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외부에서 유입된 요인에 의해 내부가 무너지는 치명적인 상황을 ‘트로이 목마’라고 한다. 상대방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숨어든다는 의미인데, 영어로는 ‘like a Trojan’ 즉, ‘용감히, 부지런히, 열심히’라는 뜻이다. 트로이 목마 안에 들어간 병사들은 정말로 용감하게 부지런히 목숨 걸고 싸운 애국자들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트로이 목마가 컴퓨터 악성 코드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한다. 트로이 목마 안에 들어갔던 병사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스 병사들이 트로이를 멸망시킨 것을 비유해 프로그램이 상대편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몰래 숨어든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트로이 목마’의 유래는 고대 그리스의 작가 호메로스(Homeros, B,C 800?~750년경)의 《일리아스》에서 유래한다. 여기에서 그리스가 트로이를 무너트릴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할 트로이 목마가 등장한다. 그리스군은 트로이 성을 10년 동안이나 포위하며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성은 쉽게 함락되지 않았다. 그리스군은 계책을 세워 성을 포기하고 지처서 퇴각하는 것처럼 속이고 일부가 인접한 섬 뒤에 숨어서 거대한 목마를 제작했다.

목마 속에 정예병 30여명을 숨겨놓고, 그리스군은 그 거대한 목마를 그대로 놔둔 체 철수하는 위장전술을 폈다. 트로이는 그리스 군이 오랜 전쟁으로 지쳐서 그냥 후퇴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거대한 목마를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성안으로 들여놓고 큰 보물이나 얻은 것처럼 축제 분위기에 취했다.

잔치를 벌이며 긴장이 풀리고 기분 좋게 각자 집으로 돌아가거나 술에 취해 곯아 떨어져 잠을 자고 있는 한밤중에 목마 안에 숨어있던 그리스군 오디세우스를 비롯한 정예병들이 빠져나와 성문을 열어 밖에서 대기하던 그리스 군을 성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리스 군은 트로이 성을 단숨에 함락시켜 버린다. 승리에 취해있던 트로이군은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꼴이 된 것이다. 결국 이렇게 길었던 전쟁이 목마를 이용한 속임수로 그리스의 완전한 승리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오늘날의 트로이 목마는 컴퓨터의 악성코드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악성코드 중에는 마치 유용한 프로그램인 것처럼 위장하여 사용자들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설치를 유도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이들을 ‘트로이 목마’라고 부른다. 그리스의 트로이 목마처럼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무언가를 그 안에 숨겨 놓았다는 것이다.

이 ‘트로이 목마’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자의 보안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대개 E-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는 소프트 웨어에서 발견되는데 해당 프로그램만 찾아서 지워버리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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