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이 확정됐다. 당헌 당규 상 민주당은 대선 6개월(180일) 전, 국민의힘은 대선 4개월(120일) 전 선출해야 한다. 민주당 내에서 경선 연기론이 올라왔던 것은 국민의힘 보다 2개월 앞서 후보를 확정짓는데, 여론의 흐름 상 경선 흥행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고 이렇다한 대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이준석 돌풍’의 여진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 대선 경선 흥행을 위한 기획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명분은 없었다. 그 정도의 이유로 경선을 연기한다면 스스로 정한 규정과 원칙을 뚜렷한 명분 없이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와 오히려 언론의 공격도 피하기 어렵고 민심도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당헌·당규에 따른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치르기로 한 것은 백번 잘한 결정이다. 단지 정치적 유불리만을 두고 대선 후보 선출시기를 놓고 내분 양상을 보인 것도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기에 빨리 논란을 종식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더불어 안 좋은 상황이지만 대선 후보 간 뜨거운 책임과 경쟁을 보여 줄 때 민심을 회복함과 동시에 분명히 새로운 활로가 열릴 것이다.

사실 이번 대선 경쟁은 중량감 있는 국무총리 출신 두 후보, 행정능력이 검증된 도지사 후보 군, 개혁 이미지를 가진 젊은 후보 등 기대할 만 점도 많다. 경선 흥행 불발을 예상하기엔 시기상조란 얘기다. 이렇게 막강한 후보를 바탕으로 한 대선 레이스 시작도 드물다. 우선 중량감 있는 두 후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국회의장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 6월 17일, 이 전 총리는 오는 7월 5일 출마선언 할 예정이다. 두 분 모두 호남 출신 다선 국회의원이자 정치1번지 종로구 국회의원, 장관 혹은 도지사 및 총리 경력 등 두루 정치·행정 경륜과 경험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수준이다.

둘째, 행정능력이 검증된 지 도지사 후보 군이다. 누구보다 1번은 이재명 경지도지사로 오는 7월 1일 출마선언을 예정하고 있다. 국회의원 경력 없이 성남시장 재선, 경지도지사 초선 등 짧은 정치이력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 차원에서 기본소득 도입, 코로나19 극복 리더십 등 행정능력이 검증된 후보이자 정책메시지에 있어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선후보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도지사 후보 군 중 뒤따르는 후보로는 이미 출마선언 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개혁 이미지를 가진 젊은 후보는 바로 출마 선언을 가장 먼저 한 재선의 만50세 박용진 의원이다. 박 후보는 유치원3법 도입을 이끌고 민주당의 강력한 쇄신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 충분히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질 만한 후보군들이 대선 경선 레이스를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행정·정치 경륜과 경험이 풍부한 두 후보, 정책·행정능력이 검증된 후보, 갓 만50세가 된 개혁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젊은 후보 등의 대선 경쟁이 자못 기대가 된다. 그 경쟁의 시작은 4년여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즉, 정부여당의 정책과 정치, 그 반성과 성과에 대한 책임 있는 메시지와 행보가 될 것이다. 다음은 정책경쟁으로 코로나 극복, 부동산 문제, 좁은 기회와 지나친 경쟁 그리고 청년일자리 위기, 지역경제 회복, 저출산·고령화 대응 등이 주요 쟁점이다. 교과서 같은 얘기지만, 과거에 대한 책임, 미래 비전과 정책, 이 2가지다. 민심을 두루 듣고, 코로나에 지치고 삶에 지친 목소리를 대변하고, 미래 희망까지 보여주어야 한다. 아직 대선의 시계는 8개월이 넘게 남았다.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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