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하늘을 치어다 봤습니다. 높푸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독일에서 온 기술자 부인들이 하루 종일 하늘만 쳐다보며 감탄했다는 우리의 높푸른 가을 하늘입니다. 애국가 3절은 이 하늘을 노래합니다.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헌데 문득 ‘공활(空豁)하다’는 말뜻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텅 비고 매우 높다’는 뜻을 정확히 아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공활하다’는 말은 우리 실 생활이나 문서 등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직 애국가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애국가가 탄생한 것이 1936년입니다. 세월과 함께 사실상 사라진 단어가 됐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애국가를 부르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애국가의 역사적 가치는 지키는 것도 소중합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그 뜻을 명확히 알고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한글은 우리나라의 자랑입니다. 쉽고 편리하고 과학적입니다. 가장 자랑스럽고 소중한 유산입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과학적이며 쉬운 글자입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한글보다 소중한 문화유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갈고 닦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소중한 유산이 갈수록 오염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세월과 함께 한글의 소중함이 잊히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합니다.

디지털 세대들이 만들어내는 신조어들이 난무합니다. 외래어와 합성 시키고 멋대로 줄인 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뜻 모를 어휘들이 급속히 늘어만 갑니다. 국적 없는 단어들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아직 국어 교육이 중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 속의 우리말은 갈수록 오염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야”라고들 말합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한글은 ‘우리 것’ 가운데 무엇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한글이 과학적이며 쉬운 글임은 세계가 인정합니다. 국어는 학교에서도 중요 교과 과목입니다. 그런데 쓰이는 말들은 갈수록 오염돼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세대들은 우리말과 외래어를 합성한 말들을 만들고 유포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성세대들은 그 뜻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말들입니다. 언어는 시대와 함께 태어나고 죽어 가기 마련입니다. 애국가 가사 속 ‘공활’이라는 단어도 세월과 함께 사실상 그 생명을 다한 단어입니다.

애국가는 모든 국민이 쉽게 부르고 그 뜻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공활’이라는, 듣기도 알지도 못하는 가사는 고쳐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용하지도 않고, 뜻을 잘 알지도 못하는 가사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는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른 가을하늘“로 바꿀 것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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