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무르익은 5월입니다. 산야의 녹색이 가장 싱그럽고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어 바쁘지만 즐거운 5월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계절을 잊은 채 살아왔습니다. 코로나 19가 계절의 변화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했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사라지고 오직 코로나 19의 계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5월은 봄이 느껴집니다. 코로나 19의 기세가 꺾인 때문인가 봅니다.

싱그러운 녹색의 산야가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즐기는 사람들로 도로가 분주합니다. 우리의 삶이 정상을 회복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6·1 지방선거 열기가 뜨겁습니다.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볼썽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다시 아름다운 이웃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쟁 해주시길 부탁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바람은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의 ‘헛소리’로 치부되기 십상입니다. 왜 일까요. 말 그대로 ‘자치일꾼’을 뽑는다면 전쟁 같은 치열한 선거를 치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라면 자기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당연히 몸도 고달프고 상당한 경제적 손실도 따르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상당한 대우와 금전적 보상도 받는 ‘벼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같은 말을 하면 현실을 모르는 바보라고 비웃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의 본질은 선출된 ‘자치일꾼’들이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봉사하는 것입니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새벽부터 밤중까지 밥하고 빨래하느라 손발이 다 달토록 일하는 어머니의 역할과 다르지 않습니다. 당연히 몸 고생, 마음고생이 뒤따르겠지요. 그야말로 봉사하는 삶이지요. 그런 ‘일꾼’은 찾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은 압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본질은 알고 나서시길 바랍니다.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낙선,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받은 분도 있다고 합니다. 선거 비용을 많이 쓰고 낙선한 때문이겠지요. 이게 뭡니까? 이게 우리 지방자치의 현실이라면 참담하기 짝이 없습니다. 선거에 수 억, 수십억 원을 썼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봉사하는 ‘자치일꾼’이 되려고 그렇게 많은 돈을 쓰겠습니까? 자치일꾼으로 뽑히면 사회적 지위와 일정한 권력, 거기에 금전적 이익까지 뒤따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같은 말을 하면 현실을 모르는 바보라고 비웃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 같은 ‘바보’가 있어야 세상이 많이 엇나가진 않을 것입니다. ‘경제’가 최고의 가치가 된 세상에서 경제적 보상 없이 봉사에 나설 사람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간절히 바라면 언젠가, 누군가는 참다운 봉사에 나서는 자치일꾼도 탄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보’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으로 성장하는 날도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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