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관심을 끌 만한 뉴스거리가 없을까. 좋은 기획 기사를 쓰려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즉시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왜 그런가’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의 현장이 중요하다. 보도 자료 등을 거꾸로 뒤집어 생각하면 좋은 기획 기사가 탄생한다. 다른 경쟁 신문을 참고하고 주간지 · 월간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관련 있는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의외의 좋은 기사를 발굴할 수 있다.

▶기획 기사란 무엇인가

미국의 언론학자 허버드(J. W. H. Hubbard)는 그의 저서 ≪잡지편집(Magazine Editing)≫에서 “기획 기사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주고(service)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사실(human interest)과 중요한 정보(information)를 전달하며 뉴스의 중심인물을 흥미 있게 소개하는 것(personal profile)”이라고 설명한다.

기획 기사와 일반 기사가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이다. ‘왜’ 혹은 ‘어떻게’라는 의문을 가지고 사건이나 현상에 접근하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흐름을 추적해 사회의 현상을 파악하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는 과정을 다룬 기사다.

먼저 주제를 정하고 근거 자료를 수집하여 사실을 보도하면서 자기의 주장을 덧붙인다. 주장에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데이터, 통계자료, 전문가 의견, 인터뷰 내용 등이 기사의 설득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기획 기사는 단발성 기사와 달리 심층 취재가 필요하다. 흔히 일간신문은 정치 · 경제 · 사회 분야에서 발생하는 큰 사안 중 전체 사회에 영향을 주거나 계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기획 기사를 게재한다. 한 번에 모든 내용을 게재하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 차례로 나누어 싣는다.

기획 기사는 뉴스 이외의 풍부한 읽을거리가 될 수 있는 해설, 설명, 소개, 뒷얘기 등을 전한다. 각 신문의 읽을거리 경쟁으로 그 범위와 형식이 무척 다양해져 매체별로 다양한 기획 기사를 접할 수 있다.

기획 기사는 어떤 특정 사건과 굳이 연관될 필요가 없으며, 형식이 자유롭고 문체는 내용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면 된다. 주제는 가벼운 것에서부터 무게감이 있는 것, 혹은 예측 탐사 기획 기사, 동향 등 무엇이든 독자의 흥미를 끌 만한 것이면 가능하다. 단순 기사보다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용자들의 흡인력도 크다.

요 몇 년 새 빈발하는 조류독감(AI)은 왜 발생하며, 어떻게 대한민국을 전염시키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좋은 기획 기삿거리다. 조류독감은 한 번 발생하면 수백만 마리의 오리와 닭이 살처분되는 등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기사 작성의 성패는 ‘무엇’을 쓰는가에 따라 거의 갈린다고 볼 수 있다. 노래 경연대회에서도 대상을 다툴 만한 곡은 나름 난이도가 높은 수준 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노래를 불러야 최고의 영예를 안을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가 정해지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쓸 것인가’가 문제다.

‘어떻게 쓸 것인가’는 사안의 중요도 순서에 따라 쓸 수도 있고, 인과관계에 따라 즉 원인에서 결과로 혹은 그 반대로도 쓸 수 있다. 또 쉬운 것에서 어려운 순서로 쓸 수 있고, 부분에서 전체로 확대해 나가는 방법도 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층 취재가 가능하다. 시의성이 있고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하고 긴장성이 있고 접근 방법이 새롭다면 시도해 볼 만하다. 언론사의 색채와 맞는지도 고려 대상이다.

기획 기사는 언론사 차원이나 기자가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 기사화되는 경향이 많다. 신년 기획 기사나 혹은 특별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이나 국민들의 환기 차원에서도 가능하다.

2014년, 신용카드 회사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이 온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이런 일이 나면 개인 정보 보호 제도에 대한 심층 기사나 근본적인 방지 대책을 제시하는 기획 기사를 시도해 볼 만하다.

부동산 투자 방법, 취업 전략, 다양한 개인 창업에 관한 기사도 낯익은 기획 기사다.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 즉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거나 성공 사례를 다루면 눈길을 끌 수 있다.

심층적인 정보성 기획 기사는 관련 독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 인터뷰 등 생생한 현장 정보를 담을 필요가 있다. 정보성 기획 기사는 자료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정보와 독자를 신속히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기획 기사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소재, 흔하지만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재가 적절하다. 에베레스트산 무산소 등정, 요트 세계 일주 등 특정한 사건의 주인공이나 다소 상식을 깨는 업적을 남긴 사람의 단순한 인터뷰 기사를 넘어 그 사람의 일대기나 업적을 소개하거나 특정 이슈를 다루는 것도 무방하다. 특정 사건 뒤 가슴 뭉클한 인간적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 스릴 넘치는 사건 전개 및 갈등 구조 이야기도 괜찮다.

또한 사회적 이슈나 쟁점들에 대한 발생 배경, 진행 상황, 대안 등을 다룰 수 있다. 기자가 쟁점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공정하고도 객관적으로 논리를 전개할 때 글의 설득력을 유지할 수 있다. 특정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다 보니 어려운 용어나 전문용어들이 등장하는 경우,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사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통계 자료나 주요 사건 흐름 등을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표 · 그림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사의 전체적인 분량도 줄어들고 독자들이 기사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획 기사 준비

기획 기사를 쓰기에 앞서 구체적인 준비 사항을 살펴보자.

우선 뉴스 가치가 충분하여야 한다. 시의적절하고 공중이 관심이 가질 만한 재료여야 한다. 기사에 접근하는 시각이 독창적이면 더할 나위 없다. 기존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독자의 반향을 불러올 수 있다.

취재원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가도 잣대가 된다. 기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사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그 분야의 권위자인 정보원이면 충분하다. 또한 취재원이 다양하면 기사의 내용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취재원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좋다.

기획 기사에는 세부적인 묘사가 있으면 좋다. 디테일이 잘 스며들어 있으면 기사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다.

한편, 기사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기사의 방향이 일방의 이해만을 대변하면 편향되기 쉽다. 그 반대편의 의견도 수렴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기획 기사 작성법

기획 기사는 이야기 전달을 중심으로 하는 피처 기사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뉴욕주 호프스트라대학교 캐럴 리치(Carole Rich) 교수는 언론 현장에서 기자로 활약한 뒤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고 있다.

리치(2003) 교수는 피처의 특징은 스토리텔링의 구조를 가지며, 가장 중요한 정보를 먼저 내세우는 역삼각형의 기사와는 다른 것이라고 한다. 기획 기사는 흡사 소설처럼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문장 간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기법을 쓴다. 이 모든 정보는 사실적인 요소로 이뤄진다. 이 기법은 극적 도구인 ‘내러티브 작법’을 근간으로 한다. 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해 가면서 상상력은 배제된다. 대신 사실 묘사와 취재원의 생생한 증언 등이 주를 이룬다.

피처 기사는 도입부, 본문, 마무리의 세 가지 기본 단계를 거친다. 도입부에서는 기사의 핵심 정보가 개념화되어 소개된다. ‘지연된 리드(delayed lead)’를 사용한다. 사례, 일화 등을 전달하며 기사 전체의 내용을 묘사하는 문장을 먼저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본문에서는 뉴스 주제와 연관된 추가 사례와 인용, 사고, 배경이 등장한다. 마무리는 이들을 한꺼번에 묶어 절정을 이룬다.

※ 구성은 어떻게 하나

기획 기사는 첫째 스트레이트 뉴스를 메인 기사로 하고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방법, 둘째 스트레이트 기사와는 별도로 해설이나 스케치 기사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대별된다.

① 리드와 핵심 문장

기사의 내용이 무엇에 관한 것인가를 첫 문장에서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변형된 리드의 경우 첫 문장에 배경 정보나 스케치를 넣을지 결정한다. 그 내용은 주제와 잘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② 초점과 구성

핵심 문장과 더불어 정보도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으로 구성해야 한다. 취재한 내용 중 자신이 선정한 주제와 잘 부합하는 정보만 간결하게 취급한다. 흥미로운 정보라도 주제와 거리가 있으면 기사에서 과감하게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 인용의 위치

기사 내용과 관련하여 일반인보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싣도록 한다.

④ 흐름과 전환

서사적 글쓰기가 가미될 경우 글은 잔잔한 시내처럼 흐르기도 하고 격랑처럼 흐름이 빨라지기도 한다. 전환은 잔잔함과 격랑을 이어 주는 도구로 사용된다. ‘한편’ 등은 새로운 국면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단어다.

⑤ 문법과 부호, 오 · 탈자

긴 문장을 살펴보면 의외로 주어와 술어가 호응되지 않는 비문이 더러 나타난다. 문장 내용에 집중하다 보니 앞부분의 주어부와 술어가 서로 맞지 않게 된 것이다. 그리고 띄어쓰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오 · 탈자도 퇴고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좋은 글이라도 오자가 눈에 들어오면 문장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인다(이건호, 2010, 55~58쪽 참조).

▶기획 기사 작성 시 주의 사항

기획 기사 작성 시 주의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주제를 명확히 해라. 주제는 기사의 의미를 살리는 개념으로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내용이 주제가 된다. 이 과정에서 추가될 수 있는 것이 기사의 ‘톤(tone)’이다. 즐거움, 슬픔, 미스터리, 흥분 등의 감성적 요소를 가미하여 기사의 전체 이미지를 조명하는 데 필요하다.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적 요소를 통해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하는 기법이다. 취재된 사실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 주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으로 복선을 준비하라. 기사 본문에 나올 내용을 도입부에 살짝 흘린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기사를 계속 읽게 하며, 기승전결의 구도로 전개하기 쉽다. 사실 도입부에 소개되는 사례는 이후 본문에 인용되는 사례들에 비해 특별한 내용을 담는다. 한 부분으로 전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기사의 앞에 나올 수 있다. 리드는 앞으로 독자가 기사를 읽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미국식 리드는 글의 핵심을 확정적으로 알려 주지 않고 암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독자들은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 사이의 긴장감으로 빠져들 수 있다. 결국 기사를 다 읽은 후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다.

그리고 묘사를 세밀하게 하라. 조선시대 화가 윤두서의 자화상을 한번 보라. 세밀화의 절정이다. 기사의 묘사는 기사에 나타난 표현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머릿속에 관련 정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묘사는 치장하는 수단이 아니고, 기자의 지식을 자랑하는 수단도 아니다. 과다한 묘사로 기사의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글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묘사는 기자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적절하게 잘 대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Rich, 2003)

전체적으로 볼 때 기획 기사 문장도 단문이 좋다. 문장은 주어 서술어로 이루어진 단문이 기본이다. ‘바람이 분다’와 같은 서술형 종결어미나 ‘홍길동의 키는 크다’처럼 형용사형 종결어미, ‘로미오는 줄리엣을 사랑한다’의 목적어가 들어간 단문 형태도 무난하다. 한 단락에 긴 문장이 계속되면 읽기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짧은 문장과 긴 문장이 적절히 조화를 잘 이루면 기사를 읽기에 리듬감이 생겨 읽기 쉬워진다. 한 단락은 보통 4~5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단문이 이어진 중문이나 복문이 포함될 경우 문장의 수는 줄어들 수 있다. 인용문이 포함될 경우에도 문장의 수는 자연히 감소된다.

또한, 동어반복은 피하고 서술어에 변화를 주자. 명사는 대명사로 바꿔 주는 것이 적절하다. 서술어는 대체할 만한 단어로 변화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치화하면 호소력이 커진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 기사를 쓰면서 ‘입추의 여지없이 많은 관객들이 참석했다’라고 하기보다는 ‘객석 2000석을 모두 메웠다’라고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언론사마다 스타일북이 비치되어 있다. 그것을 참조하여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리하면 문장은 표현력, 사고력, 논리가 중요하다. 이에 근거하여 언론 문장은 간결하게 써야 한다. 독자들이 읽기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또 정확하게 사실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쉽게 써야 한다. 어려운 글은 환영받지 못한다. 그리고 글의 매력이 넘쳐야 한다. 독자들에게 글읽는 맛을 선사해야 훌륭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 기사 예시-대학생들의 글

- 누군가에게는 봄날의 교정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험난하기만 한 길

“우리의 편견으로부터 장애는 시작됩니다.”

2013년 장애인의 날 슬로건이다. 지난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 지정된 지 서른 세해가 지난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줄어들었다. 사회에서는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기회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정작 평등한 교육의 장이라는 대학교는 장애학생에게 높은 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경북대학교 동문과 정문을 둘러싸던 벽을 허물고, 잔디와 공원을 조성하였지만, 장애학생들을 위한 벽은 허물어지지 않고 있고, 장애학생들은 여전히 학교를 다니기 힘들다. 기획기사로 경북대학교 내 장애학생 편의시설의 현황과 개선방향을 심층 취재하였다.

“막상 대학에 합격했지만 혼자서 어떻게 학교를 다니나 막연했는데 이번 캠퍼스 보행 훈련을 받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올해 대구대학교에 입학해 캠퍼스를 걷는 강승현(시각장애 1급, 21)군의 표정이 밝다. 강 군은 시력이 0으로 빛 지각을 하지 못하는 전맹이지만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의 도움으로 ‘2013년도 신입 시각장애 대학생을 위한 캠퍼스 보행’에 참가해 보행훈련을 받았다.

(중략)

비장애인 · 장애인 모두에게 행복한 캠퍼스가 되기 위해

타 대학교의 바람직한 장애인 시설, 경북대의 다소 낙후된 시설 등 대학교 내 장애인 배려에 대한 여러 가지 대처방법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타 대학교가 아무리 잘 하고 있다 해도 국립 경북대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경북대학교 본관이 장애시설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다. 적정한 예산을 책정한 후, 가장 급한 시설부터 설치해나가야 할 것이다. 경북대학교 장애센터 관계자들이 가장 최우선으로 꼽은 것은 엘리베이터 시설 설치였다. 또한 정당한 편의제공에 속하는 대학교 홈페이지 또한 학사운영과 관련된 정보에 웹접근성 마크가 없어 장애학생이 자유롭게 접근하기 어려웠고, 텍스트자료, 자막안내 영상자료와 같이 장애학생 스스로 인지하고 작성할 수 있는 자료가 홈페이지에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장애인 학우도 일반학우와 같이 홈페이지에 접근해 자신의 의견을 펼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전맹환자를 위한 유도블록을 확충해야 한다. 학교 내 모든 보도에 설치할 수는 없지만 외부 계단이나 외부 경사로의 시종점 부분, 보도와 차도 사이 등에 유도블록을 설치하거나 바닥재를 달리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턱과 계단은 모든 장애학생에게 위험한 시설 장애요소이므로 우선 경사로를 설치하되 경사로의 경사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대부분 대학의 경사로는 계단의 끝과 끝을 연결하고 있으나 이는 휠체어 장애학생들이 이용하기 힘들다. 계단의 끝보다 연장하여 설치하고 양 쪽에 손잡이를 설치해 실용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시설부문의 확충과 더불어 경북대학교 일반학생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요하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연결시켜주는 ‘도우미’제도를 더욱 장려하고, 나아가 축제 때 이외에도 장애학생에 대해 홍보하고 캠페인을 펼치는 등 교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교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가 공식적으로 장애인 학생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할 것을 약속하고, 교내 전체적으로 ‘barrier-free’ 문화를 장려한다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통합과 상생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저 사람이 없으면 나도 살 수 없다.’ 이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장애인 · 비장애인이 다시금 생각해보아야 할 말이다.

인용 기사는 ‘대학 내 장애학생 편의 시설’을 주제로 삼고 있다. 주제에 따라 “경북대학교, 장애학생들 앞의 벽을 허물어라”는 기사를 작성했다.

이 기획 기사를 평가하면, 우선 아이템 선정이 좋았다. 대학생들이 쓰기에 적합한 소재였다. 비장애인 학생들이 재학 중인 학교 내에 장애학생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어 냈다. 전국의 대학 내 장애학생 편의 시설 실태를 제시해 비단 경북대만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하기도 했다. 기사를 통해 소수의 학생들을 대변했으며 학내 장애학생 편의 시설의 개선과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도록 도모했다.

인터뷰를 많이 한 것도 좋다. 실제 장애학생의 인터뷰를 게재하여 기사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인용문에서는 중략됐지만, 장애학생지원센터의 김정숙 주무관을 인터뷰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으며, 이를 토대로 굉장히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도 좋았다.

아쉬운 점은 학생 인터뷰와 김정숙 주무관 인터뷰만 있다는 점이다. 학교 내 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다면 학교 여타 부서의 입장을 들어 봐야 하는데 그런 인터뷰가 하나도 없다. 때문에 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지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변명뿐인 답변이 될지라도 학교 여타 부서의 입장을 실었다면 균형을 맞출 수 있었을 것이다. 시설과나 학생과, 재무과 혹은 학생처장의 인터뷰를 하나라도 실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또한 (인용문에서는 중략됐지만) ‘시설 미흡으로 전맹학생은 받지 않는 학교가 있다. 장애학생을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하는 것은 위법이다’란 내용이 있다. 이런 부분은 사실 확인을 확실히 해야 한다. 기사에 관련 법 조항을 소개하고 학교 측 입장을 들었다면 내용이 더 탄탄해졌을 것이다.

인용 기사는 학교에 경각심을 주고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낼 만한 기사였다. 실제로 학내 시설이 개선되고 학생들이 캠페인을 벌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학교 측 입장이 적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소재도 좋고 조사도 많이 한 잘 만든 기사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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