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최근 홍콩의 ‘범죄인 인도 조례’ 반대시위가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인구 740만명 가운데 지난달 9일은 100만명이 넘는 시위대, 16일에는 또 200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거리로 몰려 나왔으니 그 규모가 정말 놀랍다 시위현장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렸고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진압 행태가 광주항쟁과 너무나 흡사해 참으로 공분을 일으켰다.

앞으로 홍콩의 시위가 잦아들지, 이어질지는 알수 없다. 중국이 반나절 동안의 입법회 청사점거를 빌미삼아 시위대를 폭도로 몰아 부치고 이들의 위법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상황이어서 외양적으로는 수그러들지 모른다. 하지만 금번 시위가 중국 중앙정부 및 중국의 통제권에 있는 홍콩 행정부에 대한 쌓이고 쌓인 불만의 폭발이라는 점에서 홍콩문제는 언제든 다시 터질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영국이 임명한 홍콩의 마지막 총독 크리스 패튼이 홍콩을 떠났을 때 환호작약했던 중국도 이제 독이든 사과를 건네받은 모양새가 됐다. 홍콩에는 중국과는 다른 ‘일국양제(1국2체제)’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광동성 사람’ 말하자면 ‘중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녔던 홍콩 시민들은 이제 본토인들과는 다른 ‘홍콩인’이라는 고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까? 이러한 정체성은 중국의 통제가 심할수록 비례하여 더욱 강화될 것이고 반발과 통제라는 악순환의 고리는 계속될 수 있다고 판단 된다.

특히 대만 내에서도 ‘탈중국’을 외치는 민진당 중심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 으로 예상된다. 대신 본토와의 화해교류 노선을 표방하는 국민당 세력의 기세는 힘을 잃을 수 있다. ‘중국에 의한 통일’에 대한 대만사람들의 잠재적 경계심이 커지면서 내년 1월 총통선거를 앞두고 민진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내년 선거에서 민진당이 승리 한다면 중국으로선 이중의 악재가 될 것이다.

따라서 홍콩시민들의 연일 대규모 시위에 대한 정서적 공감과 함께 홍콩시위가 결국 국제 정치적으로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현지에서 직접 몸으로 느껴보고 싶은 젊은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홍콩을 가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상황은 박수를 하며 환호를 해야 할지? 아니면 조용히 보고만 있어야 할지? 하여튼 두고 볼일이다.

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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