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 대통령을 배출한 고장이 되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꿈을 안고 가꾸는 동안은 행복했습니다. 아쉽지만 완성되지 못한 ‘영광 출신 대통령’의 역사는 후세의 과제로 남길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이낙연이 못 이룬 꿈을 완성할 인재가 영광에서 나오길 바라면서.

호남은 백제 이후 1200여 년 동안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그 한의 역사를 고 김대중 대통령(이하 DJ)이 풀었습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은 당명을 바꿔가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했습니다. 이낙연이 뜨면서 호남 출신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영남 출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에서 호남 출신 대통령 후보가 나오지 못하는 역사가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호남이 기반인 민주당에서 호남 출신 이낙연이 영남 출신 이재명에게 패한 현실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X개도 자기 동네에서는 큰 소리 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광주·전남에서조차 이낙연이 고전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더욱 힘든 것은 탄핵 당한 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는 것입니다.

‘대장동 사태’ ‘쌍욕’ ‘여배우 스캔들’ 등 많은 악재를 안은 후보를 선출한 결과로 보입니다. 호남인들이 오랜 세월 모든 것을 바쳐 키운 민주당입니다. 변변한 주자도 없는 국민의 힘에 정권을 내줄 수는 없습니다. ‘원팀’으로 뭉쳐도 어려운 형국입니다. 명색 당 대표라는 사람이 이낙연 지지자들을 향해 “일베” 운운하는데 어떻게 ‘원팀’이 되겠습니까?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전남 고흥 사람입니다. 대동고 출신으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 에 합격,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역임했습니다. 실력·스펙·언변이 나무랄 데 없지요. 저는 일찍이 그를 대통령 깜으로 꼽았습니다. 운동권 활동, 외국어 실력, 통일과 외교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실력을 갖췄습니다. 체격도 좋고 언변도 뛰어납니다. 그런데 중립을 지키며 경선 관리를 해야 할 당의 대표로서 이재명 지사를 적극 지지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일베’는 ‘일간 베스트’라는 극우 성향 코뮤니티의 준말입니다. 민주당 권리당원이 대부분인 이낙연 지지들이 극우 성향이라면 민주당은 극우 정당이라야 맞습니다. 민주당원을 ‘일베’라고 비난하는 당신이 당 대표라니 한심합니다. 더 한심한 것은 민주당 소속 의원님들입니다. 당원들을 싸잡아 ‘일베’라 비난한 대표의 잘못을 지적하는 의원이 없다니 안타깝습니다. 민주당이 병이 들어도 단단히 들었습니다.

다가오는 대선은 물론, 민주당의 미래가 걱정입니다. 송영길 의원 같은 사람이 민주당 대표라는 사실이 서글픕니다. 당신 때문에 “차라리 국힘당 후보를 찍겠다”는 ‘평생 동지’들이 적지 않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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