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윤 영광염산중학교 교장

요즘 출산 급감으로 인한 인구절벽에 대해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람 없음’에 대한 다가올 범국가적인 어려움은 사회의 곳곳에서 예견되고 있어 걱정이 커가는 가운데 정책입안자들의 고민스런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농·어촌에 기반을 두고 있는 우리 전남의 현실을 되짚어 보면 단편적인 걱정에 앞서 이미 긴 한숨이 쉬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심지어 전남의 22개 시군에서 10년 안에 10개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어떤 이는 극단적인 예측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농어촌의 면단위 학교에서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때 정부는 경제적 논리를 기반으로 ‘지역중점(거점)학교’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워 학교의 통폐합을 추진하였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그때 예견되었던 폐해가 너무도 크게 다가와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이제는 ‘작은 학교 살리기’로 그 방향이 바뀌었음을 안다.

거시적인 통념으로만 바라보았던 학교에서 이제는 미시적 관점에서 학교의 존재 자체의 소중함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아니 낮은 출산율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기에 어떻게 하면 농어촌에서 사라져 가는 국민계몽의 상징이자 개인의 꿈의 터전이었던 학교를 되살리고, 아울러 농어촌의 삶을 행복하고 윤택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고 절실하게 느껴진다.

또한 우리아이들이 어떻게 길러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머리를 맞대어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우리는 학교에서 어떤 인재를, 어떻게 길러왔는가에 물음을 던져야 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수의 학생을 모아놓고 서로 경쟁시켜가면서 우수한 한 아이에 장학금을 주어가면서 모든 역량을 집중 투자하여 서울의 우수한 대학에 보고내고서 스스로 잘 했다고 프랑카드를 곳곳에 붙이곤 했지 않았던가?

과연 그러한 인재는 우리 지역주민들의 삶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행복하게 하는데 과연 얼마나 기여했을까? 정말 우리 고장의 자랑스런 인재였을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지역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가면서 혹시 농력 많은 서울시민을 키워내진 않았을까? 이제는 지역으로 돌아와 지역과 함께하는 인재를 길러 내야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자체를 비롯한 유관단체, 그리고 사회단체와 지역 주민, 학부모가 하나 되어 내 자녀는 물론, 내 이웃의 아이와 함께하는 참여교육이 학교에서 실시되어야 한다. 지역의 문제에 대해 자녀와 함께 고민하면서 그 해결책을 찾고, 어떻게 하면 내 이웃과 지역민이 행복해 할 수 있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지를 찾는 활동이 학교교육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고장의 아이들이 성장한 후 지역의 문제점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 해결 방법 또한 너무도 함께 고민했기에, 진정 내 고장으로 돌아와 지역의 발전에 헌신하게 되는 진정한 지역인재가 되리라 믿는다. 이제는 내 자녀가 읍에 있는 큰 학교로, 대도시의 큰 학교로 가야만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이기심에서 벗어나자.

우리 마을에 있는 작은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의 리더로서, 인재로서 충분히 자녀가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함께하는 교육공동체가 되었으면 한다.

요즘, 외국의 교육학자들은 한 학급에 10여명 정도가 가장 교육활동에 이상적이라고 한다. 작지만 서로 힘을 합하고 다독이면서 자녀의 배움을 키워간다면 전남의 농어촌도 젊은이가 찾아오는 둥지가 되고 농어촌의 작은 학교도 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정관윤 영광염산중학교 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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