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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의 법칙(法則) 이야기] 판도라의 상자 Pandora's box <44>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 승인 2018.12.04 21:44 |
이경일 회사원

절대 알아서는 안 될 것을 알아버렸다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을 해버린 경우를 ‘판도라의 상자’라고 말한다. 열어서는 안 되는 즉, 열지 말아야 할 것을 열어서 엄청난 손해를 가져오거나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이 나중에는 럭비공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판도라의 상자는 온갖 죄악이 들끓고 질병이 난무하는 매우 악한 행위들의 개념을 상징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 말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뜻밖의 재앙이 일어나는 근원을 말하기도 한다. 최고의 신이었던 제우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여자 인간을 만들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는 흙으로 꽃조차도 부러워할 정도로 정교한 처녀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는 제우스의 금기사항을 어긴 프로메테우스로 인해 인간을 벌주기 위한 최초의 여성이었다.

제우스의 계략은 안타깝게도 인간사회를 불행하게 만들 목적이 강했다. 신들의 지시를 받은 헤르메스는 그녀의 가슴속에 시기, 질투, 교활함, 아첨과 호기심을 불어넣고, 신들로부터 선물이라는 의미의 ‘판도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판도라라는 명칭은 모든 선물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제우스는 판도라의 탄생을 축하하며 항아리를 건네주면서 말하기를 이 항아리는 절대로 열어보면 안 된다고 당부한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판도라를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 앞으로 가지고 가게 했다. 프로메테우스는 많은 신들 중에서도 특별한 지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인간들 편에서 모든 생각을 하였다. 그는 인간의 편리함을 도모하고 제우스의 뜻을 거스르며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불과 기술을 살릴 수 있는 지식을 전달했다. 이로 인해 제우스와 적대적 관계가 되었으며 나중에 프로메테우스는 카오스카스 산봉우리에 묶인 체 오랜 시간을 독수리에게 간을 갉아 먹히는 벌을 받았다.

프로메테우스는 동생에게 “제우스가 보내는 선물은 인간에게 화를 미치기 때문에 무엇이든 받지 말고 돌려보내라”고 했다. 그러나 동생은 형의 경고를 잊어버리고 판도라를 아내로 맞이했다. 거절할 수 없는 유혹 덩어리였다. 그렇지만 판도라는 제우스의 완벽한 속임수였고 불의 축복에 대한 벌이었으며 아름다운 재앙이었다. 그때까지 인간은 불행이나 질병, 근심걱정 같은 것들을 모르고 살았다.

제우스가 준 항아리 안에는 인간들에게 해가되는 온갖 것들이 봉인 되어 있었다. 그러나 헤르메스에게서 호기심을 부여받은 판도라는 그 안을 확인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 시작하자 견딜 수가 없었다. 참아보려고 노력을 했으나 결국 항아리를 열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온갖 인간에게 해가되는 모든 것들 즉, 죽음과 병, 질투와 증오 등 수많은 악한 것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와 인간들 사이를 휘젓고 돌아 다녔다.

평화스러웠던 세상이 갑자기 험악해지자 판도라를 당황해하며 급하게 뚜껑을 닫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 안에 남아있던 것은 맨 밑에서 아직 나오지 못한 ‘희망’이었다. 후대의 많은 사람들은 왜 희망이 해악의 항아리에 함께 봉인 되었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 희망이라는 것은 어느 때에도 인간을 버리지 않으며 이것을 품고 있는 한 최고 밑바닥 까지 추락할 일이 없는 축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헤시오도스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후세사람들은 제각각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수정을 했고, 현재 폭넓게 연상되고 있는 ‘마지막으로 남겨있는 희망’은 금방 무슨 일이 있어도 인간을 버리지 않을 것 같은 유일한 구원으로 인식되고, 재앙을 불러들인 여자 판도라의 이미지를 마지막 희망을 앉고 일어서는 기특한 처녀 판도라로 변화 시킨 것이다.

판도라 상자의 이야기는 독자들이 이처럼 자유롭게 상상력을 동원하도록 여지를 만들어 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 이외의 이야기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도라 상자처럼 살아남아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핵심의 형태를 조금씩 변화시키면서 이 금단의 상자는 앞으로도 무궁히 살아 나갈 것이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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