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의 가장 큰 임무중 하나다. 우리는 상시국감이 아니다. 길어야 1개월이다. 올해는 이달 12일부터 31일 까지다. 겨우 20일 동안에 국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해야 한다. 국정감사 기간을 제외하면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가 헷갈린다. 뭔가 국회의원들이 생산하는 뉴스는 적지 않다. 뉴스는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영양가’ 없는 말만 무성한 곳이 국회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회의원의 주 업무는 법 제정과 국정감사다. 그 일을 잘 하라고 200여 가지의 특혜를 준다. 번 제정? 문제가 되는 법안은 늘 ‘계류 중’이다. 정권의 발목잡기가 일상화 됐다. 우리 국회의원들이 가장 잘 하는 일이다. 국정감사? 불과 20일 동안에? 제도적으로 부실할 수밖에 없다. 자료 요청은 엄청나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아깝다. 요청한 자료의 양에 비해 기억되는 실적은 별로 없다.

기억되는 것은 근엄하고 화난 표정으로 호통 치는 모습이다. 호통은 준비 부족을 대신하는 제스처(몸짓)다. 호통 치고 책상 치고 상대 당 국회의원과 싸우지 않으면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에 대한 무례다. 먼저는 국감에 증인에 대한 무례다. 피감자는 인권도 없는가. 죄인인가. 그렇다면 국회의원은 죄인 벌주는 직업인가. 아니다. 그런데 왜 호통치고 무색 주기만 보여주는가. 노이즈 마케팅이 목적인가?

으르렁 대는 맹수는 사냥 하지 못 한다. 국회의원이 국정 잘못을 파헤치는 것은 맹수가 사냥감을 사냥하듯 해야 한다. 정확한 목표를 피할 수 없는 지경에 몰아넣어야 성공할 수 있다. 으르렁 대지만 말고 잘못된 국정을 들춰내야 한다. 어느 해 치고 ‘맹탕’ 아닌 국감이 없다. 역대 정부의 국정 운영은 낙제점이다. 국감에서 밝혀진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국정감사 기능이 없는 언론이 훨씬 많은 것을 밝혀낸다. 기자보다 못한 국회의원이라니. 그러고도 호통만 쳐대다니. 창피하지도 않은가.

올해 국감도 예전과 다르지 않다. 야당은 공격하고 여당은 수비한다. 낯설지 않다. 국감이 그러려니 한다. 오랜 세월 보아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호통 치고 무색 주는 국감에도 익숙하다. 올해 손혜원 의원의 선동열 감독에 대한 국감이 히트다. 잘못했다는 답을 받아내지도 못했다. 그러면서 사과하든지 사퇴하라고 거듭거듭 호통만 쳤다. 아름다움을 그리는 미술과 교수의 모습은 없다. 무조건 호통치고 보는 구태를 따라 했다.

국감이 그렇게 쉬우면 아무나 하겠다. 국회의원 씩이나 하면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 하다니. 모르면 말을 말라고 했다. 야구장에서 환호 한 번 해본 적 없나보다. 정치적 성공은 국민의 표를 얻으면 된다.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선동열 감독은 ‘국보’다. 왜 국보인가는 손 의원 빼고 온 국민이 알 것이다. 국보는 국보답게 소중히, 조심스럽게, 정중하게 다뤄야 한다. 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다. 마땅히 존경을 표했어야 했다. 더욱 호통치도 몰아붙이는 짓(?)은 안 했어야 옳다. 국회의원 값만 떨어뜨렸다.

호통의 대가(?)인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도 손 의원 못지않다. 사리 분별 못하고 아는 체 하다 체면만 구겼다. 서울시 교과서가 자유시장경제는 악, 사회적경제는 선으로 묘사하고 일방적인 경제관을 주입했다며 박원순 시장에게 "교묘하다" "섬뜩하다" "악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가 앞에 들어간 용어라 ‘사회주의’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재선 국회의원이자 목사인 장성만 전 의원이 아버지다. 아버지를 욕 보였다.

국정감사 계절은 국민에게 실망의 계절이 된다.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의 저승사자처럼 보여선 안 된다. 내용은 알차게, 말은 부드럽게 하면 존경을 받을 거다. 모르면서 아는 체 호통만 치는 것도 적폐다. 청산할 때가 됐다. 법과 제도를 바꾸자. 국회의원도 바꾸자. 의원님들. 국격(國格) 떨어뜨리는 국회의원 ‘짓’은 이제 그만 그쳐주시기 바랍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 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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