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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혐오사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만당 합장 불갑사 주지 | 승인 2019.05.14 16:04 |
만당 합장 불갑사 주지

혐오 현상은 기본적으로 생명존중의 사상이 약화됨으로써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한 데서 기인했다고 봅니다. 나아가 현대사회의 인류가 끝없는 욕망의 충족을 위해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몰인간화 되고, 효율성과 성과만을 중시하는 무한경쟁사회의 구도에 내몰림으로써 극단적 이기주의가 팽배해져 가는 현실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생명의 참된 근본가치, 근원적 본성을 자각한다면 내가 소중하듯이 남도 존귀함을 알아서 생명의 존엄성의 토대하에 무량한 자비심이 발현되어 광대무변한 이타적 보살행이 구현되겠지만, 현실의 중생세간에서는 개인이든 단체든 사회든 국가든 한없는 욕망의 분출과 그 욕망들의 충돌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시기질투와 대립 투쟁이 끊어지질 않는 것이 이 세간입니다.

이런 세간에서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교육, 즉 인성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욕망을 절제할 줄 알고 생명존중의 정신을 체득하여 상호 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상생화합, 즉 자리이타의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갈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국가사회의 교육은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가정이 무너져 가다 보니 가정에서 교육이 제대로 안되고, 자녀를 한두명만 낳다 보니 가정내에서의 형제자매간의 양보와 배려의 사회화를 거칠 기회가 상실되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격이 굳어지게 되고, 학교에서는 성적 경쟁위주의 교육에 내몰리고, 나아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사회에 내던져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5포세대니 7포세대니 하면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분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점이 우리사회에 만연해 가고 있는 혐오현상을 더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은 혐오현상이나 차별이 인터넷 상의 익명성을 전제로 은밀히 남의 눈치 보면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일베 등이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와 혐오와 차별 현상을 주도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것이 젊은이들에게 확산되어 가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암울하고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물질만능주의와 무한경쟁사회가 만들어낸 이기적 욕망의 분출이 시기와 질투의 수준이 아니라, 이미 집단적 투쟁과 공격적 성향이 대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계층적, 세대적, 경제적, 직업적, 신분지위적, 이념적, 지역적, 문화적, 종교적, 사상적, 교육적 등등의 다양성과 그 차이, 현실상황 등을 이해하고 상호존중하지 못하면서, 막연히 상호반목하고 멸시하는 혐오와 차별현상이 지금처럼 계속 확산되어 임계점을 넘는다면 그 때 우리 국가사회는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혐오는 종교의 근본 목적을 잘못 알아서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종교는 사람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종교의 근본 목적 가치는 사람의 존귀함을 일깨우고, 사람들의 근심 걱정 불안 번뇌망상을 소멸하여 참으로 행복하고 안락하게 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로부터 지금까지 맹신주의적 종교에 빠진 사람들은 종교를 목적에 두고, 사람을 종교를 위한 수단화하다 보니, 종교의 참된 목적을 잊어버리고 종교적 차별과 증오, 혐오에 빠져 다른 종교를 공격하고 사람들을 해하는 어리석은 우를 범하여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시대는 종교간에 과도한 외적, 물질적, 선교적 확장정책이 종교간의 갈등을 부추키고 대립하는 양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현대사회의 자본주의화된 종교의 저급한 경쟁이 종교자체에 대한 혐오, 종교간의 혐오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봅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우리 사회는 이미 혐오와 차별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서 거의 임계치에 다다라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단계를 넘어서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 크나큰 혼란과 투쟁의 사회문제가 터질 것입니다. 갈등의 골이 폭력적으로 터진 뒤에 그 때 가서 잡으려고 해서는 늦습니다. 선진국들도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미연에 막기 위해서 증오범죄방지법이나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서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의 사회변화단계나 현 젊은 세대들의 성향변화에 비추어 볼 때 조만간 닥칠 문제이므로 이 시점에서 조속히 증오범죄방지법 또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불교계와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진작부터 이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증오범죄방지법 또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신교도 진정으로 이 사회와 국민들, 그리고 젊은 청년세대들을 위한다면, 작은 이익을 위해서 ‘증오범죄방지법은 빨갱이법,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허용법 이니’ 하는 등의 엉뚱한 이유 붙여서 반대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이 법률의 제정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혐오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정부 및 사회 각계각층, 그리고 모든 종교가 다같이 합심하여 순수하게 젊은세대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 발벗고 나서야 할 때입니다.

특히 국가정부는 현재의 청년들과 미래세대를 위해서 가정과 학교의 교육을 바로 세우고, 무한경쟁사회가 아닌 여유로운 사회, 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하여야 할 것이며, 청년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경제를 살려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청년들이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마음 놓고 실현시켜 갈 수 있는 사회경제적, 교육정책적 토대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며, 혹여 꿈의 실현에 실패하더라도 노후까지 보살펴 줄 수 있는 복지와 분배, 그리고 문화정책에 근거한, 신뢰할 수 있는 든든한 국가로 만들어 가야 이 혐오문제의 해소에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혐오와 차별의 확산은 어찌 보면 현실의 무력감과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과 불만의 왜곡된 표출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당 합장 불갑사 주지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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