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열기가 뜨겁습니다. 뜨거운 만큼 주고받는 말들도 거칠기 짝이 없습니다. 내놓는 정책들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누가 더 잘못을 많이 했는가를 경쟁하는 선거판이 돼버렸습니다. 서로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핏대를 올리고 있지요. 정책선거는 보이지 않고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 힘 텃밭인 부산은 판세가 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서울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상적 정당의 정상적 후보라면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가 단연 유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탄핵’의 오명을 뒤집어 쓴 정당입니다. 탄핵의 책임을 벗기 위해 단 이름도 바꿨지만 그 당이 그 당인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습니다. 서울 시장을 ‘자진 하차’한 사람이 다시 시장을 하겠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하긴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한 처지이니 다른 선택이 없을 수 밖에요.

오 후보는 서울 시장 시절 자기 소유 내곡동 땅을 개발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초엔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그 땅 측량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부동산 투기가 화두인 판에 자기 소유 부동산을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으니…. 그러고도 ‘오리발’을 내밀다 들켰습니다. 수도권 재개발 지역 부동산은 노다지입니다. 그는 제 땅을 노다지로 만들 ‘셀프 개발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당연히 국민적 비난을 사야 맞습니다. 더 웃기는 것은 이 사실을 밝힌 사람들을 ‘허위’라며 고발까지 했답니다. 삶은 돼지 웃다가 꾸러미 꿰질 일입니다.

오세훈 뿐 아니라 국민의 힘 소속 정치인들이나 지지자 가운데 부동산 투기나 정권의 특혜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다고 단언합니다. 그런 정당이 민주당 정치인들을 투기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현실이 웃프기(웃고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만 크게 보이는 사람들의 집단임이 분명합니다. 그런 후보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정당이 제1야당이라는 사실도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저는 이 나라의 돈 있고 벼슬한 사람 가운데 부동산 투기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살고 있는 집 외에도 상당한 부동산이 없는 사람은 찾기 힘들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성공한 분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지요.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문제가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된 판에 그런 ‘못난이’의 사례는 단 한 건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청빈한 벼슬아치가 사막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현실이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더구나 오 후보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찬반투표를 고집하다 시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았습니다. 시대를 보는 눈이 없는 그가 다시 서울특별시장이 되는 것은 과연 바람직할까요? 국민의 힘 내부에서조차 여론조사 결과와 다른 결과를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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