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이낙연 전 총리(이하 경칭생략)가 9일 고향 영광을 방문했다.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수고한 고향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 전 총리는 경선에서 패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룰’은 공정하지 못했다. 송영길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하차한 정세균과 김두관 후보의 표를 전체 투표수에 포함하지 않고 이재명 후보에게 과반이 넘는 성적을 선물했다. 사전에 정해지지 않은 룰을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가버린 것이다.

이낙연은 마지막 투표에서 60%가 넘는 득표를 했다. 일방적 룰 적용을 하지 않고 결선 투표를 했다면 이 전 총리가 후보가 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일방적 룰 적용에도 이낙연은 당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결과를 겸허히 수용했다. 대통령 후보 자격을 사실상 도둑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원팀’을 선언했다. 민주당 정권을 이어가기 위해 결단한 것이다.

이낙연의 대통령 당선은 영광의 위대한 유산이 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대단히 유감이다. 하지만 이낙연은 영광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는 꿈을 심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이낙연이 영광의 위대한 유산인 이유다. 영광은 이제 제2, 제3의 이낙연 배출에 심혈을 기우려야 한다. 물론 단기간에 그런 인재를 배출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꾸준하게 노력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정신으로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할 꿈은 없다고 믿는다.

이낙연의 고향 영광은 이제 이낙연의 꿈을 완성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그 길을 찾는 것이 30년 안팎에 지역이 소멸될 수 있다는 우려를 씻는 길과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 그 길은 교육에 있다. 영광의 역량을 교육에 쏟는 것이다. 오늘의 작은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그리하여 교육하기 좋은 지역이라는 평판을 얻는다면 영광은 소멸이 아닌, 번창한 지역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

맹자의 어머니가 교육 여건이 좋을 찾아 이사했다는 고사가 있다. 현대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식 교육에 좋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영광을 교육하기 좋은 고장으로 만드는 것이 지역소멸을 막는 지름길이다. 지역의 역량을 교육 여건 개선에 모으길 제안한다. 아이 낳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는 정도는 모든 소멸위기 지자체들이 나서고 있다. 교육하기 좋은 영광 만들기에 5만여 군민이 한마음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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