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대보름·단오·추석·대보름·동지 등은 우리의 대표적 명절입니다. 명절은 그야말로 먹고 즐기며 기념하는 날이지요. 오랫동안 지켜오던 이들 명절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뭐랄까요. ‘개 보름 쇠듯’지나가곤 합니다. 해가 갈수록 명절이 명절답지 못하다는 느낌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아닙니다. 분명 아직은 명절을 쇱니다. 헌데 더욱 분명한 것은 갈수록 옛 모습을 잃어간다는 것입니다.

정월 대보름에 개에게 먹이를 주면 개에게 파리가 꾀고 파리해진다고 믿어 개를 굶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예로부터 개는 놀고먹는 편한 팔자라고 생각해 왔던 우리는 호강에 겨운 사람들을 가리켜 ‘개 팔자’라고 했지요. 그런데 대보름날만은 하루 종일 개를 굶겼답니다. 그래서 명절 같은 날 제대로 지내지 못하는 것을 빗대어 ‘개 보름 쇠듯’ 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명절을 ‘개 보름 쇠듯’ 보내는 데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아들 내외가 명절 연휴에 해외 나들이 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세태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친인척에게 벌초를 부탁하고 조상 묘소를 찾지 않는 것도 대수롭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뿐인가요. 자식 편하게 해준다고 부모가 자식 집으로 명절 쇠러(?) 가는 역 귀성은 새로운 풍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이 거꾸로 흐를 수는 없습니다. 명절을 ‘개 보름 쇠듯’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효(孝)의 개념마저 무너뜨리는 짓거리를 부모가 앞장서는 것에 다름 아닌 역귀성은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가난했을 때는 지킬 것은 지키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돈이 최고의 가치를 누리는 세상이 되면서 미풍양속은 사라지지 시작했습니다. 80년대 이후부터 입니다. 다음날 골프 약속이 있으니 초저녁에 제사를 지내버리는 사람들로부터 미풍양속은 금이 가기 시작하더군요. 고위 공직자나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유행(?)시킨 새로운 풍속도라고나 할까요. 펜션이나 콘도는 물론 해외에서 제사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경제적 풍요는 사람을 사람답게, 품위 있게 살 수 있는 좋은 조건입니다. 그런데 뭐가 잘 못돼도 한참 잘못 됐습니다. 경제적 풍요가 품위를 잊게 하고, 미풍약속을 해치는 나라, 사회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버이가 자식 편하라고 역귀성하는 세태에 미풍양속과 전통을 말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인가요?

바쁘게 살아가느라 친·인척 얼굴 보기도 힘든 세월입니다. 명절이 없으면 사촌의 이름은 물론 얼굴도 잊는다고 합니다. ‘용비어천가’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고 노래합니다. 가지와 잎, 꽃과 열매는 뿌리가 튼실해야 건강하고 아름답습니다. 우리 미풍양속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는 것은 나와, 사회, 나라를 살 맛 나게 할 것입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 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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