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정기호 전 군수의 친형인 정기석 영광기독병원 설립자가 1만여 통의 손 편지를 복사해 군민들에게 발송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 씨의 편지는 강종만 전 군수에게 ‘위계에 의한 뇌물수수죄’를 씌워 5년형을 살게 한 장본인임을 고백하며 사죄한다는 내용이다. 정 씨는 사죄와 함께 다시 군수 선거에 출마한 강 전 군수에게 “영광군의 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는 영광의 발전을 앞당기는 크나큰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행운을 빌었다.

정 씨는 2006년 민선 4대 군수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평화민주당 공천을 받아 낙선한 동생 정기호 전 영광군수의 친형이다. 정 씨는 편지에서 “2007년 강종만 전 군수(무소속)를 뇌물교사로 함정에 빠뜨리게 했던 저는 한없이 비겁한 장본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15년 만에 다시 영광군수에 출마한 강종만 전 군수가 영광군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는 영광의 발전을 앞당기는 크나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썼다.

정 씨의 손 편지 발송 사실이 알려지자 김준성 민주당 군수 예비후보 측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배송 중단을 요구, 배송이 일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손 편지는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정 씨의 친 동생인 정기호 전 군수가 2014년 군수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준성 예비후보에게 패해 정계를 은퇴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정 씨가 15년 만에 다시 군수에 도전하는 강종만 예비후보에 대한 사죄보다 김준성 예비후보의 낙선을 꾀하기 위해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강 예비후보가 당선될 경우 적대적 관계가 아닌, 우호적 관계를 도모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김준성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장오 종합병원 실소유주가 김준성 예비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는 점도 이 ‘사건’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독병원과 영광종합병원은 이해가 상충하는 사안이 있기 때문이다.

이 손 편지 사건은 치열한 선거 국면에서 한 쪽에는 긍정적 영향을, 다른 쪽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관리위원회, 나아가 사법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자칫 이 손 편지가 선거의 승패를 가르기에 충분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사법 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재차 강조한다. 김준성과 강종만 예비후보의 선전을 기원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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