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삶과 조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며 감동도 자아내기에 충분한 삶이 소개되지요. 그런데 정 반대로 얼굴이 찌푸려지고 나아가 가슴이 미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눈을 감고 귀를 닫아버리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소리’를 떠들어댈 수 있을까? 그들의 눈은 도대체 무엇을 보았는지, 귀는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머리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광주 법원 옆 도로 건너편에 동산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불과 20m 정도 거리입니다. 전두환 씨가 광주 법정에 출두한 11일 학생들이 창문에서 “전두환 물러나라”를 외쳤습니다. 그 모습을 TV를 통해 보면서 저는 “역시 광주의 아이들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대견했습니다. 4일 뒤인 15일 학교 정문에서 극우단체인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 GZSS 회원 10여 명이 몰려들어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들이 정치 구호를 외쳤다. 이는 정치 중립 의무를 일탈한 행위다. 광주 교육이 대한민국의 질서 속에서 유지돼야 한다. 공무원법 등에 따라 고발 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입에 담으면서 아직도 전두환을 비호하며 광주를, 광주 사람들을, 광주 정신을 짓뭉개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서글펐습니다. “같은 민족이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동산초교는 반독재 시위를 하다 최루탄을 맞고 숨진 이한열 열사의 모교입니다. 이 열사의 후배들이 전두환 씨에게 야유를 퍼부은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전 씨는 수많은 시민들에게 공포와 죽음을 안긴 반민족, 반국가적 사태를 야기한 책임자입니다. 전 씨는 사과는커녕 전혀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부인 이순자 씨는 ‘한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이없는 역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생각을 금치 못합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3월, 유난히 민족과 국가의 소중함이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극우단체 회원들이라 해도 미워하지 않고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와 전두환, 박근혜의 추종자들은 틈만 있으면 우리를 모독합니다. 법의심판도 증언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태극기 부대’와 자유한국당이 있습니다.

아직도 5·18을 북한군이 일으킨 소요사태라고 믿고 싶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입니다. 제1 야당이라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지율이 오르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어떤 정책도 실효가 없습니다. 과거 정권이 산업구조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발생한 일자리 부족과 불경기입니다. 경제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입니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시비나 거는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미완성입니다. 촛불혁명은 계속돼야 합니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前 전남매일신문 기자

前 중앙일보 기자

前 무등일보 경제부장

前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前 광남일보 논설위원

前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前 남도일보 편집국장

前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前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前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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