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아름다운 나라, 아름다운 정치를 기대했다. 달라졌다는 확실한 느낌이 있었다.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남북의 창이 다시 열리고 자유왕래의 기대에 부풀기도 했다. 나라다운 나라,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평화로운 한반도가 기대돼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이 땅의 켜켜이 쌓인 적폐가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그런데 믿음이 흔들린다. 불신과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문재인 정권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불안감이 엄습한다. 믿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야당이, 국민 지지율 하락이, 청와대 근무자들의 일탈이, 보수 언론의 부정적 보도가 불안을 부추긴다. 모두 이해가 된다. 야당의 정권 흔들기는 어쩌면 당연하다. 정권의 긴장감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노총(민노총)의 시위에는 가슴이 미어진다. 촛불혁명에 앞장선 그들이 적폐세력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70년 역사 가운데 45년은 민주주의를 표방한 반민주 독재정권이었다. 이후 15년은 민주주의 국가로 가는 과도기였다. 민주주의가 꽃 필 무렵,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10년은 민주주의의 후퇴와 정권 차원의 부정부패로 얼룩졌다. 생각하기도 싫은 불행한 역사다. 그 어두운 그림자를 촛불혁명으로 밀어냈다고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촛불을 들었던 민노총이 나라를 불안하게 만드는 주역으로 등장했다.

보수 정객들의 반동쯤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경제정책의 실패도 딛고 일어설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이 남북화해시대의 견인에 성공만 한다면 단숨에 극복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민노총의 행태는 경제를 뿌리부터 흔들기에 충분하다. 민노총은 어떤 경우에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생산성이 현저히 높은 독일 등 선진국 노동자들 보다 많은 임금을 받는다. 어떤 자본이 국내에 투자하겠는가.

민노총은 이제 권력집단이 됐다. 촛불혁명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정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거리 시위도 불사하고 있다. 어느 나라 노동자도 부럽지 않을 고소득을 안정적으로 누리는 집단이 거리 시위에 나서다니! 어느 나라가, 어느 사회가 이이들에게 정의롭다고 할 것인가. 그들은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시위한다.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한다. 임금이 그들의 절반 밖에 안 되는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할 경우 그들의 지위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일자리가 없어 고통 받는 청년들은, 나라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극단적 이기주의 집단이 돼버렸다.

혁명 이후에는 나라가 혼란하기 마련이다. 국가와 사회의 급격한 변화 뒤의 혼란과 불안은 어쩌면 당연하다. 기득권 세력은 틈만 보이면 파고들어 비판한다. 원인을 제공한 것은 그들인데도 모든 책임은 현재의 정권에 돌린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전쟁 틈바구니에 있는 한국의 경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백약이 무효다. 북의 비핵화와 남북 단일경제권의 실현은 한국의 모든 불안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정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정권에 대한 믿음이다. 민노총도 정부를 믿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일자리 문제도, 인구 절벽 문제도 단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정권은 없다. 이 나라의 보수는 부와 권력을 독차지한 경험만 있다. 부패에 익숙해진 세력이다. 그들의 충동으로 정권이 불안해지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의 후퇴만 불러올 뿐이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할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의 세계사를 써가는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보수 정객들과 보수 언론의 비판은 물론 그럴 듯하다. 하지만 비민주적 독재와 심각한 소득불균형, 지역간·계층간 갈등 구조를 고착화 시킨 것은 그들이다. 다시 ‘헬 조선’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적극 지지해야 할 이유다. 이 나라 보수는 민노총과 정부의 갈등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 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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