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이 판결로 대한민국의 보수는 망했다. 당연히 진보 정권이 들어섰다. 보수의 몰락으로 알았다. 불과 4년 반 정도 후. 그 정당이 다시 정권을 잡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정치 경력이라곤 ‘낙선’밖에 없는 이준석을 앞세우고 윤석렬을 지렛대 삼았다. 김동길 교수의 어법을 빈다. “이게 뭡니까?”

당분간 보수가 정권을 잡는 나라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보수는 변변한 후보조차 낼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 정당의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다. 어떻게 탄핵으로 몰락한 정당이 다음 대선에서 다시 정권을 잡을 수가 있는가? ‘보수’를 내세우는 국민의 힘 구성원들 가운데 그럴듯한 후보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몰락한 보수의 반동이 거세다. 윤석열과 최재형을 앞세웠다. 그들은 진정 보수인가? 현 정권의 ‘배신자’들이 보수의 탈만 썼을 뿐이다. ‘어쩌다’ 대선 주자가 된 윤석열이 뛰니 최재형도 뛴다.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뛰는 꼴이다. ‘어쩌다 보수’ 윤석열과 원래부터 보수인 홍준표의 중간 성적은 나쁘지 않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같은 보수 부활의 조짐은 보수 언론의 ‘작품’이다. 조국을 지렛대 삼은 보수의 부활 작전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윤석열. 고시에 지각 합격했다. 검찰 내부에서 찬밥을 먹었다. 그런 그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다. 하지만 그는 문 대통령의 심장에 칼을 들이댔다. 정권의 핵심 인사인 조국 민정수석 일가를 몰락시켰다. 보수언론은 그를 ‘영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탄핵으로 몰락한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키웠다. 박근혜의 탄핵으로 정권 잡을 엄두도 내지 못하던 보수 야당의 희망이 됐다.

여론조사는 그를 당선 가능성 1위 후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웃음꺼리가 됐다. ‘도리도리’에 이어 상식조차 변변히 갖추지 못한 민낯을 드러냈다. 그런대도 보수 언론은 여당의 실정을 과장 보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덕분에 아직은 가능성 있는 후보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점차 보수언론의 의도와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에게서 서서히 고개를 돌리고 있다.

상식조차 변변히 갖추지 못한 그보다는 홍준표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던 홍분표의 부상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홍준표는 ‘모래시계 검사’로 명성을 날렸다. 검사로서도 윤석열 보다 고수였다. 비주류 이면서도 당 대표를 역임했으니 정치력은 비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결국 윤석열은 ‘페이스메이커’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은 언감생심이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더니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윤석열의 뒤를 이었다. 감사원장을 하면서 언론에 감사 결과를 제공하는 ‘짓거리’를 하더니 대통령 하겠다고 국힘에 입당했다. 윤석열 코스프레다. 결과는 아시는 대로 존재감조차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언감생심이다. 전직 감사원장으로 남았으면 존경의 대상이었을 것을!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한 성경 구절을 찬찬히 읽어보길 권한다.

탄핵 당했으면 먼저 반성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탄핵은 박근혜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를 대통령으로 ‘모신’ 세력 또한 탄핵 당한 것이다. 국민을 향한 진정어린 사과가 먼저다. 박정희에서 박근혜로 이어진 전통적 지지기반에서 금배지를 달았다고 탄핵과 무관하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박근혜는 22년형을 선고 받았다. 추종 세력도 같은 에 대한 재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탄핵은 현재진행형이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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