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이 ‘쓰레기 지옥’이란 부끄러운 역사를 쓰고 있다. 빗발치는 여론에 영광군이 쓰레기를 수거, 홍농읍 성산리 매립장에 버리고 있다. 그러나 매립을 막아섰던 주민들이 공식적으로 허용한 상태는 아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당분간 적극적으로 막아서지 않고 있을 뿐이다. 언제 다시 막아설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이다. 항구적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처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 지옥’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이지만 영광군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성산리 주민들이 매립을 눈감아주는 것도 분명 오래가진 않을 것이 뻔하다. 영광읍 주민들도 언제 다시 ‘쓰레기 지옥’이 재현될 것에 대한 불안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성산리 주민들이 막아서는 순간 영광읍은 다시 ‘쓰레기 지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막아서는 성산리 주민들이나 ‘쓰레기 지옥’에서 살아야 하는 영광읍 주민들 모두에게 불안한 세월이다.

영광군 관계자들은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답만 되풀이 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 주무관서로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당연히 응급 대책과 항구적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대책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리 크고 어려운 부담을 안드라도, 시간이 오래 걸려도, 실행 가능한 최선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 대책이라도 빨리 제시할 것을 촉구하는 바다.

사실 쓰레기 대란은 오래 전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성산리 주민들을 설득하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이 ‘쓰레기 지옥’을 부른 것일 뿐이다. 영광군이 쓰레기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지자체는 아니라고 믿는다. 인구나 예산 규모가 이웃 장성군이나 함평군보다 크다. 단지 실무부서의 판단 오류가 빚어낸 참사로 본다. “대책이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는 무능하고 게으른 실무부서부터 대폭 물갈이, 쓰레기 대책 특별 팀을 꾸려 당면 과제 해결에 나서주기 바란다.

영광군 의회도 이번 쓰레기 대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쓰레기 지옥’이란 오명을 뒤집어 쓴 영광군민들에게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집행부 몫으로 치부하고 뒤로 빠질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 적극적으로 나서 영광을 ‘쓰레기 지옥’에서 구하는 데 앞장서주길 바란다. 영광군에 미루지 알고 적극 나서야 한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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