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지구상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고대부터 끊일 날이 없이 일어나고 멈추고 다시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1차 세계대전은 왜 일어났을까? 1914년 6월 발칸반도의 중심부인 사라예보에서 19세에 불과한 세르비아 청년이 자기 나라를 방문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단이 되었다. 이일을 계기로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게 된다. 거기에 맞서 러시아의 협상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에 동참하게 되고 얼마 후에 미국도 연합국에 합세하여 참전하므로 세계대전으로 확대 되었다.

역사에 가설이란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의문이 생긴다.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살해되지 않았다면 세계대전이 없었을까?” 당시 역사적 상황을 보면 황태자의 암살은 핑계에 불과하다. 독일은 전쟁할 기회만 엿보고 있는 상태였다. 말하자면 울고 싶은데 뺨때린 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독일이 전쟁을 하려고 왜 기회만 노렸던가.

주변 국가들은 일찍이 식민지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2차 산업혁명으로 대량 생산된 상품을 식민지를 통해 소비시킴으로 선진국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때 독일은 어떠했는가. 산업화는 어느 정도 이룩했으나 과잉 생산된 상품이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여만 갔다. 영국과 프랑스는 수요와 공급이 식민지로 인하여 균형을 이루는데 독일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독일은 식민지 대신 주변국들을 무력으로 빼앗으려는 정책을 편다. 그래서 전쟁의 명분이 필요했던 것이다. 황태자의 암살이 없었더라도 전쟁은 일어났을 것이다. 말하자면 제1차 세계대전은 공급과잉이라는 자본주의의 생태적 한계를 이겨내기 위한 독일의 해결책이었다.

이렇게 전쟁이 시작되자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이탈리아가 3국 동맹을 구축하고,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3국 협상을 결성하여 각축전을 벌인다. 영국과 프랑스가 러시아에 협력한 이유는 급부상하는 독일이 자신들의 식민지를 위협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었다. 기존의 식민지를 사수하기위해서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결국은 치열한 전쟁을 치른 결과 승자와 패자가 갈리게 된다.

1918년 11월11일 독일의 최종적인 항복으로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동맹국은 패전국이 된 것이다. 이렇게 전쟁이 끝나고 1919년 6월 28일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승전국들은 전쟁의 책임을 물어 많은 배상금을 요구하게 된다. 이 베르사유 조약으로 인해 독일의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해체되고 많은 영토와 인구를 잃었다.

독일의 경우는 식민지 확보를 완전히 포기하고 본토 손실은 알자스와 로렌을 프랑스에 넘겨주고 폴란드지역을 독립시킬 정도의 많은 영토를 잃었다. 그리고 긴 전쟁수행으로 인한 국내 경제도 인플레이션과 내부 반발로 실직자가 속출하고 형편없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이렇게 많은 희생의 대가로 자본주의 공급과잉은 큰 전쟁으로 귀결되며 세계정세는 조금씩 안정되어갔다. 그러나 침체에 빠진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으로 인해 과다한 전쟁 배상금을 이행하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발단이다.

제1차 대전 후 미국과 영국 프랑스등지에서는 민주주의가 발전했으나 아시아에서 일본은 제국주의를 표방하며 오세아니아의 지배권을 확고히 하며 제국주의로 부상했다. 이탈리아는 동맹국에 가담하였으나 나중에 연합국으로 기치를 돌려 사실상 승전국이었다. 그러나 승전국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냉대만 받았다. 그래서 1922년 베니토 무솔리니에 의한 파시스트 정권이 수립된다.

중국도 연합국임에도 산둥반도의 대한 이권을 돌려받지 못한다. 한편 미국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민족 자결주의를 제창하였으며 전쟁을 방지하며 세계 평화의 길을 모색하고자 국제연맹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그 후 국제연맹이 수립되기는 했으나 정작 미국 의회의 반대로 가입에 실패하고 고립된 길을 걸어간다. 이렇게 제1차 세계대전은 끝이 났으나 너무 엄청난 배상 책임과 승전국임에도 냉대 받은 이탈리아, 세계의 제국으로 부상하려는 일본에 의해 제2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된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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