긍정적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이루어진다고 강력하게 믿게 된다. 그 믿음 자체에 의한 피드백을 통해 행동을 변화시켜 직간접 적으로 그 믿음을 실제로 이루어지게 하는 예측을 말한다.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면 나쁜 일이 일어나고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으면,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고 믿어진다는 원칙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은 그의 저서 《사회 이론과 사회구조》를 통해 미래에 관한 기대가 실제 현실로 이루어지는 일들을 말하는 ‘자기 충족적 예언’에 관하여 언급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실질적인 일보다 상황에 부여된 의미에 근거를 두고 행동을 한다고 보았다.

자기 충족적 예언은 부정적 방향이나 긍정적인 것 모두에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머튼은 부정적인 방향은 결국 상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정의를 야기하여 처음의 잘못된 생각을 현실화 시킨다고 하였다. 이는 이미 잘못된 것이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는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낙인(烙印) 효과’는 주변의 부정적인 평가나 편견에 노출될 경우 실제로 그 평가나 편견에 일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여 결과적으로 기존의 부정적인 평가와 일치하는 행동등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20세기 말 구소련과 미국사이의 냉전시대에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이 존재했었다. 내가 먼저 공격하지는 않지만 상대가 치면 가만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불안함 속에 군비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예상대로 전쟁의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위기까지 몰고 갔다. 종교 분쟁이라고 보는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분쟁도 거대한 민족적, 종교적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도 높았다. 이렇게 사회 역학에도 자기충족 예언이 적용됨을 알 수 있다.

심리적으로도 불면증으로 고민하는 환자에게 정신과 의사들은 “며칠 잠을 못 잔다고 해서 인간은 쉽게 죽지는 않는다”라고 일반적으로 충고를 한다. 이 말은 의사가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할 수도 있는 말이다. 즉, 못자면 못자는 대로 자면 자는 대로 그냥 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잠을 못자면 그 다음날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지 말고 마음속에 고정관념을 깨부수라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위로한다. 이렇게라도 해서 자기 충족예언의 연결고리를 끊어 예언대로 되어가는 것을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슬람과 기독교는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한쪽에서 동포라고 생각하고 손을 내민다면 어떨까? 다른 한쪽도 그 내민 손을 잡을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전쟁은 피하게 될 것이고 서로 인정하며 공포가 사라질 것이다. 자기 충족 예언이란 언뜻 보기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보이지만 그 사슬을 푸는 해법이 당사자가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바꿔 말하자면 스스로 풀어야할 자유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자기 충족 예언은 믿음이 고착화될 경우에 특히 많이 생긴다. 이렇게 고정되어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 심리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흑인들은 백인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가진 흑인들이 학문 영역에서 뒤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고정관념의 위협은 특정 상황에서보다는 고정관념의 대상에 해당하는 개인의 성격 특성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의 수행은 부정적 고정관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고정관념의 위협을 경험하면 이미 내재되어있는 고정관념과 일치하는 행동을 보인다. 즉, 수행 능력이 소극적이기 때문에 저조해 질 수밖에 없다.

자기충족예언은 과학적으로는 근거가 없다. 그러나 다양한 실험과 연구로 입증된 심리적 효과다. 앞으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고 싶다면 눈여겨 봐야할 심리학 이론이다. 우선 긍정적 효과를 노리려면 된다는 신념을 가져야하며 확신에 찬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긴가민가가 아니라 승리가 눈앞에 있다는 자신감이 곧 승리로 이루어진다는 이론이다.

이경일 회사원(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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