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큰 사람을 선호하고 키가 작은 사람을 상대적으로 멸시하는 사회풍조를 일컫는 용어다. 미국인 남자 성인키가 182cm 이상인 사람이 14.5%로 차지한다. 미국의 격 주간 경제 잡지〈포천〉지에서 발표한 500대 기업 CEO 중에서는 그 비율이 58%나 차지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한층 더 놀라운 사실은 188cm 이상의 키를 가진 사람이 전체 3.9%를 차지하지만 CEO그룹에선 33%나 된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작가인 맬컴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의《블링크(Blink)》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는 “우리는 키 큰 사람을 보면 주눅이 든다”며 이런 말을 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동적으로 리더십 능력을 당당한 체격과 연계시켜 생각한다. 우리는 지도자는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 고정관념은 너무도 강해 그것에 들어맞는 사람을 보면 다른 고려사항들엔 눈을 감게 된다.”

실제로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평균 키보다 작은 대통령은 5명에 불과했다. 193cm의 장신 우리가 잘 아는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에서부터 163cm의 서양인 키로는 단신인 제 4대 대통령 제임스 메디슨(JAMES Madison)이 있었다. 1968년 대선까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를 떠나 키가 큰사람이 당선됐다. 

그러나 1976년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Gerald Ford)와 민주당의 지미 카터(Jimmy Carter)와의 대결에서는 173cm의 단신이 카터가 자신의 키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을 했다. 포드와 TV토론을 벌이고자 할 때 180cm의 포드와 나란히 서서 토론을 반대하고 앉아서 하자고 제안했다. 포드의 보좌관들이 반대하자 서로 한발씩 양보해 서서 하되 거리를 두고 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같은 큰 나라에서도 키에 관해서는 민감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나타난 실제 있었던 예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위대한 이름을 남긴 지도들을 보면 물론 키가 큰 사람도 있지만 키가 작은 사람도 많이 보인다. 거대한 현대 중국을 이끌었던 덩샤오핑(鄧小平)은 157cm의 왜소한 체구였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푸틴도 170cm으로 작은 키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168cm, 김영삼 전 대통령 168cm, 나폴레옹 167cm, 영국의 2차 대전 영웅 처칠은 166cm이며 흐루시 쵸프 166cm, 박정희 165cm, 레닌도 165cm, 스탈린 162cm, 무솔리니 160cm, 히로히토 160cm, 북한의 김정일도 155cm로 왜소한 체구였다. 물론 이들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크게 보이려고 애를 쓰기는 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기보다 더 큰 육영수 여사를 아내로 선택했으며 기분이 좋았을 때도 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불같이 화를 냈다는 에피소드로 많았다고 한다. 

이런 키에 대한 인간들의 편견과 차별주의를 미국의 사회학자 솔 펠트먼은 〈미국사회의 키와 키 차별주의: 신장의 사회학〉이라는 논문에서 ‘하이티즘’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논문을 보도한 타임에 의해 알려졌으며 이미 많이 쓰고 있던 성차별주의(sexism)라는 단어를 원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미국의 동물학자 리처드 코니프는 “영장류의 생활에 지배행위는 거의 호흡만큼이나 그리고 아마도 잠재의식만큼이나 기본적일 것이다.” 라고 말한다. 키와 사회적 지배가 서로 밀접해 있기 때문에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수놈이 머리와 꼬리를 곧추세우고 걷는 것이나 인간 지배자들이 머리를 더 똑바로 세우고 더 활기차게 움직이는 거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한자에도 사치할 사(奢)자가 있다. 이 글자도 파자를 해보면 사람(者)이 크게(大) 보이려고 한다는 글자다. 한자가 만들어질 시기에도 크게 보이려고 했던 것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크게 보이려고 했던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국의 경영자문가 토머스 사마라스(Thomas Samaras)는 《당신 키의 진실》 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키에 대한 역사를 말하고 있다. 200만 년 전 인류 평균키는 137cm에 불과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먹는 것에 열중하다보니 키가 더 커졌으며 이는 생존비용의 증가와 지구 환경의 황폐화를 부른다고 인간의 키가 자란 것에 부정적 의견을 내 놓았다. 그는 또한 키가 작으면 큰 사람보다 장수할 수 있으며 균형감감이 좋고 지능지수가 상대적으로 높다 면서“작은 키에 대한 작은 편견이 장기적으로 인류를 해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우리의 삶에 보면 항상 플러스(plus)와 마이너스(minus)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른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과도 마찬가지인데 키가 커서 유리할 때도 있고 분명히 작아서 플러스 요인이 될 때도 많다. 사람들이 자신이 크다고 자랑하거나 키 작은 사람을 깔보는 것은 인격적으로 수준이 낮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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