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맞게 생생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르포 · 스케치 기사는 기자가 직접 보고 느낀 감정을 기술하기 때문에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기사의 전형이다. 그만큼 기사의 대상이 되는 현장의 구체적인 생동감이 르포 기사의 성패를 가른다. 스트레이트 기사는 목격자의 증언 등 일어난 현상에 대해 객관적 사실만을 가지고 작성하지만, 르포 기사는 기자가 직접 현장에 가서 보고 느낀 것을 기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르포 기사

르포 기사는 현장감이 생명이다. 독자들이 현장을 마치 영상처럼 떠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트레이트 기사와는 달리 육하원칙이나 역피라미드형 구성 등 형식에 크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

르포란 보고(報告)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르포르타주(Reportage)를 줄인 말이다. 즉, 사건이나 문제의 현장을 직접 중계하는 형태의 기사다. 현지 기사, 탐방 기사, 실화, 다큐멘터리가 이에 속한다.

르포란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50년대로, 그 이전의 현지 보고 기사, 탐방 기사, 답사 기사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르포 기사는 단순한 사실만을 나열하는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구체적인 현실감을 장점으로 한다.

르포 기사는 현장에 대한 보고가 중요하다. 따라서 치밀한 현장 조사와 적절한 기사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르포 기사는 더 많은 기준에 따라 더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기획 르포는 경제 르포, 정치 르포, 공연 르포, 자연 르포 등 범주가 넓다.

르포는 현장의 사실을 스토리화한 기사로서 기사의 표현 하나하나에 생동감이 있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2011년 3월 11일의 동일본 대지진, 2004년 동남아시아 쓰나미 사태 때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자주 목격된 장면들이고 기사다. 주민들의 표정이나 달라진 상황과 분위기를 그림 그리듯 묘사하는 문장으로 써야 한다. 이 때문에 르포 기사는 현장을 다녀온 직후에 곧바로 작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한 문장을 60글자 내외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르포는 현장에 있는 기자의 시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기술하는 것이므로 과거형보다 현재형을 즐겨 쓴다. 기사 내용의 순서는 거의 시간의 진행과 일치한다.

르포 기사에 기자의 개인적 감정이 직접 투영되어서는 곤란하다. 재해 현장에서 기자가 때로 흥분된 어조로 멘트할 경우에 수용자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현장감을 살리면서 기자의 감정이나 의도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카메라와 영상을 이용하면 현장감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이나 비디오 녹화 장면을 보면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기억을 되살리고 현장감 있는 내용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이다. 사건의 중요한 내용은 스트레이트 기사로 먼저 처리한 후 남은 내용은 르포 기사나 스케치 기사로 작성하는 게 좋다. 원자력발전소 사고나 전쟁 상황처럼 현장에 접근하기 힘든 경우에는 TV 화면을 참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르포 기사 작성의 원칙

첫째, 기획 단계에서는 무엇에 관해 쓸 것인지를 정한다. 기획이 르포 기사의 승패를 거의 좌우한다. 정해진 사안에 어떻게 접근할지 구상한다. 쓰고자 하는 르포에 대한 개괄적인 틀을 잡고 그에 대한 자료 수집 및 기초 조사를 거쳐 르포의 테마를 정확히 설정한다. 예를 들어 경주 방폐장 건설이 주제라면 우선 핵폐기장에 관한 자료 수집 및 정리 후 찬성 또는 반대에 접근할 것인지 결정한다.

둘째는 르포 대상의 현장 답사다. 현장을 살펴본 후 르포로 가치가 있는지, 설정한 기사 방향에 맞는지 꼼꼼히 살핀다. 취재할 주요 현장을 선정한 후 증인이나 목격자 등 르포를 뒷받침해 줄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인터뷰는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목격자들과 가급적 많이 진행한다. 현장의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고 비디오카메라 등을 이용해 녹화를 해 두고 보완할 때 참조한다.

셋째는 기사 작성이다. 현장의 자료 수집 후 현장의 이미지가 사라지기 전에 글을 쓴다. 또는 가능하면 현장에서 기사문을 작성한다. 기사 작성이 끝나면 자신이 설정한 주제와 글이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정리하면 기획 단계에서 현장 답사, 인터뷰 대상자 확보 등 사전 취재를 꼼꼼히 하면 좋은 르포 기사를 쓸 수 있다. 주제와 관련된 사람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도록 한다. 현장의 자료, 인터뷰, 서술이나 묘사 등을 잘 조합하여 역동적으로 펼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르포 기사 작성 어떻게 하나

첫째, 사전 기획이 그 기사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현장에 가서 일어날 개연성이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대비를 해 두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현장을 어떤 주제로 어떤 방식으로 취재할 것인가를 사전 기획하는 것이 그 르포의 성공 여부를 가름한다.

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사전 구성이다. 정확한 기획 의도에 따라 기승전결까지 미리 잡아 두어야만 효과적인 현장 취재를 할 수 있다. 사전 기획에서 중요한 점은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주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르포는 첫 문단에서 독자들을 끌고 들어가야 한다. 르포 기자는 취재 기간 내내 첫 문단을 형상화할 가장 상징적인 현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 첫 문단은 그 르포 전체의 분위기와 주제를 엿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첫 문단은 그 르포의 주제, 장소, 취재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셋째, 첫째와 둘째 문단에서 독자들에게 “나는 이 르포를 통해 뭔가를 보여 주겠다”는, 왜 이 시기에 이런 기사를 쓰는가를, 이 르포를 읽으면 뭔가 얻을 게 있을 것이라는 강한 암시를 전해야 한다.

대개의 독자는 둘째 문단까지의 ‘서두’를 읽고 셋째 문단 이후를 읽을까 말까 결정한다. 긴장감을 조성하고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다음에 기사 내용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암시가 있으면 충분하다.

넷째, 사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모든 묘사와 서술은 인터뷰와 적절히 배합돼야 한다. 사람을 등장시키지 않고 묘사와 서술로 일관한 르포는 아무리 문장이 깔끔하다 해도 실패다. 인터뷰 · 묘사 · 서술의 배합은 확고한 목적 의식성이 있을 때 현장에서 가능하다.

실제로 묘사하는 데 참고할 만한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이미지가 선명하게 전달되도록 대상을 구체적이며 감각적인 언어로 정확하게 묘사한다. 묘사 대상의 이미지를 읽는 사람이 그릴 수 있도록 다른 것과 특별히 다른 점이나 뛰어난 점만을 파악한다. 특색이나 개성이 많을 때는 하나로 묶는다. 여러 가지를 다 집어넣으면 이미지가 산만해지기 때문이다.

특정한 것을 찾기 어려울 때는 대상 전체가 전해지는 현상, 기분, 또는 처음에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것에 표적을 맞추면 된다. 인물이라면 ‘코가 매부리코로 우뚝하다’, ‘이마가 넓다’ 등 특별히 개성적인 특징 하나를 중심으로 그린다. 그리고 하나의 인상으로 통일하고 다른 특징은 그 통일을 돕는 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세밀한 관찰로 현장의 상징적 요소들을 추출해 내야 한다. 이때 관찰의 포인트는 전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에 종속된다.

여섯째, 르포엔 원고지 5장마다 항상 새로운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은 긴 르포를 끝까지 읽어 내려 갈 수 있다.

르포 기자는 독자에게 자신의 르포를 읽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재미있어야 한다. 그 ‘재미’란 기교가 아닌 내용, 즉 ‘새 이야기’를 통해 제공돼야 한다. 접속어를 쓰지 않고도 독자의 시선을 묶어 둘 수 있는 것은 계속 제공되는 재미있는 새 이야기다. 그래서 기자는 발이 닳도록 뛰어야 한다.

일곱째, 현장에서 사람을 취재할 때는 입장이 다른 두 진영을 모두 취재해야 한다. 어느 일방의 입장만을 취재해 전달하면 때 설득력이 약하고, 더 나아가 오보가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취재원이 진실해 보일지라도 그가 한 말이 사실인지 검증해 보아야 한다.

여덟째, 르포 기자는 사진 · 도표 · 그림 등 글 이외의 것으로 좀 더 생생히 주제를 전달할 그 무엇이 있는가에 취재 중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장의 사진 · 그림은 원고지 몇 장의 글보다도 더 전달력이 강하다.

아홉째, 기자의 주장이 전면에 나타나서는 곤란하다.

기자는 제3자의 목소리를 통해 혹은 자신의 주장을 가장 잘 상징하고 있는 현상을 묘사함으로써 그것을 대신해야 한다.

열째, 자료 · 현장 묘사 · 인터뷰 · 서술 · 기자의 행동 등이 역동적으로 배합돼 입체적 구성이 돼야 한다.

똑같은 방식의 기술이 원고지 4장 이상 계속되면 독자는 지루함을 느낀다. 기술 방식의 다채로운 변화로 입체감을 주어야 한다. (오연호 리포트 참조/http://blog.ohmynews.com/)

르포 기사는 인상적인 사실을 유려한 문체로 써 내려 갈 경우 독자들에게 더욱 호감을 줄 수 있다. 특히 자연 르포 같은 글은 인상적인 비유를 통해 현장의 이미지를 보다 생생하게 구현해 내는 것이 좋다. 르포는 더 많은 기준에 따라 더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특히 기획 프로의 경우 경제적인 사안에 대한 경제 르포, 정치 르포, 공연 현장을 취재하는 공연 르포, 자연 르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주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예시-르포 기사

- 중국 “생큐, 금융위기”··· 아이슬란드는 빚더미

• 금융위기 1년 세상을 바꿨다

“금융위기에 감사한다.” 중국 광둥(廣東)성의 왕양(汪洋) 공산당 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1년’을 회고하면서 뜻밖의 말을 했다. “그동안 몰랐던 중국 경제의 문제점들이 (금융위기로) 노출됐고, 이를 교훈 삼아 제2의 개혁 · 개방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서기는 “지난 30년의 개혁 · 개방이 양(量)을 충족시켰다면 앞으로는 ‘질(質)’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8월 실업률은 9.7%. 1983년 이래 최고치다. 하지만 올여름을 고비로 희망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던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달 1350명의 직원을 복직시켰다. 올 하반기 생산도 애초 계획보다 6만 대 늘릴 계획이다. 정부가 종잣돈을 대준 덕분이라지만 어쨌든 생산현장의 냉기는 한결 가셨다.

지난달 말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 의회 앞 광장. 가로수 사이에 묶인 빨랫줄에 붉은 글씨가 붙은 아기 인형들이 거꾸로 매달려 있다. 글씨는 ‘Kids will pay’, 아이들이 (빚을)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6월 이후 매일 이곳에 모이는 시위대가 달아 놓은 것이다. 시위대는 “국민을 노예로 만들지 마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금융위기로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아이슬란드는 영국 · 네덜란드 등에 진 빚 40억 유로(약 7조2000억 원)를 앞으로 15년에 걸쳐 갚아야 한다. 시위에 참가하고 있던 안드레스 헬가손(42)은 “이런 부담이 후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는 게 더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결국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비화됐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30년대 대공황과 비견되는 이번 위기를 ‘대공황 2.0’이라고 불렀다. 실제로 금융위기는 세상 구석구석을 요동치게 했다. 한국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제가 뒷걸음쳤고, 실업자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는 외형상으론 1년 만에 일단 수습 국면에 접어드는 것 같다. 특히 세계 증시는 빠르게 회복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일 현재 전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은 40조9327억 달러로 지난해 9월 초(47조2000억 달러)의 87% 수준이다. 올 3월 9일에는 거의 반 토막이 났다가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 · 중국 ·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많이 올랐다.

금융위기 조기 진화에는 ‘G20 정상회의’로 대표되는 국제공조 체제가 큰 역할을 했다. 대공황 때는 각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관세를 높이다 보니 전 세계가 공멸의 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국이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데 호흡을 맞췄다. 정책 타이밍도 좋았다. 대공황 때는 4년이 지난 뒤에야 경기부양을 시작했지만, 이번엔 위기 직후 바로 돈을 풀었다.

각국 중앙은행은 일제히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은행을 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 중앙은행이 손놓고 있던 대공황 때와는 사뭇 달랐다. 결국 30년대와 달리 각국의 기민한 대처와 국제적인 정책공조가 대공황 2.0을 막은 셈이다.

하지만 위기 탈출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2분기부터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그 수치는 여전히 지난해 수준을 밑돌고 있다.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재정이 부실해지고, 물가가 치솟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급격한 자본 이탈로 아직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는 러시아처럼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나라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대공황 2.0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주장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 2009. 9. 7)

금융 위기 이후 중국, 미국, 아이슬란드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상황을 르포 형식으로 다룬 기사다. 중국 · 미국이 금융 위기로부터 서서히 탈출하며 경제가 회복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자의 시선으로 전달하고 있다.

르포 기사는 취재 이전의 준비가 중요한 만큼 인터넷이나 도서관 자료를 참조하여 중요한 사항을 충분히 검토하여 사전에 파악해 둬야 한다.

최근에는 스트레이트 뉴스와 관련이 적은 르포 기사도 자주 등장한다. 여행, 문화 전시, 공연 기획, 스포츠, 취미 관련 기사를 르포 형식으로 많이 다룬다. 해외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다룬 르포 기사가 수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스케치 기사

스케치 기사는 말 그대로 사건 현장의 모습을 그림이나 사진을 보듯이 묘사하는 기사를 말한다. 대통령 선거일의 투표소나 개표 당시 각 당사의 모습,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수능일 아침의 교문 앞 정경이나 수능 100일 기도를 드리는 학부모들의 장면, 이따금 열리는 북한 방문 행사 때 평양 시가지 모습 등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상기해 볼 만하다.

현장 기사는 사건을 반영하는 시점을 오늘에 중점을 두고 생생하게 묘사하는 특성이 있다.

2015년 1월 어느 일요일의 휴일 모습을 스케치 기사로 작성한다고 가정해 보자. 겨울이라면 도시 인근의 스키장 모습, 북한산 정상에 오른 등산객의 모습, 창경궁 등 공원의 한가하고 여유로운 시민들 모습과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시민들의 휴일 모습을 스케치 기사로 작성할 수 있다. 따라서 기사의 시제는 과거형보다 현재형이 자연스럽다. ‘~했습니다’처럼 과거형으로 처리하면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현장 기사에는 스케치 · 탐방 · 르포 기사류가 포함된다. 스케치 기사의 경우 짧은 순간의 모습을 기사로 담아내는 것을 말하고, 탐방은 어느 단체나 장소를 찾아가서 소개하는 기사를 말한다. 르포는 스케치보다 더 길게, 여러 장소를 찾아다니며 그곳의 생생함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케치 기사와 탐방 기사의 차이를 굳이 밝히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현장을 찾은 것은 탐방이라 할 수 있지만, 현장 분위기를 중심으로 다룬다면 스케치라고도 할 수 있다.

※ 스케치 기사 작성은 어떻게 하나

스케치 기사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뉴스 가치가 큰 기사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경우로 각국 정상회담 뒤 낙수거리들을 모아 스케치 기사 형식으로 보도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하나는 ‘땅콩회항’ 사건에서 조현아 씨의 검찰 출두 모습처럼 현장의 분위기를 살려 생생하게 보도하는 경우를 말한다. 현장 분위기, 상황, 기자의 느낌 등을 그림 그리듯이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보도하는 경우다.

육하원칙에 따라 사실만 전하는 일명 ‘스트레이트 기사’와 달리 현장 스케치 기사는 취재 현장에서 기자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림 그리듯’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기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독자의 머릿속에 현장 분위기나 모습이 동영상처럼 펼쳐질 수 있도록 써야 한다.

현장 스케치 기사를 쓰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행사 참가자의 말을 인용할 수도 있고, 현장 분위기나 소리를 묘사할 수도 있다. 인상 깊은 장면을 콕 집어 설명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장 취재가 포함되는 스케치 기사는 보도 기사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보도 기사의 경우 현장성보다 수치와 결과를 중심으로 보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서울광장 집회 보도 기사는 경찰 추산으로 몇 명이 모이고, 무슨 내용이 논의되고, 결과는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반면 현장 보도는 이러한 내용을 다루지만, 중점을 두는 것은 전체 분위기를 대표할 수 있는 특징적인 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스케치 기사의 특성은 바로 이런 현장성, 참석자들의 반응과 분위기, 움직임을 중심으로 사건을 담아내는 기사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집회에 경찰 추산 ‘몇 명이 참가했다’ 같은 내용도 담지만, 많은 군중에 놀란 참가자들의 반응 혹은 조금 모여 실망한 반응을 담아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보도성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현장에 참석한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 움직임을 생생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일반 보도 기사와 다른 차이점이 있다.

현장 기사는 사건을 반영하는 시점을 오늘에 중점을 두고 보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하면 기사를 통해 마치 독자 자신이 목격하고 있듯이, 사건 현장으로 끌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현장 기사는 발로 쓰는 기사라고도 한다. 기자가 직접 목격한 사실과 사건이 독자 자신이 현장의 직접적인 참가자로 되는 느낌을 줘야 하기에, 그 시점을 생생하게 보여 줘야 한다.

스케치 기사에서 회화는 문장의 이해도를 높이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전후의 다른 문장을 형성하는 설명, 묘사와 긴밀하게 조화시키면서 표현해야만 이미지를 뚜렷이 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회화와 설명이 교묘하게 조화된 문장을 읽으면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기대로 지루하지가 않다. 지문에서 회화로 옮기는 방법, 회화에서 지문으로 옮겨 가는 방법, 회화에서 지문으로 들어가는 방법 등 이 세 가지 요령이 기능적으로 잘 조화되면 회화의 효과가 커진다.

스케치 기사의 경우 팩트에 대한 설명이 계속되는 가운데 회화가 적당히 삽입되어 있으면 읽는 사람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또한 새로운 관심과 흥미가 자극되어 더욱더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회화에는 문장의 이해를 돕고 읽기 쉽고 부드러운 느낌을 만들어 내는 효과도 있다. 회화에는 설명의 단조로움과 평이함을 보충하는 기능이 있다.

※ 예시-스케치 기사

- “단언컨대 ○○여고가 수능 승자입니다”, “○○고 선배님들 재수 앙~돼용.”

13일 영하를 밑도는 한파주의보 속에서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전국 1216개 시험장 앞은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이날 오전 5시 서울의 수은주는 영하 2.4도, 춘천 영하 2.6도 등으로 수능이 도입된 이후 처음 수능일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수험생들은 외투로 중무장한 채 새벽부터 시험장에 속속 도착했다. 이날 하루 3년간의 노력을 평가받는 만큼 학생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학부모들 역시 초조한 표정이었다.

선배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려 시험장 앞은 후배들의 응원 열기가 가득했다. 8시10분 입실완료 시간이 임박해지자 뒤늦게 종종걸음으로 나타난 수험생들이 일부 눈에 띄었고, 이는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졸이게 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자리한 압구정고등학교 앞은 새벽 6시부터 서문여고, 은광여고 2학년 학생 40여명이 나와 장사진을 이뤘다. 두터운 재킷에 무릎엔 담요까지 두르며 오들오들 떨면서도 선배들이 들어올 때마다 목청껏 “언니 파이팅!”을 외치고 교가를 부르며 응원했다.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핫팩, 귤, 초코파이가 한데 묶인 선물 꾸러미도 눈에 띄었다. 서문여고 2학년 이수정 양은 선물들을 나눠주며 “(선배님)추운데 떨지 말고 잘 보세요”라며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중략)

콧등을 시큰하게 만드는 모습도 있었다. 5년 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뇌병변1급장애를 받았다는 한 어머니는 “딸에게 해준 게 없어 미안하다”며 하염없이 딸이 들어간 교문만 바라봤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의 경복고 앞 역시 추위를 응원 열기로 몰아내고 있었다.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응원전이 중경고, 용산고, 서울과학고, 환일고, 대신고 등 학교별로 경쟁하듯 벌어졌다. 마치 선배들에게 기를 불어넣어주려는 듯 “기가 기가 기가 팍팍!”처럼 유행하는 광고를 패러디해 응원하는 모습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선배님 재수 없어”와 같은 고전적 문구부터 “네가 없는 대학은 공허해”라는 유행가를 패러디한 응원 문구 등도 등장했다.

중경고 2학년 조기훈 군은 “선배들 응원하러 새벽 4시40분부터 나왔다”며 볼이 빨갛게 상기된 표정을 드러냈다. 경복고에서 수능 시험을 보는 3학년 이건희 군은 “(후배들이)핫팩도 나눠주고 응원해줘서 고맙다. 그래도 떨리는 건 어쩔수 없다”며 고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용산고 3학년 영어 교사인 김남윤 씨는 제자들이 고사장에 도착할 때마다 “시험 잘 봐라”, “막히는 어려운 문제 만나도 당황하지 마라”며 어깨를 다독이고 제자들을 포옹해줬다.

아들이 도시락을 놓고 들어가서 발동동 구르는 어머니의 모습도 간혹 보였다. 한 어머니는 교문 앞에서 아들을 불러세운 뒤 도시락을 건네준다며 거듭 아들을 포옹했다.

용산고 3학년 백종하 군의 어머니 이용순(52 · 여) 씨는 “종하야 하던대로 잘 보고, 천천히 해”라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아들이 시험장에 들어서자 이 씨는 “제가 더 떨려요. 밤낮없이 공부했는데 후회없이 봤으면 좋겠다”며 “이제 내가 할 일은 기도밖에 없다”며 마른 입술을 삼켰다.

이 밖에도 서울 시내 시험장 곳곳에선 마음을 졸이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화여자외고 기숙사 앞에는 다른 학교에서 시험을 치게 된 자녀가 행여 늦잠을 잘까봐 새벽부터 자식을 챙기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헤럴드경제≫, 2014. 11. 13)

수능시험일 당일 아침 현장 취재를 하다 보면 뉴스를 스트레이트 기사로 작성하는 것보다 현장의 상황을 묘사하듯이 전하는 것이 독자들에게 더 큰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스케치 기사가 제격이라 할 수 있다.

스케치 기사는 사건 현장의 이모저모를 실감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사는 내용별로 약물(○이나 ···)을 달며 서너 개 꼭지로 이루어진다.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사진(서너 장쯤)도 함께 보도하면 현장감을 살리는 데 안성맞춤이다.

스케치 기사는 어미를 적절히 생략해도 무방하다. ‘경고’, ‘강조하기도’, ‘밝혔다’, ‘전언’, ‘했다는 후문’, ‘한숨’, ‘내쉬기도’ 등 어미를 줄인 말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케치 기사는 혼자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와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데스크의 지시를 받아 공동으로 작업하며, 맨 앞의 전문은 데스크가 처리하는 수가 많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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