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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삼인삼색의 조화
이연옥 영광여성의전화 회원활동가 | 승인 2018.11.28 14:30 |

내가 아는 여성은 기계를 잘 다룬다. 그녀는 고장 나고 수리가 필요한 물건들을 척척 잘 고치기도 하고, 기계적인 결함이나 문제해결에 대해 골몰하기도 한다. 내가 아는 남성은 음식과 요리를 잘 한다. 누구보다도 그 분야에 관심과 아울러 실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여성에게는 “남자 같다.” 는 말, 남성에게는 “여자 일을 어쩌면 그렇게 잘해?” 라는 말을 듣는다. 속엣 말 그대로 표현하자면 여성에게는 여자답지 못하다, 남성에게는 남자답지 못하다는 것이겠지만....... ‘과연 남자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여자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마치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따로 존재하고 있기라도 하듯이, 서로 상반된 개념의 성적역할을 부여한다. 내가 아는 그녀와 그가 잘하는 장점을 말하면서 굳이 남성과 여성이라고 표현할 이유는 없다. 내가 아는 사람 A와 B라고 하면 그뿐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그 사람의 역할을 말할 때는 꼭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한다. 마치 이 지구상에는 남성과 여성 외에는 다른 성이 없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만이 아니라 분명 제 3의 성(diverse)도 있으리라. 실제로 호주나 뉴질랜드. 캐나다 등, 제 3의 성을 인정하는 나라도 있고, 유전학적으로도 여성(XX), 남성(XY)만이 아니라 X염색체 하나만 가지고 있는 경우나 그 외 다양한 형태의 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성, 남성으로만 사람을 규정짓는다는 것은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이분법적으로 구분 지으려고 하는 것일까?

생물학적인 성과 사회적인 성이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인 성=사회적 성’이라는 등식은 오랫동안 유지되어왔던 관념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가정과 학교, 사회문화적으로 편견과 남녀 차별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시켜왔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라면서 여자답지 못하다는 충고를 끊임없이 들어야 했다. 스스로를 여자답지 못하다고 자책까지 하게 만들었던 그 이유들은 대부분 여자라서 금기시 되는 것들을 했을 때 듣게 되었던 것들이었다. ‘여자가 얌전하지 않고 드세 빠져서......?’ 라는 말은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여성들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여성들은 수많은 불평등을 경험하여야 했다. 물론 여성성과 남성성의 장점은 분명히 있지만, 그걸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로 들이댈 때는 늘 불평등했다. 사회가 성별 생물학적 차이를 자꾸 말하는 것은 성역할을 고정관념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여성적인 일, 남성적인 일이라는 것은 여성이어서 하지 못하는 일, 남성이어서 하지 못하는 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결국 그 고정관념이 개개인의 능력을 제한시키고 있기도 하다.

나 또한 여자로 50여년을 넘게 살아오다보니, 이런저런 사회적 통념에 걸려서 억울한 감정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의식과 ‘다른 기준은 없을까?’, ‘남녀 상반된 성이 아니라 공존적인 성은 없을까?’에 대해서 자주 고민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A와 B는 내가 본받고 싶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분야에 능숙하지 않는 나는 가끔 그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리고 A와 B가 아닌 C인 나는 C만의 장점을 고르게 사용하고자 노력한다. 물론 A, B는 C가 그러하듯이 C의 장점을 그대로 봐줄 것이라고 믿고 말이다. 이렇게 각기 다른 A, B, C가 각자의 장점을 드러내고, 각자의 단점을 보완해주면서 살 수 있다면 최상의 삶이 아닐까?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남성.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자신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가 될 것이다.

성차로 대립하고 서로의 성을 혐오(여혐, 남혐)하기보다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의식을 재구성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 방법 중에 하나로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나는 의지가 강한 사람인가? 나는 생각이 깊은 사람인가? 나는 인정이 있는 사람인가? 나는 정의를 따르는 사람인가? 나는 결단력이 있는 사람인가? 나는 남을 이해하는 사람인가? 나는 신중한 사람인가? 나는 적극적인 사람인가? 나는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인가? 나는 동정심이 많은 사람인가? 나는 온순한 사람인가? 나는 유머가 있는 사람인가?.......” 등등.

이렇게 질문을 하다보면 남녀라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사람에 대한 보편적인 이해로 사고의 폭이 넓어지리라.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잠재능력을 발휘하길 원하는 부모나 어른들이라면 분명 이런 질문이 유효하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는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인 사고로 작동되어야 왜곡이 없어진다. 지금 우리들의 성이 왜곡되어 있는 많은 부분은 ‘잘못된 성의식’, ‘성차에 대한 편견’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왜곡’이 역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역할이란 그 사회가 만들어 놓은 문화와 의식일 뿐이다. 더 나은 것을 선택하자면,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삼인삼색, 오색찬란한 사람들의 조화를 경험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열어놓아야 한다.

※ 사단법인 영광여성의전화(부설 영광여성상담센터)는 인권상담 및 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및 홍보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여성인권단체입니다. (상담문의 : 061)353-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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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옥 영광여성의전화 회원활동가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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