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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남의 인재육성 칼럼] 일주일 ‘묵언수행’, 일상에서 할 수 있나요?
김종남 前 광주일보 편집국장(언론인) | 승인 2021.07.06 16:26 |
김종남 前 광주일보 편집국장

“우리가 얼마나 거짓에 막말을 했으면 입을 마스크로 틀어막고 살라하시겠습니까?” ‘웃어 보시길’이라는 유머 SNS문자다. 친구가 보내왔다. 마스크를 쓰는 일상이 2년째다. 우리나라 국민은 ‘마스크 쓰기’에도 적응이 빠르다. 길거리에 나서면 모두들 마스크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1도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한국은 코로나방역 선진국이다. 이제 2년 째 입을 마스크로 막아왔으니, 덕분에 우리사회 막말도 좀 줄었을까.

실상은 막말이 줄어드는 추세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니 막말 빈도와 강도가 높아진다’는 설(說)이 등장한다. 사회적 피로도가 쌓이면서 높아지는 스트레스를 막말로 푼다는 얘기인가! 최근 콜센터 아르바이트 1년생이 호소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전화로 고성 막말을 퍼붓던 민원인(소위 진상)이 나중에 “당신에게 한 말이 아니다. 내가 어디다 풀 곳이 없어서”라고 사과했다고 한다.

막말은 마스크로 막아지는 게 아니었다. 더군다나 요즘은 디지털 세상이다. 디지털 문자로 변한 악담·악플·가짜뉴스는 SNS를 통해 단숨에 지구를 몇 바퀴 돈다. 디지털 막말은 육성보다 더 오랫동안 살아남는다. 막말문제는 이제 사회전체가 고민해야할 공동과제다. 남을 해치는 막말은 아군과 적군으로 편을 가를 때, 상대편을 적으로 몰아세울 때 만들어진다. 악플은 얼굴도 드러내지 않고 막말을 퍼 나르기 좋아하는 추종자들이 생산한다.

그런데 세상 인간관계는 적과 아군, 좌우, 동서로 쉽게 나눌 수 있는 그렇게 간단한 2분법관계가 아니다. 인간관계는 상하좌우, 동서남북, 적과 아군, 중립 초월 등 4분 5분되는 다양성 관계다. 시간에 따른 변화는 더 심하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아군, 오늘의 적이 내일은 아군이 된다. 어제 내가 던진 막말이 오늘 나를 겨눈 칼이 되어 돌아온다. 먼 옛날 날린 ‘감사합니다’ 한마디가 잊혀진 훗날 꽃송이가 되어 날아올 수 있다.

“잊지 마! 네 ‘말’이 누군가에겐 ‘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인용문을 표지에 써 붙인 책이 있었다.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이란 옴니버스 소설이다. ‘언어폭력시대에 악플과 막말을 재미로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권하는 5편의 처방전‘이라는 소개말대로 어린 시절 막말세례에 꺾이고, 또 그걸 넘어서는 성장이야기가 실제처럼 절절하게 펼쳐진다. 2분법이 아닌 4분법 5분법 생존처방을 배운다.

사람은 고난을 통해 배운다. 마스크는 1,2차 대전보다 더 혹독한 코로나 고난에서 인류를 구원해낸 천사다. 하늘이 인류에게 2년간이나 마스크를 씌운 메시지를 생각해본다.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1년 전 부산 어느 목사님은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계시’라고 설교했다. 배웠으면 달라져야한다. 말씀대로 마스크를 쓰고 ‘내말 줄이고 남말 많이 들었나’ 반성한다. 그랬다면 막말세상도 많이 달라졌을 터인데,

마스크를 벗기 전, 마침표를 찍듯 실천하고 싶은 일이 있다. ’묵언수행’이다. 불가에서 산속 스님이 하는 묵언수행을 일주일만이라도 일상에 불러오고 싶다. 디지털 세상에서 묵언수행은 오히려 산속수행보다 더 쉽다. SNS와 필담으로 가족과 사회와 소통하고 육신의 말문은 닫는다. 일상생활 하면서 43일간이나 묵언수행을 실행한 교수도 있다. 말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커뮤니케이션 교수가 방학기간 동안 묵언을 했다. 성대종양을 치유하기 위해서였단다. <나는 오늘부터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책이 43일간 묵언을 했던 기록이다.

고난을 통해 배우지 못한 사람, 배움을 통해 달라지지 않은 사람은 큰 병에 걸린다. 죽을병에 걸린 후에는 달라질래야 달라질 시간이 없다.. 이제, 막말 없는 세상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김종남 前 광주일보 편집국장(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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