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군의회가 11일 제257회 임시회를 열어 ‘영광 송‧변전설비 건설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한다. 송·변전 시설은 중요 국가 시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의회가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한전 측이 사전에 군의회는 물론 영광군과도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 정도면 한전 측이 선로 관통 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이 분명하다.

한전은 수많은 공사를 진행한 노하우가 풍부한 조직이다. 특히 송전 선로와 관련해서는 수많은 반대를 겪었을 터다. 그럼에도 주민과 군 당국, 군의회 등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니 믿을 수가 없다. 아니, 어처구니가 없다. 지역민과 의회, 군 당국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무모함이 안타깝다. 거의 모든 송전 선로 공사는 군이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치는데도 일방적으로 추진한 배경이 궁금하다.

의회 주장에 따르면 송전탑과 선로가 관통할 지역으로 거론되는 백수읍 일대는 천연기념물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천장산성과 같이 역사적 유적은 물론 원불교 성지인 구수산이 자리하고 있다. 등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고귀한 자원이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사전에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의회는 이 사업의 전면 백지화, 송변전 건설 사업을 투명 공개, 지역주민의 생명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전원개발촉진법 개정,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시 전문가와 지역주민 참여 법제, 정부와 국회는 국민이 누려야 할 권리를 침해하는 각종 인허가 제도를 즉각 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정부와 한전, 국회 등 관계 기관에 송부하여 영광군의회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한다고 한다.

송전 사업은 국민 생활이나 산업에 필수적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주요 문화재가 손상될 우려가 있거나 주민 생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될 경우 등은 그 선로의 변경은 불가피하다. 말썽을 부른 송전 선로에 있는 유적과 원불교는 영광군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지역이다. 한전 측이 이같은 정황을 알고 몰래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본다. 군의회에 박수를 보낸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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