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채 전 전남도교육감

교육에서 정치로 방향을 바꿨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더불어민주당 입당하는 길이 사뭇 험난하다. ‘안철수 초청 강연’이 주홍글씨가 될 위기를 넘기고 일단 전남도지사 경선후보가 되는데는 성공했다. 경쟁자들은 이미 갖추고 있는 ‘스펙’을 만드는 데도 진이 빠졌을 것 같다.

늦깎이 예비후보가 된 장만채 전 전남도교육감의 도지사의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그는 진정 ‘친 안철수 행보’를 했는가. 2일 밤 조문차 들른 영광에서 만났다.

- 교육감에서 도지사로 방향을 바꾸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침체되어 있는 전남에 희망을 되살리고 밝은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서   다. 지난 8년간 주민 직선 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영광 등 전남의 구석구석을 다녔다. 교육 가족을 만나는 길에서 소외된 전남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내 고향 전남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길을 고민하다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전남만이 가진 착하고 진취적인 사람, 청정 바다와 섬, 땅 등 자연을 이용한다면 미래에는 전남이 대한민국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입당 반대에 고충이 많았을 것이다.

“우리 민주당을 아끼는 분들의 충정에서 비롯된 오해로 이해하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안철수 대표 초청 강연이 오해를 부른 것으로 안다. 전남 등 농어촌교육은 갈수록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학생 수 기준으로 교사나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남은 교사 수가 급감하고, 예산도 크게 줄어든다. 농어촌특별법 제정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같은 교육 현장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정치인 초청 강연을 시작했다. 안 대표 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송영길 의원 등이 전남교육청에서 강연 했다. 다른 대선 주자들도 초청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았을 뿐이다. 교육감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당시 안 대표 특강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됐을 것이다. 정치적 중립을 해치지 않았기에 법적 조치를 받지 않은 것이다. 뼛속 까지 전남인이다. 많은 지역 정치인들과 소통해온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었다. 줄곧 전통 야당을 지지해온 전남인으로서 정체성을 의심받아 대단히 고통스럽고 당혹스러웠다.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겠다.
정치적 소신 문재인‧김대중 정신과 맞아

-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초청해 강의한 것과 관련해 정체성 논란이 제기됐다.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저의 평소 정치적 소신과 철학은 문재인 정부, 거슬러 올라가 ‘민주 인권 평화’로 대변되는 김대중 정신과 맞기 때문이다. 아버님이 교사로 정년 했다. 나도 평생 교육계에서 일했다. 아버님이나 어머님, 저희 할머니로 부터 늘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삶을 살라고 가르침을 받았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삶을 살아왔다. 이런 삶의 철학이 문재인 대통령님의 국정 철학, 민주당의 정체성과 일치한다. 대통령님의 국정 철학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것으로 이해한다. 또한, 사람 중심의 사회 건설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와 ‘사람다움’을 추구하는 저의 교육철학은 맞닿아 있다. 민주당원으로 문재인 대통령님의 국정철학과 DJ 정신이 전남도민들에게 깊숙이 스며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섬‧땅‧사람이 전남의소중한 자산

- 출마를 결정하면서 현재 전남 상황을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전남 발전 구상을 소개해달라.

“사람과 자연, 미래가 함께 살아 숨 쉬는 역동하는 전남을 가꾸겠다. 영광 등 전남은 어느 지역보다 깨끗한 바다와 아름다운 섬, 비옥한 땅, 그리고 착하고 진취적인 사람들이라는 소중한 자원이 있다. 이 소중한 자원을 활용해 전남의 미래를 활짝 열어 가겠다. 지난 8년 간 누구보다 많이 전남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전남의 실상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정 자연과 바다‧섬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음에도 전남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은 그동안 우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기존의 정책을 따라하는데 그쳤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전남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창의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바다와 섬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역동적인 관광상품 개발, 먹거리 생산하고, 바이오약품 개발에 나선다면 전남이 한반도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 전남 교육을 이끌어왔다. 청소년과 청년들의 유출 문제에 대한 처방이 있는가.

“청소년 문제에 관한 한 전문가를 자부한다. 인구 유출의 가장 큰 이유는 교육과 일자리다. 지난 8년 동안 했던 교육의 성과와 전남도의 행정을 접목하면 전국 최고의 교육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유치도 좋지만 우선 강소기업을 창업하고 육성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앞으로는 강소기업이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우선 정보통신기술과 연계한 온라인 청년 개미 창업을 지원하고 빛가람혁신도시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운영하겠다.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 유관기관 및 기업과 연계한 청년 개미 창업을 지원해 전남의 실리콘 밸리를 조성 것이다. 또 중소벤처가 주도하는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다. 도내 공기업과 대기업 대상 지역 인재 할당제도 확대하겠다. 서비스와 공공 부문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청년들이 웃는 전남을 만들겠다.

- 전남 곳곳에서 청년들과 만나 청년 일자리에 대해 논의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주로 청년들의 관심사인 일자리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말한 청년이 웃는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일자리’와 관련한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 도내 대기업과 공기업들이 지역 인재 할당제를 확대하고, 전남도내 대학을 졸업한 인재 채용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도지사가 되면,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기업 연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또한, 소프트웨어 산업 유관 기관 및 기업과 연계한 청년 개미 창업 지원으로 전남의 실리콘 밸리를 조성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특히, 창업기업의 부담금 면제 범위를 확대하고 공공조달 의무구매 제도 도입과 성실 실패 시 재진입이 가능하도록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광에도 청년 창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생활”

- 인구 노령화에 대한 고민을 해봤는지.

“인구 노령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그 중에서도 우리 한국, 특히 전남이 가장 급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대 조류에 걸맞게 건강한 삶이 넘치는 스마트 복지를 실현이 절실하다. 연령별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서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사실 수 있도록 하겠다.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히 공공 요양병원을 확충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사실 수 있도록 하고, 마을별로 어르신 휴게공간을 확충해 여유 있는 생활이 되도록 하겠다. 지금 전남의 현실을 보면 노령 인구들이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계신다. 일을 하시면서 각종 안전사고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분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 것인가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 획기적인 관광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다도해의 바다와 섬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자연과 다이나믹 레저가 어우러진 명품관광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영광도 백수해안 도로나 천혜의 바다 등 관광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도해의 섬과 바다를 활용한 특화된 레저타운을 조성하겠다. 다도해의 섬과 바다를 연계한 자유비행 열기구‧해상케이블카‧짚와이어‧심해관광 등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진 ‘젊은 전남관광’을 활성화하겠다. 무엇보다, 장기체류형 고부가가치 테마관광을 육성이 필요하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명품 자연환경을 문화와 연계하여 IT,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으로 장기체류형 관광모델을 개발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상현실(VR)에 기반한 실감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자연과 문화 자산 재창조형 관광콘텐츠를 적극 발굴하겠다. 또한, 숙박과 체험, 교육 등 다기능적 연계 관광을 일으켜 선진화된 관광기반을 구축하겠다.
문재인 정부 철학 누구보다 잘 이해

- 다른 후보와 없는 다른 장점은?

“앞서도 말했듯 사람 중심의 사회를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정책으로 실현할 경험과 마인드를 가졌다는 점이다. ‘사람을 세우는 전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재육성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교육계에서 쌓아온 저의 노하우가 큰 힘이 될 것이다. 과학과 기술, 문명의 진화를 이끄는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고, 그것들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키워내는 것이야말로 전남을 미래로 이끄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 될 것이다.  교육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전남의 미래인 아이들을 풍부한 감성과 번뜩이는 창의력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로 키워내야 한다. 교육이 살아야 전남이 살고, 나라도 발전할 수 있다. 장만채가 그 일을 해낼 적임자라고 감히 자부한다.

- 끝으로 전남도지사에 나서는 각오는?

“교육자로서 살아온 한평생을 명예롭게 마무리 짓고, 그 결실을 도민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도지사에 도전한다. 험난한 여정임을 알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명령이라 믿기에 기꺼이 걸어가겠다. 200만 도민 속으로 걸어가기에 주저하지 않겠다. 흔히 인생에는 선택만 있을 뿐 정답이 없다고 한다. 그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선택이 장만채 개인이 아닌, 200만 도민 모두를 위한 정답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바치겠다.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도민 여러분이 계시는 곳 어디든 찾아가 많이 듣고 보고 느낀 뒤 개선 방안을 공약으로 만들어 하나하나 실천하겠다.”

장만채는…

▲ 1958. 3. 26. 영암출생

▲ 1976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 1980 서울대학교 화학과 졸업

▲ 1985 KAIST 화학과(이학박사, 당시 최연소)

▲ 2006 순천대학교 총장(최연소 국공립대 총장)

▲ 2010~현재 제16‧17대 전라남도교육감

□ 수상

∘ 전라남도 문화상 (‘08)

∘ 대한민국 글로벌 경영인 대상 (‘08)

∘ KAIST 올해의 동문상 (‘09)

∘ 청조근정훈장 (‘11)

∘ 이 시대 한국을 빛낸 청렴인상 (‘16)

∘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17)

□ 저서

∘ 「꿈이 있는 교육이야기」 (2015.12., 2017.3.)

∘ 「그날 어머니는 새벽밥을 지으시고」 (2010.3.1.)

∘ 「공부는 왜 하는가」 (2016.9.22.)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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