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반가운 뉴스는 없고 어두운 뉴스만 나옵니다. 정말 덥고 짜증나는 여름이다. “여름이 다 그렇지 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여름은 유독 짜증 유발 요인이 많다. 정치권 소식은 하나같이 유치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이 나라에 정치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정치인들은 많다. 하지만 그 수준은 가히 코미디 수준이다. 좋아서,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다. 수준이 너무나도 유치해서 웃는다. 웃다가 눈물이 날 지경이다.

대한민국에 정치가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한없이 크고 중요하다, 그런데 윤 대통령에게서 ‘대통령 다운’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대내·외적으로 대표하는 대통령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보이지 않아서다. 오직 자기 ‘멋대로’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취임 이후 무엇을 했는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해외순방 한 차례 다녀온 것 같은데 국익에 도움 되는 성과는 기억에 없다. 기억되는 것은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이다. 그리고 외빈 초청 만찬 음식을 호텔에 배달시켰다는 정도다. 역사성과 품격, 좋은 환경 등 부족함 없는 청와대를 버린 이유는 아직도 납득할 수 없다. 나라의 격을 떨어뜨리고 출퇴근하는 ‘개고생’을 샀다는 생각을 금치 못한다.

정치는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것은 ‘선 문답’이다. 대통령의 화법이 아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무거운 책임이 뒤따은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께서는 가벼운 인사나 농담 외에는 준비된 원고를 읽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말씀 뒤에는 기자들의 질문과 답변이 있었다. 윤 대통령의 말씀은 제목만 있고 내용은 없다. 그러니 그간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하기 힘들다. 물론 그 말씀이 국정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정세가 대단히 불안하다. 신 냉전 시대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경제 불안은 덤이다. 세계 각국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쟁이 어디까지 번질지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은밀히 군비확충에 나서는 나라들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던 유럽 각국이 다가오는 겨울철 에너지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니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국산 무기가 팔린다고 마냥 좋아할 때가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정세가 가장 불안한 시국이다. 당연히 여기에 대한 대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보다 더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은 없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여기에 대한 준비는커녕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대통령께서 여당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 라는 문자 메시지가 가장 큰 뉴스가 되고 있을 뿐이다.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세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나이 어린 당 대표 쫓아내기 프로그램에 매달릴,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려면 엄중한 시국에 대처할 방안을 주문해야 마땅하다. 다가오는 겨울 난방용 에너지를 챙겨야 할 때다. 푸틴의 전쟁 놀음으로 인한 경제적 파장과 대책을 주문해야 할 때다. 만약에 터질지도 모를 전쟁에도 대비해야 함은 물론이다. 대통령께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휴전상태임을 알려드린다.

어린 당 대표 징계했다고 격려하고, 대통령으로부터 문자 메시지 받았다고 자랑 치는 것은 너무 유치하다. 정치가 놀이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취임 100일도 안 된 대통령 지지율이 30% 아래로 추락해도 웃고 있는 대통령과 여당이라니…. 전 정권의 과오 파헤치기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 19와 물가고에 시달리는 민생, 거기에 세계정세 불안까지 시급한 과제가 태산이다. 엄중한 시기임을 경고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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