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41년 전 당시 가마미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가 마을 홍농면 칠곡리는 그야말로 무공해 지역이었다. 그곳 주민들이 더 이상 못살겠다며 시위에 나섰다. 돼지농장에서 나는 냄새와 파리·모기 때문에 더 이상 살 수가 없다면서 인근 돼지 농장인 태흥종축에 그만 떠나달라는 요구다. 주민들의 요구는 당연하다. 아니 지금도 그런 공해를 견디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주민들은 “40년 동안 돈사 악취로 고통 받으며 파리에 시달리고 모기에 물렸으면 됐지 더 이상 뭘 더 양보하란 말인가, 부디 월곡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니 말아 주길 바라며 만약 우리가 요구하는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밤에 창문을 열 수조차 없는 고통스러운 삶 때문에 병으로 사망한 주민들도 많다고 주장한다.

기업을 상대로 한 주민들의 배타적 주장은 자칫 집단이기주의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 그러나 시위에 나선 칠곡리 월곡마을 주민들의 “떠나라”는 요구는 오히려 너무 늦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떻게 40년 세월을 버티고 살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다. 떠나달라는 요구를 받은 돼지 농장은 삼양사가 라면과 설탕 공장을 짓겠다고 주민 동의서를 받아갔다고 한다. 어떻게 돼지농장으로 둔갑했는지 알 수 없다.

대기업이 순박한 시골 사람들 속인 결과가 됐다. 돼지 농장은 많은 민원을 야기한다. 허가 자체가 까다롭다. 요즘 같으면 태흥종축은 허가 접수조차 못할 여건이다. 돼지 2만 마리를 키울 수 있는 정도의 대규모 농장이면 당연히 오염 방제 시설도 철저히 했어야 옳다. 허가 당시에는 규정이 허술했다 해도 당국이 오·폐수나 악취, 해충 등을 최소화 하도록 조치했어야 한다. 현실은 거의 방치 수준이다.

확인 결과 농장 인근 작은 도랑에 흐르는 물은 아예 짙은 돈사에서 흘러내린 것으로 보이는 갈색이다. 물론 악취가 진동한다고 한다. 조사하나마나 농장의 오·폐수가 흘러든 것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당국이 어떤 조사나 지도·단속을 한 사실은 없다고 한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47동에 2만 마리 사육이 가능한 47동 규모다. 누가 봐도 대규모 공해 배출 가능 업소다. 지도와 감시가 소홀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영광군은 지금이라도 오·폐수와 악취, 해충으로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해당 농장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 물론 위반 사실은 사법당국 고발조치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지난 40년 간 주민들이 입은 피해 조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은 물론이다. 원인 모를 병으로 사망했다는 주민 주장에 대해서도 철저한 규명이 요구된다. 조사 결과 피해를 입은 만큼의 민·형사상 배상과 처벌에도 영광군이 앞장서주길 기대한다. 참지 못하고 나선 주민들에게 더 이상의 실망을 안겨서는 안 된다.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前 전남매일신문 기자

前 중앙일보 기자

前 무등일보 경제부장

前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前 광남일보 논설위원

前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前 남도일보 편집국장

前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前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前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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