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단식투쟁은 폭악적 권력에 맞서 자신의 주장을 알리거나 요구를 관철하기위해 선택하는 비폭력 저항이다. 극단적인 경우 목숨까지 놓칠수도 있어 비장한 각오가 없으면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사람은 숨을 쉬지 않으면 3분. 물을 마시지 않으면 3일, 음식을 먹지 않으면 3주를 버티기 힘들다. 이를 인간생존의 333 법칙이라 일컫는다.

‘간디’는 영국의 식민지배에 맞서 인도의 독립을 위해 일생동안7 차례 단식투쟁을 했다고 한다. 특히 1948년엔 78세의 나이로 3주간 단식을 했다고 전한다. 또 아일랜드 공화국의 ‘보비샌즈’는 1981년 27세의 나이에 교도소에서 북아일랜드 독립투쟁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66일간의 단식투쟁을 벌이다 결국 아깝게 숨을 거뒀다.

국내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식투쟁이 대표적이다.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인 1983년 5월18일 김 전 대통령은 ‘광주항쟁’ 3주년을 맞아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당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김수환 추기경과 문익환 목사등이 만류해 23일만에 단식을 중단했었다. 국내 언론은 김전 대통령의 단식투쟁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는데 재야단체와 외신을 통해 알려졌고 이후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0년 10월 평화민주당 총재 시절 거대 정당인 민주자유당에 맞서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와 내각제 개헌추진 포기 등을 요구하며 13일간 단식투쟁을 했다. 2014년 8월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투쟁을 벌였는데 특히 ‘유민이 아빠’인 김영오씨는 46일간 단식을 했다. 당시 문재인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이 단식 17일째인 김씨를 말리기 위해 직접 찾아갔으나 김씨가 뜻을 굽히지 않자 함께 단식에 들어 갔다.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거 관리위원 임명에 반발해 ‘릴레이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의원들 4-5명이 조를 편성,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30분과 오후 2시30분부터 8시까지 돌아가면서 5시간 30분씩 단식농성을 하기로 한 것이다. sns에 “내가 평생단식중임을 오늘 알았다” “릴레이 단식이 아닌 릴레이식사” “웰빙단식” “역대급 개그“ 등 조롱과 비아냥이 전국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말하자면 명분이 떨어지는 ‘오버액션’이 자초한 망신스러운 정치 행위가 아닐지? 두고 볼 일이다.

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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