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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계십니까?] 순자(荀子)란 누구인가?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 승인 2019.07.09 20:43 |
이경일 회사원

순자의 본명은 순황(荀況)이며 순경(荀卿)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기원전 323년경 전국시대라 일컫는 혼란한 시기에 조(趙)나라에서 태어났다. 15세까지 고향에서만 공부를 했는데 학문이 또래아이들보다 뛰어나서 수재라고 칭찬이 자자했다.

당시 제(齊)나라 위선왕(威宣王) 때 직하(稷下)라는 학문기관을 임금 직속으로 두었는데 당대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 곳 이었다. 그 후 민왕(愍王) 때 순자도 직하에 들어가 최고의 학자들에게 배우며 함께 토론하고 학문을 닦았다.

직하에는 유가(儒家)를 비롯해 묵가(墨家) 도가(道家) 법가(法家) 명가(名家)등 전국에 유명한 학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비판하고 격려하며, 여러 가지 학문이 크게 번성하였다.

순자도 이때 법가를 공부하면서 학문의 기틀을 잡아 최고의 학자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때 직하를 보호하던 민왕이 죽자 학자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런데 더 학문을 높이고자 양왕(襄王)이 다시 학자들을 불러들여 문화부흥을 꾀하는데, 이때는 순자가 가장 연장자로서 높은 대우를 받으며 이름이 알려지면서 좨주(祭酒)를 세 번이나 지냈다.

사람이 너무 잘나가면 시기와 모함을 받는 법, 순자역시도 예외일수 없었다. 그래서 직하를 떠나 초나라에 당시 명망 있는 춘신군(春申君)을 찾아간다. 춘신군은 순자의 사람됨과 학문을 인정하며 그를 난릉 땅의 수령에 임명한다. 그러자 초나라 대부들이 순자를 우대하면 초나라가 위태롭다며 시기(猜忌)를 이기지 못한 춘신군은 순자를 파면하고 만다.

그러자 순자는 자기의 조국이었던 조나라로 간다. 조나라에서 그렇게 큰 벼슬은 하지는 못했어도 효성왕 앞에서 재상들과 군사 부리는 방법에 대하여 토론하며 조나라 군사를 강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하기도 했다. 그 후 진나라로 갔을 때 진나라의 정치제도는 훌륭하다고 칭찬 하면서도 유가사상을 숭상하지 않아 왕자의 나라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진나라를 떠나는 그의 면모를 보면 법가 사상가이지만 완전한 유가 학파임을 알 수 있다.

그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난 제자는 한비(韓非)와 이사(李斯)를 들 수 있는데 둘 다 제나라의 직하시절에 순자 밑에서 배운 당대 최고의 사상가 겸 정치가 들 이다. 순자의 대표적인 저서 《순자》에 학문을 권장한다는 <권학편> 5장에 보면 『흙이 쌓여 산이 이룩되면 바람과 비가 일게 된다. 물이 모여 못이 이루어지면 교룡과 용이 살게 되고, 선함이 쌓여 덕이 이룩되면 자연히 앞서가는 총명함을 얻게 되고, 성스러운 마음이 갖추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작은 걸음이 쌓이지 않으면 천리를 갈수 없고, 작은 흐름이 쌓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천리마도 단번에 열 걸음을 갈수 없고, 둔한 말도 열배의 시간과 힘을 쏟으면 천리마를 따를 수 있다. 공이 이룩되는 데는 중단하지 않는 데에 있다. 칼로 자르다 중단하면 썩은 나무도 자를 수 없으며, 멈추지 않고 계속 자르면 쇠나 돌도 언젠가는 잘라질 것이다.

지렁이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과 힘센 근육이나 뼈를 가지지 못했어도, 위로는 티끌과 흙을 먹고 아래로는 땅속에 물을 마시는데, 그것은 한결같은 마음을 쓰기 때문이다. 판단을 잘 하지 못하고 네거리에서 헤매는 자는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고 두 임금을 섬기는 자는 아무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두 눈은 각기 두 가지를 보지 않으므로 밝게 보고, 두 귀는 각기 두 가지를 듣지 않기 때문에 분명하게 들을 수가 있다. 등사(螣蛇)는 발이 없어도 날기 조차하나, 석서(鼫鼠 : 다섯 가지 재주를 가진 날다람쥐, 오서지기(鼯鼠之技) 고사의 주인공)는 다섯 가지 재주가 있어도 자주 곤경에 빠진다.

순자는 이렇게 학문에 대해 우리에게 꾸준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노력 해야만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 재주가 있더라도 노력이 한데로 모이지 않고 분산되면 큰 뜻을 이루지 못하지만, 설령 재주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자기가 원하는 뜻을 이룩하는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교훈이다.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쉬지 않고 노력하면 그 대가는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 순자의 사상은 객관적이면서 현실적이다. 중국에 수많은 학자들이 있지만 이렇게 현실에 가깝고도 객관적인 학자는 매우 드물다. 우리에게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한 사상가로 알려졌지만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이나 순자의 성악설이나 궁극적인 결과는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고대사상을 이해하려면 사서(四書)와함께 《순자》도 일어보면 동양 철학에 밝아질 것이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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