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글에 이어 법성포역사문화탐발길의 선정비군에 있는 11기의 선정비 가운데 두 번째로 눈길이 가는 비가 ‘박원양 첨사 선정비’이다.

▲사진출처=법경헌

▲1873년, 고종 10년, 본인이 첨사로 재임할때 세운 비다. <사진출처=법경헌>

박원양 첨사는 법성포와 가까운 고창 흥덕현감으로 4년 여 동안 재임하였는데, 재임하는 동안 “고을을 잘 다스렸다,”는 전라감사 이호준의 보고에 따라 영장(營將)의 이력을 받고, 고종 8년(1871년) 6월에 제55대 법성첨사에 제수되었다.

그러나 부임 19일 후에 북부도사로 전임명명을 받았는데 도 아프다는 핑계로 그대로 눌러 있다가 이듬해 2월에 막내아들 박영효가 철종의 딸, 영혜옹주의 배필이 되어 법성첨사 직을 계속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듬해,1873년(고종 10)에 격포첨사 직까지 겸직하였다.

“박원양은 본래 가난하여 수원시장에서 신을 팔고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가문이 혁혁하게 되었다.”

「매천야록」 황현

▲「한국독립운동사연구」 제31집 한철호 독립기념관 캡쳐사진

“박영효를 일컬어 「용모가 그림같이 아름다웠고, 옛날 중국의 미남자였던 자도(子都)같이 눈이 예뻤다.」”

「매천야록」 황현

부마가 된 막내 아들 금릉위 박영효의 영향이었는지 박원양 첨사는 특별히 발탁되어 법성첨사에서 종2품으로 승진하여 중앙관인 도총부 부총관이 된다. 그러나 법성첨사 때 저지른 비행이 전라우도 암행어사 엄세영에게 적발되어 평안도 숙천 땅으로 유배된다. 그리고 유배 한 달만에 사면됐다.

①도사공 김덕교(金德敎)로부터 돈 700냥을 서울에서 억지로 빌리고서는 그대로 갚아 주지 않았고, ②호방 이재국(李再國)에게서 50냥, 관청색(官廳色) 박시섭(朴時燮)ㆍ박희섭(朴喜燮)에게서 250냥, 호송색(護送色) 나정헌(羅廷憲)에게서 150냥, 도안색(都案色) 이석진(李錫鎭)에게서 250냥, 서사색(書寫色) 이정기(李正琪)에게서 125냥, 문부색(文簿色) 남궁단(南宮鍛)에게서 125냥, 도록색(都錄色) 남궁순(南宮淳)에게서 100냥, 회계색(會計色) 이근문(李近文)에게서 30냥, 서원(書員) 김신완(金信完)ㆍ나태순(羅台淳)ㆍ김두중(金斗重)ㆍ남궁겸(南宮鎌)에게서 각각 30냥, 호적색(戶籍色) 송정화(宋禎化)에게서 30냥, 수배(隨陪) 남궁굉(南宮鍠)에게서 250냥, 호송감관(護送監官)ㆍ도장(都將) 2인에게서 400냥, 도사공 김덕교(金德敎)에게서 500냥, 행수사공에게서 50냥, 승발(承發) 홍순룡(洪順龍)에게서 30냥이고, ③기타 비행은 「법성진(法聖鎭)에 부임한 뒤로 오로지 사리를 꾀할 생각을 일삼아서 전일의 관고(官庫)를 바꾸어 민고(民庫)를 만들고 규례가 없는 것을 함부로 지급한 것이 2500여 냥이나 되고, 사공 21명에게서 한 명당 쌀 3석씩 모두 쌀 63석을 규례를 창설하여 빼앗아 들였으며, 호송감관(護送監官)ㆍ도장(都將) 2인에게서 400냥을 편취하였고, 임신년(고종 9년, 1872)에 받은 뇌물이 2,430냥과 계유년(고종 10년, 1873)에 받은 뇌물이 3,280냥을 합하여 받은 뇌물이 8,170냥이고, 산하치(山下峙)에 사양(私養)한 산판(山坂)을 매매한 돈 600냥, 세색(稅色) 4인에게서 잡기속전(雜技贖錢) 1,300냥」 등

「승정원일기」 고종 11년(1874년 12월 26일자 기사

법성이 고향이신 분들은 위에 거론된 분들 가운데는 여러분의 선대도 있을 것이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 제31집 한철호 독립기념관 캡쳐사진

박원양 첨사, 막내아들 박영효는 임오군란의 사후 수습을 위해 수신사로 임명되어 일본으로 가는 배위에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국기를 제정하여 일본에 도착한 직후부터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갑신정변 주역들 (왼쪽부터 박영효 서광범 서재필 김옥균) -전라남도 홈페이지 「전남역사이야기 」 111화 캡쳐 사진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박원양 첨사”

박원양 첨사의 막내아들인 박영효는 우의정이던 박규수의 추천으로 12세에 철종의 고명딸인 영예옹주의 남편이 됐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왕실의 가족으로서 누리는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영혜옹주가 요절해버려 박영효는 졸지에 홀아비가 됐습니다. 박영효의 팔자를 안타깝게 여긴 왕실과 고종은 그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주었다. 18세에 오위도총부도총관이 됐고, 19세 혜민서제조, 20세에 판의금부사로 임명하였다.

관직 생활 속에서 박영효는 당시 개화사상의 산실이었던 박규수의 사랑방에 드나들며 김옥균 등과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김옥균과 함께 개화당의 주역으로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가 3일 천하로 실패하자 일본으로 망명하였다.

이로써 역적 수괴의 아버지가 된 박원양 첨사는 나이 80살에 물고를 당했다는 설과 감옥에 갇혔다가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다.

훗날 법성첨사 박원양은 아들 영효의 상소로 죽은 뒤에 관직이 복구되어 정간(貞簡)이란 시호를 받았고, 막내 박영효는 우여곡절 끝에 1907년에 귀국하여 헤이그특사사건을 계기로 궁내부대신에 임명되어 이토히로부미와 이완용이 고종에게 양위압력을 가하자 이를 무마시키려고 하였다가 순종이 즉위하자 고종양위에 찬성한 대신들을 암살하려하였다는 혐의로 1년간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3.1운동이 일어난 뒤, 박영효는 일제의 소위 문화정치에 순응하여 친일의 길을 걷다가 1939년 중추원 부의장으로 재직하다가 생을 달리하였다. 1920년에 창간된 동아일보의 초대 사장이 박영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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