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성공했던 상황에 안주하다가 더욱 혁신하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가는 상태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를 인용하여 이카루스의 역설이라고 한다. 핵심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 그 경쟁력의 덫에 빠져 전진하지 못하고 결국 실패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카루스는 감옥에서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이어 붙여 날개를 만들어 탈출한다. 그러나 하늘을 너무 높게 나는 바람에 햇빛으로 인해서 밀랍이 녹아 추락하여 사망하고 만다.

이 우화에서 ‘이카루스 패러독스’란 말이 나왔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성공을 했다고 할지라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이카루스 날개처럼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적인 필름업체인 코닥을 들 수 있다. 1882년 미국의 사진기술자 조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 설립한 코닥은 현대식 필름과 세계 최초의 감광 필름을 만들어 필름의 대명사로 불리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필름하면 코닥이 연상될 정도로 100여년에 거처 필름시장을 주름잡았다. 그 명성과 기술력을 토대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도 만들었는데, 아날로그 필름 시장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최대한 미루다가 보급하였다.

그 사이 일본에서 디지털 카메라가 대량으로 싼 가격에 출시되면서 시장은 급속하게 디지털 카메라로 대체되기에 이른다. 10여년을 버티다가 2012년 결국은 파산신청을 하게 되는데, 한때 세계 최고의 생산과 판매를 구가하던 대기업의 너무 쉽게 사업을 접게 된다. 현재 코닥은 필름과 카메라 사업부는 싼 가격에 매각시키고 인쇄와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매달려 겨우 파산은 면하고 업종을 바꿔 코닥 이란 상호는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스위스의 시계 사례를 한번 보자. 스위스는 정확하고 정교하기로 정평이나 세계 시계시장 40%차지하며 사실상 시계시장을 주도 했었다. 그러나 1980년대 디지털이 보급되면서 대량생산으로 무장한 일본과 홍콩의 도전을 받게됐다. 시계 생산 최고의 국가가 3위로 밀려나게 된다. 이렇게 최고를 구가할 때 실패를 염두 해 두어야함을 말하는 것이 이카루스의 패러독스 인데, 이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은 캐나다의 경영 전략 학자인 데니 밀러(Danny Miller)가 1990년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밀러는 같은 이름의 《이카루스의 패러독스》(1990)라는 저서를 통해 기업이 성장단계에 따라서만 변신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성공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성공한 기업이 그 틀에 매어 혁신적으로 전진하지 못하는 1등 기업의 역설을 언급했다. 성공한 기업으로 만든 핵심 경쟁력이 오히려 앞으로 더 발전하는데 방해 요인이 되어 결국 실패하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고사성어중에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옛것을 답습하라는 말이 아니다. 옛것을 익혀 창의적으로 새롭게 대비하라는 뜻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욕심이 있기 때문 에 높이 날수 있는 요인이 있으면 높이 날려고 한다. 도전정신도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런 도전정신으로 인해 우리가 이렇게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러나 너무 겁을 내 너무 낮게 날아도 추락할 확률이 크다. 영국의 대문호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의 말처럼 지금까지 누구도 해낸 적이 없는 성취는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한 적이 없는 방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하였다. 누구나 어려운 상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잘 겪어내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며 재도전을 한다면 그 어려웠던 시기가 밑거름이 되고 근육이 된다. 바람이 강할 때 연이 높이 날 수 있는데 이것을 겸손하게 품어야 오래도록 높이 띄울 수 있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