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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故事成語] 이전투구 (泥田鬪狗)[해석] 진흙 밭에서 싸우는 개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 승인 2019.01.08 17:16 |
이경일 회사원

피터지게 싸우거나 자기주장만 앞세워 진척되지 않을 때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고사로 우리나라에서만 쓴다. 본래는 강인한 성격을 가진 함경도 사람들을 평할 때 쓰였다. 지금은 명분이 별로 서지 않는 일로 싸우거나, 체면을 뒤로한 체 이익을 다투는 모습을 비하하는데 많이 쓴다.

태조 이성계가 삼봉 정도전(鄭道傳)에게 명하여 조선 8도 사람들을 평해 보라고 했다. 문장력이 출중한 정도전은 미리 생각이라도 한 듯이 거침없이 평한다.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거울 속에 비친 미인),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맑은 바람과 밝은 달),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바람 앞에 하늘거리는 가는 버들), 경상도는 송죽대절(松竹大節:소나무와 대나무 같은 굳은 절개), 강원도는 암하노불(巖下老佛:바위 아래 늙은 부처), 황해도는 춘파투석(春波投石:봄 물결에 던져진 돌), 평안도는 산림맹호(山林猛虎:산림 속에 용맹한 호랑이)입니다.

그러나 정도전은 정작 태조의 출신지인 함경도에 대해서는 평을 하지 못했다. 태조가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 한번 평해보라고 종용 했다.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진흙 밭에서 싸우는 개)입니다. 이렇게 말을 해놓고 태조의 안색을 살핀 정도전은 썩 좋지 못함을 눈치 채고 재빨리 말을 바꿔, 함경도는 달리 이르기도 합니다. 석전경우(石田耕牛:돌밭에서 밭을 가는 소, 즉 우직하게 돌밭이라 할지라도 묵묵히 일을 하는 소) 라고도 부르지요.”

그러자 태조는 용안에 미소를 띠고 흡족해하며 후한 상을 내렸다고 한다. 조선 8도를 이렇게 언제부터 불렀는지 정확한 근거와 출전은 나와 있지 않으나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 조선 후기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조선 8도의 역사 및 지방의 특성과 지리적 배경을 다루면서 각 지방들의 별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는 왕의 땅을 칭하는 말인데 도(道)를 붙이지 않는 것이 정칙이며, 이칭은 없다고 했다. 호서(湖西)는 충청도를 말하는데 충북 제천의 의림지호(義林池湖)의 서쪽이라는 뜻이고, 호남(湖南)은 전라도를 말하는데 전북 김제 벽골제호(碧骨堤湖)의 남쪽이라는 뜻이며, 영남은 경상도로 조령(鳥嶺)과 죽령(竹嶺)의 남쪽이라는 뜻이다. 영동(嶺東)과 관동(關東)은 강원도를 말하는데 대관령(大關嶺) 동쪽이라는 뜻이며, 해서(海西)는 황해도를 말하고 경기해의 서쪽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관북(關北)은 함경도로 철령관(鐵嶺關) 북쪽을 말하며, 관서(關西)는 평안도로 철령관의 서쪽이라는 뜻이다. 본래 이전투구가 부정적으로 쓰이지는 않았다.

개는 싸움을 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오직 이기기 위해서만 싸우는데 제 몸이 더러워지는 것도 모르고 온 몸을 던져서 최선을 다해 싸우는 모습을 말한 것이다. 그래서 강인하고 용감한 성격을 비유한 함경도 사람들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진흙탕에서 싸운다 할지라도 옳고 그름은 분명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판의 이전투구를 보면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다. 말로는 국민이 우선이라고 하면서도 당리당략이나 스스로 자기를 알리기 위해서 싸우거나 이익을 위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나라의 근본은 국민이라고 하면서 정작 국민을 공경하고 백성을 위한 진흙탕 싸움이라면 그래도 국민들이 응원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 싸움이 아니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싸움이어서 볼썽사납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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