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 목사

“러시아는 핵 버튼을 누르거나 소형 전술 핵을 터뜨림으로 해서 일거에 전황을 바꾸어버릴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와 서방 세계에도 불리하다는 식으로 세계인을 설득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러시아가 핵전쟁을 할지도 모르니까 이 전쟁을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 헨리 키신저와 노암 촘스키가 최근에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두 거두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푸틴과 젤렌스키의 진정한 속내는 전혀 다른 것에 있다는 점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EU 편입과 나토 가입을 결사반대 해왔고 지난 2월 결국 침공까지 감행했다. 

단순한 소비에트 연방의 회복과 영토 야욕이 아니라 철저히 숨겨진 이익을 위해서 감행한 것이다. 촘스키나 키신저가 간과한 이 숨겨진 이유를 알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세계적 석학 노암 촘스키는 세계가 핵전쟁이라는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웅적인 언사보다는 세계가 처한 실제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촘스키는 젊은 시절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순간의 충격을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최후의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러시아와 싸우는 것인데 이는 핵전쟁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선택지로는 외교적 해법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적 협상의 기본적인 틀은 우크라이나의 중립화, 아마도 우크라이나 연방이라는 구조 안에서 돈바스 지역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일 수 있다”며 “좋든 싫든 크림반도는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러시와의 직접적인 대결을 우려하는 여론이 일며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올해 100살의 키신저는 5월 27일 ‘다보스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러시아에 영토를 할양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외교적 해결을 생각할 때라는 고언을 던졌다. 

키신저 발언 전에도 미국에서는 종전 논의가 분출되고 있었다. 미국의 원로 국제정치학자인 그레헴 앨리슨 박사는 지난 5월20일 독일 슈피겔 인터뷰에 “푸틴이 벼락 맞고 죽지 않는 한 우리는 악마와 함께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루스벨트와 처칠이 3,000만 명을 죽인 스탈린과 마주 앉았으며,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인 마오쩌둥과 닉슨이 만났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런데 지금까지 해법을 제시한 모든 학자들이 간과하고 언급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기 보유하고 있는 세 군데의 천연가스 매장지대이다. 만일 우크라이나에서 천연가스가 생산된다면 유럽까지는 파이프라인이 깔려있어 러시아는 그대로 파산할 것이다. 푸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돈주머니가 완전히 말라갈 이 유전개발을 눈뜨고 볼 수는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번 전쟁이 터진 것이다. 

외형상은 영토전쟁이지만 내용상 경제 전쟁인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천연가스 유전지대야 말로 현재의 상황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변수가 되리라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EU로 수출되기 시작하면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은 판매시장을 잃게 되고 붕괴되고 말 것이다. 국가 수입은 줄고 푸틴도 빈털터리로 전락하게 된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소련 영토의 회복이라는 야욕보다 철저히 계산된 자신의 이익이자 돈주머니인 에너지를 위해서 돈바스와 크림반도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가 매장된 유전에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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