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당 합장 불갑사 주지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행복인가 하는 부분에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각자의 가치관과 인생의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물질적 소유나 감각적 욕구의 성취에서 행복을 찾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명예의 성취에서 행복을 찾기도 하며, 어떤 이들은 목표로 하는 일의 성취를 통해서 행복을 찾기도 한다.

또 혹자는 결과의 성취보다는 삶의 과정을 충실이 밟아나가는 데서 행복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와 같은 모든 종류의 행복의 가치는 유한하다. 생겼다 사라지는 생멸법(生滅法) 이기 때문에 한계에 직면한다는 점에서 유한하며, 종국에는 사라지는 행복을 보면서 괴로움을 느끼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궁극적 행복, 즉 생멸하지 않는 영원한 행복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하겠는가 하는 문제에 당면한다.

이 문제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다. 과거 무수한 사상가들이 사유해 왔으며, 수많은 종교가들이 저마다 옳은 길이라고 설파해왔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고뇌하는 문제이다. 복잡한 사상들이나 수많은 종교적 논의들은 제쳐두고, 과연 행복의 길은 어디에서 찾아야할지 사유해보자.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가장 가까이에 있다.

바로 각자의 마음 가운데 숙제를 풀 수 있는 해답이 있다. 행복을 느끼는 것도 마음이요, 괴로움을 느끼는 것도 마음이요, 각자 목표를 설정해서 여러 가지 일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도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요, 지금 우리가 사유하며 살아가는 것도 마음이 주관하여 일으킨 작용일 뿐이다. 그러므로 행복의 길은 마음에서 찾아야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는 이 마음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아야 하겠는가. 마음을 바로 알아야한다. 우리 사람들은 일체시 일체처 모든 생활가운데서 마음을 쓰면서 살아가지만 마음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느냐고 물으면 꽉 막혀서 대답을 하지 못한다. 자기 마음이 바로 자기의 주인공인데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성철스님이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이 마음은 일체 형상을 떠나 있으며,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아니며, 희거나 검은 것도 아니며, 깨끗하거나 더러운 것도 아니며, 밝거나 어두운 것도 아니며, 생겨나거나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 본래의 마음자리는 일체의 욕망과 집착, 번뇌 망상이라는 복잡다단한 생각으로 물들일 수 없는, 그대로 영원하여서 부동한 상태로 청정한 모습이다. 우리들의 이 본래의 마음은 우리들의 육신이 태어나기 전에도 그대로 변함없었고, 육신이 죽어 없어진 뒤에도 그대로 변함없다.

이 본래의 마음을 바로 알면 생로병사의 괴로움을 멀리 벗어난 해탈의 경지에서 대자유자재할 수 있으니, 여기에 바로 영원하고 궁극적인 행복의 길이 있는 것이다.

모든 번뇌 망상과 욕망 집착이 사라진 이 본래의 마음자리는 광대무변한 허공과 같아서 그 마음 가운데 포용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작은“나” 라는 육신에 집착하던 소아(小我)의 편견을 벗어 던지고, 일체 모든 것들과 하나가 되는 대아(大我)의 입장에서 모든 사람들과 모든 생명들, 그리고 모든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삶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이러한 자기 자신의 마음을 바로 알고 모든 욕망과 집착으로부터 비롯된 속박의 굴레를 벗어던져 버렸을 때 마음으로부터 발현되는 것이다.

2019년 새해 모든 영광군민들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만당 합장 불갑사 주지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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