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16일 대한민국의 역사는 참으로 잔인합니다. ‘세월호’라는 잊지 못할 이름의 배가 침몰, 단원고 학생·교사 250여 명을 포함한 304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배를 운항하는 회사, 선원, 해경에서 대통령 까지 그분들의 죽음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참사였습니다. 결국 대통령 탄핵 까지 부른 대한민국의 부끄럽고 어두운 역사였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4월은 우리 모두에게 그 슬프고 잔인한 역사를 기억하며 반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웃을 수 없는 4월이지만 올해 16일엔 박수 칠 일이 생겼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탄신 100주년(2023년 음력 12월 3일) 기념사업 만인회(萬人會)’ 사무실 개소식 소식입니다. 김대중 기념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는 후배 정진백 군이 동참을 권유해 기꺼이 참여했습니다. 김대중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습니다. 하필이면 왜 16일로 날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슬픔의 역사에 보람된 역사를 덧씌워 불행하고 부끄러운 과거를 딛고 일어서겠다는 의미를 스스로 부여했습니다.

불행한 역사를 쓴 날이지만 그날 오후는 참으로 유쾌했습니다. 잃어버린 세월을 다시 찾은 것 같았습니다. 지난 1971년 대선 당시 대학생 참관인으로 강원도 인제군 원통면 투표소에 갔던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났습니다. 프로야구 경기장(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 ‘목포의 눈물’을 목이 터져라 부르고 ‘김대중’을 연호했던 기억도 소환됐습니다. 고문 후유증으로 말도 제대로 못하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생전의 안타까운 모습도 다시 떠올렸습니다.

‘김대중’은 민족의 역사에 길이 남을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군부독재를 사실상 청산한 주인공입니다. 굳게 닫힌 남북의 창을 열어젖힌 분입니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물론 부정적 평가를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김대중’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임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역사가 ‘김대중’을 잊지 않아야 할 이유입니다.

특히 지난 2000년 남북 정상이 평화통일 등에 합의한 6·15 남북 공동선언은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그렇게 다시 열린 남북 간의 문은 남북간 교류 확대로 이어지면서 남북통일의 기대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은 다시 남북의 창을 다시 닫아버렸습니다. 민족 화해와 통합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결과는 참으로 비상합니다. 핵 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쟁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쓴 6·15공동선언의 역사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바라는 민주인사들이 ‘선언’의 현실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김대중 기념사업회도 그 한축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공감을 얻고 있는 시대입니다. 김대중의 역사가 이 나라 민주화와 남북통일의 역사로 발전하길 빕니다. 기념사업회가 그 역사 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