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글쓰기] 사건 기사 <7>

사건 기사 작성 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인권침해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성범죄 피해자나 미성년 피의자의 인적 사항을 언론에 노출할 때는 유의해야 한다. 범죄인의 범행 수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인체에 해로운 의약품을 복용한 사건의 경우, 약품의 이름이나 복용 방법을 적시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피의 사실의 언론 공표는 신중해야 한다. 자칫하면 여론 재판의 우려가 있다. 판사의 판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사건 · 사고 기사 작성 연습

교통사고 기사 작성 시 참고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사고가 발생한 장소, ② 사고가 발생한 시각, ③ 교통 차량의 종류 구분, ④ 피해자의 주소, 성명, 직업, 나이, ⑤ 피해자 혹은 차량 파손 등 피해물체의 이름, 파손 정도, ⑥ 사고의 원인 파악(운전자의 과실, 기계적인 고장 여부 등), ⑦ 사고 발생 당시의 차량이나 주변 모습, ⑧ 목격자의 설명 등이다.

예 : 서해안고속도로 영광서 10중 추돌···11명 부상

28일 오후 1시 15분께 전남 영광군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50km 지점 영광 2터널 부근에서 10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이모(50 · 여)씨가 중상을 입는 등 11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터널 인근에서 고속버스와 승용차 2대가 최초로 추돌했으며 뒤따라오던 승용차들이 급제동을 시도하다가 각각 4중, 3중 추돌을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눈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영광=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2013. 12. 28)

교통사고는 사건 사고 기사 중에서 가장 기본에 속할 정도로 익숙하다. 따라서 특별히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 힘들다. 다만 안개나 빗길 혹은 음주운전 등 사고원인이 사회적, 환경적 의미가 있을 때 수용자들의 이목을 끈다. 서해안 고속도로는 안개가 잦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연쇄추돌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이 기사는 요약형 전문, 피해 상황, 자세한 사고 경위, 사고 원인순으로 기술하고 있다. 목격자 진술이 포함되었으면 사고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사기 사건

사기 사건 기사 작성 시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① 기사의 주어는 관계 당국이나 사기 친 피의자로 한다.

② 사기 친 장소인 ‘어디서’는 대체로 생략한다.

③ 돈을 받았을 경우 “받아 챙긴” “받아 가로챈”으로 쓴다.

④ 사기 친 방법은 좀 더 구체적으로 쓴다.

⑤ 사기당한 피해자는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⑥ 어려운 법률 용어는 피하고 쉬운 우리말로 풀어 쓰는 것이 좋다.

⑦ 군부대 이름 등은 기밀 사항이므로 주의해서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예 : 100억 원 변조수표 사기범 검거

100억 원짜리 변조수표 사기사건의 주범 나경술(51)과 최영길(61)이 경찰에 검거됐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100억 원대 사기사건의 진상이 사건 한달여 만에 밝혀졌다. 특히 공개수배 중이던 나씨가 1천억 원대 또 다른 금융사기 범행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00억 원짜리 수표를 변조해 현금으로 인출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나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씨는 지난해 10월 사건을 총괄 기획하고 지난달 12일 국민은행 수원 정자지점에서 최영길을 통해 100억 원짜리 변조수표를 최씨 법인 명의 계좌 2곳에 분산 이체한 뒤 현금화해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변조수표를 은행에 제시해 계좌로 돈을 입금받아 또다시 다른 계좌로 분산 이체하는는 등 인출과정에 개입한 혐의다.

그간 수사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주범급 관련자 김모(42 · 사채업자)씨는 100억 원짜리 변조수표를 만들기 위해 자기 돈으로 1억여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발행하고 최씨를 100억 원의 실제 주인 박모(45 · 대부업자)씨에게 소개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나씨는 서울 강남 한 오피스텔에 숨어살다 지난 12일 오후 잠복해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최씨는 13일 오전 부산의 친척 집에서 붙잡혔다. (하략)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2013. 7. 15)

이 기사는 2013년 여름 희대의 100억 원짜리 수표 변조 사기 사건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은행직원이 공범으로 가담하여 발생했지만 100억 원을 인출하여 분산 이체하기까지의 사기 수법은 놀랍기 그지없다. 범행수범, 인출과정, 공범들의 가담행위 등 구체적인 사기수법이 기사에 반영되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 있다.

흔히 사기 사건은 청와대나 고위공직자와 친분을 과시하여 돈을 가로채거나, 의사를 사칭하여 여성들을 상대로 금품을 뜯거나, 토지 밀매단 브로커 등이 서류를 변조하여 사기를 치는 경우가 전형적인 수법이다. 최근에는 전 국민이 보이스피싱 사기의 대상이 될 정도로 금융사기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 씁쓸한 현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 강도 · 도난 사건

강도 사건이나 도난 사건 기사를 작성할 때는 다음의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① 도난이 발생한 정확한 장소, ② 도난이 일어난 시각, ③ 피해자의 주소, 성명, 직업, 나이, ④ 강절도 행위자의 침입 경로 및 방법, ⑤ 도난 물품 및 금전 등 피해 상황, ⑥ 강절도 행위자의 키, 인상, 체형, 추측 연령, 옷 입은 모습, ⑦ 강절도 행위자가 가지고 있는 흉기의 종류, ⑧ 강절도 행위자가 흘리고 간 물품의 유무, ⑨ 경찰관서의 조사 결과, ⑩ 도난 전후 인근 주변의 상황, ⑪ CCTV 등 관련 영상 확보 여부, ⑫ 피해자가 추측하는 인물의 유무 등이다.

예 : 인디애나 존스 4편 제작자료 도난···용의자 1명 체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 중인 액션 모험물 ‘인디애나 존스’의 4번째 작품과 관련된 자료들이 도난당한 가운데 용의자 중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3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드림웍스 픽처스 SKG는 처음 ‘인디애나 존스’가 상영된 이후 19년만에 4번째 시리즈물로 ‘인디애나 존스 4－수정 해골 왕국(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을 제작해 왔는데 최근 유니버설 픽처스의 창고에 보관해 오던 영화 관련 컴퓨터와 사진 등을 도난당했다.

내년 5월께 개봉될 예정인 4편은 이전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맡고 샤이아 라보프와 케이트 블란쳇 등이 출연하면서 일찌감치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

드림웍스 측은 지난달 24일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 등 수사기관에 도난 사실을 통지했고 로스앤젤레스 셰리프국 수사팀은 용의자 가운데 1명을 2일 붙잡아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하략)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2007. 10. 4)

최근 강도 · 도난 사건은 지면이나 방송에서 크게 다루지 않는 분야다. 대부분의 도난 금품액이나 강도 사건의 범죄행위가 수용자의 시선을 끌 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토바이를 이용한 부녀자 날치기 사건은 가끔 지면을 장식하지만 사건의 주류는 아니다. 오히려 빈집털이나 아파트 저층을 노리는 도난 사건은 종종 일어나는 편이다.

이 기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 중인 액션 모험물 <인디애나 존스>의 시리즈 중에 네 번째 작품의 도난범이 체포되었다는 내용이다. 영상물 등 정보사회에서 새로운 유형의 자산이 도난의 대상에 올랐다는 것이 흥미롭다는 점에서 사례를 들었다.

※ 화재 사고 기사 작성 연습

화재 사고의 기사 작성 시 유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불이 난 장소, ② 불이 난 시각, ③ 화재의 원인, ④ 피해 범위(인명의 피해 범위, 재산상의 피해액), ⑤ 불이 난 범위, ⑥ 화재로 인한 건물의 연소 여부, ⑦ 불이 난 주변의 상황 등이다.

예 : 관광객이 버린 담배꽁초···하회마을 한옥 불타 없어질 뻔

관광객이 버린 담배꽁초가 하마터면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한옥을 태워버릴 뻔했다. 13일 오후 4시 52분쯤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북촌댁 아래채 디딜방앗간에서 불이나 초가지붕 30여m2를 태운 후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북촌댁 주인 류세호(63)씨는 “지푸라기 타는 냄새가 나 문을 열어보니 디딜방앗간에서 불꽃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관리사무소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하회마을관리사무소는 관할 안동소방서에 신고했고, 관리사무소 직원과 의용소방대원 10여명은 350여m 떨어진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북촌댁 문 앞에 설치된 소방전을 열고 진화 작업에 나섰다. (하략)

(대구=조선일보, 박원수 기자, 2014. 1. 14)

이 기사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한옥이 관광객의 담배꽁초로 일어난 화재로 소실될 뻔한 내용을 다루었다. 관광객의 담배꽁초라는 사소한 원인으로 문화유산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결과가 대조적인 느낌을 준다.

과거에 큰 화재 사건은 언론보도의 단골메뉴였다. 재래시장이나 호텔 같은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큰 피해를 낸 사건들이 뇌리에 생생하다.

최근에는 진화장비 등이 첨단화되어 불이 나도 빨리 진화되므로 뉴스로 크게 취급되지 않는 경향이다. 사진 및 영상기자들은 불이 난 현장 사진을 놓치면 낙종이 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시청자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촬영한 제보 영상이 TV에 종종 방영되어 눈길을 끈다.

※ 재판 관련 기사

재판 관련 기사 작성 시 유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재판에 관련된 주요 인물의 이름과 신원, ② 사건에 대한 관할권을 가진 법원의 정확한 명칭 및 법관 이름, ③ 기사를 작성할 때까지 사건 경위에 관해 독자의 기억을 새롭게 할 만한 요소, ④ 사건에 관련된 중요한 인물의 증언, ⑤ 공판에 소환된 증인 또는 그다음에 취해질 법적 조치, ⑥ 법정에서 느낀 여러 가지의 인상, ⑦ 재판 그 자체의 의의 등이다.

예 : 검찰에 제출한 일기장 14권 분실···위자료 줘야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고소인이 제출한 일기장을 분실했을 경우 국가가 고소인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강간 피해를 이유로 형사 고소를 제기한 A씨(31 · 여)는 2004년 피고소인 이모씨와 대질 조사를 받으면서 수년간 작성해 온 일기장 14권을 검찰에 임의제출했다.

검찰은 얼마 뒤 이 일기장을 증거로 압수함과 동시에 이씨에 대해서는 사건 실체를 파악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제3자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렸다.

A씨는 2년여가 지난 지난해 3월부터 압수된 일기장을 돌려받기 위해 검찰에 압수물 환부 민원 및 진정을 제기했으나 검찰은 일기장을 돌려주지 않았고, 그 해 12월 ‘일기장을 분실했다’고 통지했다.

이에 A씨는 이들 일기장의 분실에 따른 위자료 등으로 3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국가는 일기장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배상을 거부했다.

이 소송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 43단독 강우찬 판사는 4일, “국가는 A씨에게 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록 일기장의 재산적 가치가 얼마 되지 않을지 몰라도 사람에게 있어 기록된 추억이 있다는 것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값을 따질 수 없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략)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7. 10. 4)

이 기사는 검찰에 제출한 일기장이 분실되어 국가로부터 위자료 500만 원을 돌려받은 내용을 다루었다. 일기장에 대한 재산적 가치보다는 개인의 기록된 추억의 존재가치를 인정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판결은 판사의 성향에 따라 변화를 보인다는 점에서, 사건에 대한 관할권을 가진 법원의 정확한 명칭 및 법관 이름은 반드시 기사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사건 경위와 관련 ‘일기장 분실에 대한 보상’이라는 독자의 기억을 새롭게 할 만한 요소가 흥미롭다.

※ 살인 · 과실 치사 사건

기사 작성 시 유의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피살자의 신원을 명백히 파악할 것, ② 범행이 이루어진 시각, ③ 살인범에 대한 신상, ④ 범행의 원인, ⑤ 경찰의 대응 및 행동, ⑥ 범죄의 결말, ⑦ 증인의 증언, ⑧ 법정의 고발 죄상 등이다.

예 : 무서운 70代 어부 남녀대학생 4명 살인

전남 보성에서 살해된 여행객 4명은 모두 어부 오모씨(70)가 피해자들을 성추행하려다 실패에 그치자 잇달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 보성경찰서는 1일 “20대 여성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된 오씨로부터 또 다른 20대 남녀 대학생을 같은 수법으로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씨는 지난 8월31일 오후 5시쯤 육지로부터 2㎞ 떨어진 보성군 회천면 보성만에서 김모씨(20)와 추모양(19) 등 광주지역 남녀 대학생 2명을 바다로 밀어 숨지게 한 혐의다.

오씨는 이날 자신의 0.5t급 어선을 정박해놓은 회천면 우암마을 바닷가로 나들이 온 두 사람이 배에 태워달라고 하자 이들을 태우고 바다에 나간 뒤 여대생을 성추행하기 위해 뱃머리에 앉아 있던 김씨를 바다로 밀어넣었다. 이어 추양을 성폭행하려다 거세게 반항하자 바다로 밀어뜨리고 자신만 선착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오씨는 이어 지난달 25일 오전 11시30분쯤 같은 장소에 놀러온 안모(23 · 간호사 · 인천 남동구), 조모(24 · 회사원)씨 등 20대 여성 2명을 태우고 나가 물에 빠뜨려 숨지게 했다. 오씨는 배 위에서 안씨 몸을 만지는 등 추행을 하다 반항하는 두 사람과 뒤엉켜 3명이 함께 물에 빠졌다. 이후 배에 오른 오씨는 뒤따라 안씨가 배에 올라타려 하자 자신의 범행이 탄로날 것을 우려해 삿대로 때려 바다로 밀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는 부인과 2남 5녀를 뒀고, 회천면 앞바다에서 주꾸미 주낙 등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왔다. (하략)

(보성=≪경향신문≫, 배명재 기자, 2007. 10. 1)

보성의 차밭은 광고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한 관광지다. 해안을 따라 형성된 한가로운 어촌의 풍경이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차밭의 정경과 잘 어우러져 평화로운 시골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곳에서 상상하기 힘든 살인사건이 벌어져 기사로 다루었다. 이 기사는 70대 어부의 노욕이 20대 여행객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의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부인이 있고 자녀가 7명이나 되는 정상적 가정의 노인이 두 차례에 걸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누구도 믿기 힘든 세상의 세태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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