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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얼굴로 살지 못한 3년 세월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군민신문 | 승인 2023.02.14 16:49 |

지난 3년.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세월이었습니다. 마스크를 써야 했고, 서로의 얼굴을 보지 말아야 했습니다. 세상은 온통 얼굴 없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친구는 물론 부모 자식 간에도, 부부간에도, 얼굴을 보지 말라고 강요당했습니다. 삶의 형태가 달라졌습니다. 얼굴이 달라졌습니다. 모두는 얼굴은 마스크로 ‘위장’한 채 살아야 했습니다. 당연히 세상살이가 달라졌지요. 한 마디로 ‘얼굴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물론 병을 옮지 않기 위해 마스크는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얼굴을 가리고 사는 세상이  무척 싫었습니다. 마스크는 자기 얼굴을 가리는 가면과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숨쉬기도 불편합니다. 서로 다른 얼굴이 똑 같아져버렸습니다. 1주일에 한 번 가는 교회에서도 누가 누구인지 모르게 ‘후딱’ 갔다 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느새 마스크에 익숙해지더군요. 마스크를 하지 않는 것이 불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편해졌다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제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마스크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는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는 사람들의 진면목을 가리는 도구입니다. 우리는 지난 3년간 우리의 진면목을 가리고 살았습니다.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세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세상은 결코 인간다운 세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마스크는 병원이나. 도축장 등 위생상 필요한 직업인이나 장소에서만 착용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입니다. 한자 ‘사람 인(人)’은 서로 기대고 서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마스크 쓰지 않은 모습이지요. 가까운 사람들,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사랑을 나눕니다.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도 마주치면 미소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코로나 19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친했던 사람들마저도 서로를 모르고 지나치는, 삭막한 삶을 안겼습니다.

이제 조금은 마스크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만나지 않고 살아야 하는 ‘비인간적’인 삶을 마감해도 되는 세월을 맞았습니다. 마스크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를 찾은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마스크 ‘중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코로나 19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니 이해합니다. 하지만 보고픈 얼굴을 모르고 스칠까 걱정입니다. 자동차가 많아져 가뜩이나 얼굴 볼 기회가 적은데 마스크마저 우리의 만남을 막고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이럴 때 공공기관이나 단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장소나 시간을 정해 ‘우리 서로 얼굴 보는 날’ 행사라도 하면 어떨까요. 방역 지침을 어긴다고 못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이렇게 서로 만나지 않는 삶이 익숙해지는 것은 너무 비참합니다. 얼굴 없는 세상은 사람이 사람다움을 포기해야 세상입니다. 성 안에 갇힌 왕보다 들판을 뛰노는 가난뱅이가 더 행복하답니다. 얼굴 없는 세상살이가 끝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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