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1988년의 5공 청문회는 두 명의 ‘스타’를 탄생 시켰다. 그해 막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해찬과 노무현이다. 경칭은 생략한다. 둘의 예리하고 시원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우리는 환호했다. 둘은 정치적으로 대 성공했다. 고졸 출신 노무현은 낙선의 고배를 마셔가면서도 결국 대통령에 당선 됐다. 신화 창조다. 이해찬은 노무현 정권 총리가 됐다. 노무현은 이 총리에게 대부분의 국무회의를 주재토록 했다. 헌정 사상 가장 ‘총리다운 총리’였다. 둘 사이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출마했다 하면 당선되던 이해찬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입시개혁과 촌지 단속에 이어 교원 정년을 단축했다. 당연히 박수와 원망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65세에서 62세로 정년이 3년이나 단축된 교원들과 그 가족들의 원망이 훨씬 컸다. 인기 ‘아이돌’이 스캔들 한방으로 잊혀 지듯 이해찬의 대중적 인기도 시들해졌다. 김대중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이해찬이 아닌 노무현을 후계자로 내세운 이유로 짐작된다.

여섯 살 아래인 이해찬은 그러나 ‘친노’의 좌장 역할을 기꺼이 했다. 정치 발전에 치열하게 나섰다. 18대에 이어 19대에도 공천에 탈락했다. 그러나 19대엔 무소속으로 출마,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결국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했다. 이제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위해 당 대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마감 직전에야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나름 정치적으로 성공한 후배 정치인들과의 경쟁이 부담스러웠을 터다.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한 변화의 문턱에 와 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다시 집권해야 하는 책임이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유능하고 강한 리더십으로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 강력한 리더십과 유연한 협상력, 그리고 최고의 협치로 일 잘하는 여당, 성과 있는 국회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나라의 실태와 민주당의 과제를 정확히 짚었다. “불가피하게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말에 공감한다.

8명의 주자 가운데 민평계의 이인영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친노’ ‘친문’ ‘범문’ ‘신문’을 자처한다. 세대교체론, 혹은 혁신과 과거의 프레임으로 이해찬 밀어내기에 나설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송영길을 주목하고 있다. 4선에 인천시장 경력, 거기에 외교력과 훌륭한 말솜씨를 갖췄다. 전남 고흥 출신에 광주 대동고 졸업했다. DJ 이후 호남의 정치력은 지리멸렬 상태다. 호남의 정치력 복원을 기대해도 좋은 인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찬이 믿음직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믿음직하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보인다. 대통령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나눠지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해찬이 지적한대로 거대한 변화의 문턱에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할 강한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친노’ ‘친문’ ‘범문’ ‘신문’을 자처하며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는 주자들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다.

왕조 시대에도 “아니되옵니다. 통촉하옵소서”를 목숨 걸고 외치는 신하들이 있었다. 문 대통령에게는 그런 참모들이 보이지 않는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청와대에는 너무 ‘코드’가 맞는 인사들만 보인다. 정부에서는 불만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52시간 근무와 최저임금은 도대체 누구에게 맞춰진 정책인지 모르겠다. 영세상인에서 재벌 기업 까지, 정규직 근로자에서 아르바이트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불만이다.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통령은 더 이상 매력적일 수 없다. 현실감이 없는 청와대와 정부는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아직은 대통령 개인의 매력이 유효하다. 하지만 균형 감각 없이 한쪽 날개로만 날아야 한다고 고집부리는 청와대는 이미 매력적이지 않다. 현실감이 떨어지는데도 시키는 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부는 더욱 매력이 없다. 이 정도면 문재인 정권의 위기다. 민주당이라도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생년월일 : 1951. 1. 8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현 주소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중앙로 19

E-mail : jigpress@naver.com

□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 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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