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일 들꽃바람 농원 대표

교양 (敎養)은 개인의 인격이나 학습에 관계된 지식이나 행위이다. 이와 관련된 학문이나 예술, 수양교육, 문화적 여러 활동들을 포함하기도 한다. 보통 독립된 개인이 의당 가져야 한다고 여겨지는 여러 분야를 망라한 일정 수준의 지식이나 상식을 말한다. 오늘은 ‘배려’라는 꽃말을 지닌 굴거리나무를 소개한다.

사진에서 보여주듯이 지난해의 잎은 아래로 처지고 새잎은 위로 솟으며 자손이잘 번식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고 있어 꽃말은 ‘배려’ ‘자리를 내어줌’ ‘내사랑’ ‘나의 품에’ 등이 있다.

▲굴거리나무 숫꽃

중북부지방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나무다. 주로 남해안에서부터 섬 지방을 거쳐 제주도 한라산 1,200미터에 이르는 난대지방에서 자라는 탓이다. 늘 푸른 나무로서 키 10여 미터, 지름이 10~30센티미터까지 자랄 수 있다. 잎은 아기 손바닥만 한 넓이에 길이가 20센티미터 남짓한 긴 타원형이고 두꺼우며 가지 끝에 방사상으로 모여 달린다. 잎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이 돈다. 손가락 길이만 한 잎자루는 언제나 붉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자람 터인 남부지방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는 아니다. 알려진 자람 터로는 가장 남쪽으로 제주도 돈네코 계곡이고, 가장 북쪽으로는 전북 내장산이다. 천연기념물 91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자 이름은 우리와 중국, 일본 모두 ‘교양목(交讓木)’이다. 암수가 다른 나무로 잎이 나올 때 잎겨드랑이에서 꽃이 핀다. 암꽃은 연초록, 수꽃은 갈색으로 때로는 붉은색이 강한 적갈색을 띤다.

▲굴거리나무 암꽃

 가지 끝에 모여 달리는 잎자루는 붉은빛을 띤다. 원래 대극과(科)란 집안에 속해 있었으나, 최근 굴거리나무과란 새로운 가계를 만들어 독립했다. 좀굴거리나무와 달랑 둘이 만든 단출한 집안이지만, 나무의 여러 형태가 대극과와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집안에 넣을 수 없었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무언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흔히 굿판을 벌이는데, 이 나무는 ‘굿거리’를 할 때 잘 쓰여서 굴거리나무가 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또 만병초의 잎과 비슷하여 예부터 약재로 쓰이던 나무다. 병이 들면 약도 먹고 굿도 하였을 것이니 굿거리에 쓰인 것으로 짐작된다. 잎에서 즙액을 내어 구충제로 쓰이기도 했다.

▲굴거리나무

김훈일 들꽃바람 농원 대표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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