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그 시절, 그 노래, 그 사연에 대하여 이전에는 내가 존경하고 또 좋아하는 하춘화 가수의 ‘하동포 아가씨’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 대로 써보려 한다.

무엇보다 구름을 머리에 이고 강물따라 흘러가는 꽃잎을 바라다 본다. 간들거리는 꽃잎은 그리운 임의 모습이다. 말하자면 노래속에서 하동포구를 떠나 큰 바다로 나아가는 배는 경남 하동에서 부산으로 가는 연안여객선이다. 섬진강물 휘돌아서 남해로 흘러가는 하동포구의 일상적 서정을 얽은 노래가 바로 ‘하당포구 아가씨’다.

쌍돛대 님을 싣고 포구로 들고

섬진강 맑은 물에 물새가 운다

쌍계사 쇠북소리 은은히 울 때

노을 진 물결위에 꽃잎이 진다

팔십리 포구야 하동포구야

내님 어서 데려다 주오

흐르는 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지리산 낙락장송 노을에 탄다

(‘하동포구 아가씨’가사 일부)

특히 고향이 하동인 작사가 정두수(본명 정두채)는 노래 ‘하동포구 아가씨’를 두 번 만들었다고 한다. 1966년 송운선 작곡으로 은방울 자매가 불렀고, 1967년 박춘석 작곡으로 하춘화가 불렀는데 대박을 낸 가수는 물론 하춘화 였다.

첫 번째 곡에서 은방울 자매는 하동포구 팔십리에 달이 뜰 때 정화수를 떠 놓고 부산으로 간 낭군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두 번째 곡에서 하춘화는 쌍계사 쇠북소리 은은히 울리고 노을진 섬진강 물결위에 꽃잎이 질 때 하동포구에서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며 열창한다.

하동포구는 섬진강 물결이 바다에 맞물리는 항구다. 하동포구 팔십리는 화개면, 악양면, 하동읍등지를 거쳐 남해에 이르는 섬진강 물길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지금와서 볼 때 정확한 시점과 종점이 불명확하다. ‘하동포구 팔십리’라는 말은 1935년 발표된 남대우 시인의 ‘하동포구’라는 시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이곳 사람들은 인정하고 있다.

하동포구 팔십리에 물새가 울고

하동포구 팔십리에 달이 뜹니다

삼호정 댓돌우에 시를 쓰는 사람은

어느 고향 떠나온 풍류랑인고

하동포구 팔십리의 굽도리 배야

하동포구 팔십리에 봄을 실어라

한편 이 노랫말을 지은 정두수가 하동을 묘사한 노랫말은 무려 60여 편. 그래서 하동출신 인사에 대한 하동군민 인기투표때 그는 여러번 1위를 차지했다고도 전한다. 그는 1937년 하동군 고전면 성평리에서 출생했고 학교는 서라벌예술 대학을 나왔다. 하춘화는 1955년 전남 영암 독천에서 출생했고, 1961년 노래 ‘효녀 심청 되오리다’로 가요계에 데뷔한 국민 가수임을 명기해 두면서 두 분의 건강과 행운을 빈다.

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