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위드코로나는 충분한 백신접종률을 바탕으로 확진자가 좀 많이 나오더라도 위중증·사망에 갈 가능성이 낮으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 10월 25일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방역·의료 분야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6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완화한다는 것이다. 1단계(11월 1일) ‘생업시설 운영제한 완화(24시간 영업)’, 2단계(12월 13일) ‘대규모 행사허용 및 마스크 벗기’. 3단계(22년 1월 24일) 사적모임 제한 해제‘ 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첫째, 일상회복과 지역상권 회복의 마중물로 재난지원금과 지역화폐 지원이 필요하다. 이재명 후보의 전국민 방역지원금과 궤를 같이 하는데, 사실 ’보편 vs 선별‘ 논쟁보다 신속한 적시지급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둘째, 자영업자 손실보상과 특수고용 노동자 및 예술인 소득보전이다. 자영업자 손실보상 정책추진이 기재부 반대로 이미 많이 지체됐다. 지금껏 대규모 행사, 강연 및 공연 등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 관련 노동자들의 소득급감에 대한 충분한 지원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어 자영업자, 특고·예술인에 대한 코로나19 확산시기 대출증가액의 일부에 대한 부채탕감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셋째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확진자를 감당할 감염병 대응 인력 및 시설 등 보건의료체계 강화이다. 수도권 병상 가동율은 이미 70%를 넘어섰는데, 정부는 하루 7천명에서 1만 명의 확진자를 감당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1천 개 중환자 병상을 2배 이상 늘려야 한다.

지금은 논쟁이 아니라 설득과 타협, 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의 ‘재정은 정말 귀하다’라는 표현은 일견 재정은 국민의 혈세이기에 맞지만, 사실 재정은 국민들을 위해 아껴서 잘 써야하는 도구일 뿐이다. 정부재정이 적자가 나더라도 귀하게 잘 쓰고 투입할 때이다. 국가부채가 워낙 적었었기에 조금 빠르게 올라도 괜찮은데, 언론에서 지나치게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2021년 대비 2026년 기준 나라빚 증가속도가 선진국 중 1위라고 하는데, 이는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얘기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4년간 나라빚 증가속도는 실제, OECD 평균에 못 미친다.

현 정부재정은 여전히 너무나 건전하다. e-나라지표 상 올해 국가채무 규모는 965조원. 당초 정부 예산은 550조인데, 예산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75% 정도이다.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51%에 불과한데, ’21년 OECD 33개국 평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00.3%로, 여전히 최하위 수준이다. 일반 가정 및 자영업들도 내집마련과 전월세, 상가임대, 생활비 대출을 위해 소득대비 최소 3배(300%) 이상 훨씬 많은 빚을 지고 원금과 이자를 갚아가며 살아간다. 하물며 재정수입이 일정하고 안정적인 국가와 정부의 채무발행은 일정수준을 잘 유지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국채이자도 대단히 싸다. 그 수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국가채무비율 50% 초중반 수준은 충분히 감당가능 한 국가경제 역량을 갖고 있다.

명심해야할 건 ‘낮춰야 될 빚은 세계 최고 수준 가계부채고 조금 늘려도 되는 빚은 세계 최하위 수준 국가부채’다. 기업처럼 시민 개개인과 가계, 자영업자들에 직접 돈을 푸는 것도 훌륭한 투자가 된다. 소비로 이어지고 생계가 어려워진 개인 및 자영업자들이 삶의 활력을 되찾고, 가계부채를 줄이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면 승수효과 등 선순환 경제 효과가 분명히 발생한다. 감염병 대응 보건의료체계 확충에 대해서도 재정을 아끼지 않아야 된다. 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재정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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