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세칭 이건희 콜렉션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니, 그 좋은 문화재급 보물들이 어디로 가느냐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관이 있는 작품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들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영광군도 예외는 아니다. 이건희 콜렉션 가운데 안중식의 ‘영광풍경’이 있다. 영광군이 이를 품안에 넣기 위해 노력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소식이다. 1915년 제작 당시의 영광읍 풍경을 그린 작품을 영광군이 안지 못하는 현실이 슬프다.

이건희 컬렉션은 어느 것 하나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그 가치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란 표현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마찬가지로 영광군민으로서는 ‘영광풍경’의 가치란 숫자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증자 측에서 작품들이 흩어져 보관, 전시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니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영광풍경’의 존재를 알았고 어디에 있는가도 진즉에 알고 있었는데도 영광의 품에 안고자 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바다. 다른 지자체들도 해당 지자체와 관련 있는 작품들을 품에 안기 위해 노력했으나 무산됐다는 소식이다. 다행인 것은 지난 연초 국립 나주박물관의 ‘영광전’에서 ‘영광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100여 년 전의 영광을 보면서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볼 수 있었다. 그 자체로 행복하고 즐거웠다.

‘영광풍경’은 마을 뒤쪽의 웅장하게 서 있는 우산(牛山)과 그 아래 펼쳐진 넓은 들판과 성곽, 초가집들이 현실감 있게 묘사되어 있고 작은 미점으로 골격이 뚜렷한 산 주름을 나타내고 있다. 금새 저기가 어디임을 알 수 있다. 영광은 ‘영광풍경’을 안을 수 없어 아쉽기 짝이 없다. 하지만 실물 크기의 사진으로나마 ‘영광풍경’을 영광군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영광군에 주문한다.

이같이 소중한 유산을 남긴 100여 년 전의 영광사람 조희경·희양 형제분께 감사를 드린다. 차제에 문화유산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영광군과 군민들께 부탁한다. 문화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다.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산업, 그중 가장 큰 가치가 있고 영원히 빛나는 것은 문화라는 인식을 주문한다. 영광이 다시는 ‘영광풍경’을 안지 못한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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